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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방 - 내가 혼자가 아닌 그 곳
언니네 사람들 지음 / 갤리온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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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을 읽는 내내 100% 책편에 서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녀들의 말이 틀렸거나 억지라서가 아니라 내가 100% 떳떳한 사람이 아니라서였다.
그녀들이 욕하는 남자들의 모습이 '남자들'만의 모습이 아니라 '내'모습일 때가 있었고 지독히도 자기애가 강한 나는 욕먹는 내가 되지 않기 위해 100% 책편에 서지 않았다.
인간은 정말, 정말이지 다양한 모습의 군상이지 않겠냐며 스스로를 정당화하면서...
그럼에도 이 책이 즐거운 건 내 길을 알려주기때문이다. 내 마음을, 내 부조리를 어떤 방법이든 깨닫게 해주며 그리하여 스스로 악한 이가 아니라 선한 이가 될 길을 모색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여기서의 악함과 선함은 일반에서 말하는 그것의 개념과는 조금 다른 개념을 가진다.)
내 목소리를 묵인한 바로살기의 강요가 아니라 나 스스로 바로살기를 찾아갈 수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내 삶에 있어 이런 책들은 등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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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리본
전경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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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가슴에 비가 내린다.
그 비가 모든 것을 쓸어내렸으면... 하고 나지막히 속삭여본다.
전경린작가처럼 이제 그만 자아와의 화해를 통해 친숙함을 형성해야지 않겠느냐고...

어쩌면 발가벗은 느낌이 들런지도 모른다. 발표하게 되리라 생각지 못했다는 작가의 말을 순수하게 곧이곧대로 이해한다면 이 조각조각의 말알들 수수함에도 불구하고 영롱하고 찬란한 빛으로 눈이 부신 말알들에 나는 탐닉하지만, '탐닉'이란 놈의 성질이 본래 부정의 의미를 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듯이 작가는 발가벗은 채 거리에 던져질 지도 모를 위험을 감내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처참하거나 비참하지 않고 그저 아련한 아픔으로 가만히 끌어안았을런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도 흔히 그렇게 묻겠지만, 난 어쩌자고 그렇게도 깊은 수렁 속에서 태어났는지......

 

작가의 입이 오물거리듯 달싹이는 이 말알은 아프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살아갈 힘이며 삶의 기운이며 삶의 행복인 듯 하다. 흔히 그렇겠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이 모든 수렁이, 이 깊은 수렁이 결국엔 나를 살아가게 만들고 그 수렁안에 비추이는 빛을 감사히 여기게 만드는 게 아닐까.

 

그리하여 이 책은 쉬 읽어넘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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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minist journal if 2006.봄 - FINAL 완간호
이프 편집부 지음 / 이프(if)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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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minist joural [if]가 완간호를 내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0여년의 행보를 마무리했다.

97년 갓 대학을 입학한 새내기는 억눌렸던 끼(?)를 발산할 무언가를 혈안이 되어 찾았고 그런 내게 다가온 '여성'은 '광고'.'여행','시사'를 물리치고 확실한 끌림을 주었다. 새 세상을 만난 것만 같고 더 이상 우울해 할 필요도 자괴감에 빠질 필요도 없었다. 그것이 그땐 해방이었고 기쁨이었다. 같은 해 창간된 [if]는 아마 그 새내기가 느꼈을 기쁨과 새 세상에 대한 희망만큼 부풀었을테였고 새내기와 [if]의 만남은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완간호 어느 필자의 말처럼 "이프를 들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극렬 페미니스트' 취급을 받거나 '페미니즘 전도사'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이프를 들고 다닐 정도의 사람이라면 여성 관련 이슈에 관해 무엇이라도 알고 있겠지 하는 시선 때문에 바짝 긴장해서 더 열심히 페미니즘 관련 서적들을 뒤적였던 기억"이 새록하다. 사실, 관련서적을 뒤적였기보다 테러를 일삼고 다녔지만.... 그땐 그렇게 20년의 나를 뒤엎는 과정으로 충분히 치열했다. 그래서 많이 아프기도 하고 타인을 아프게도 했지만 그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 실수투성이의 그때 나를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어 줄 수 있게 된다.

위 권혁란님 글대로 다사다난했던 시간들을 지나 도착한 지금 나 역시 약간의 괴물 같은 인간이 된 것만 같다. 그러나 또 역시 '고마웠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괴물이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또 역시 그저 내 마음은 많이 고맙다고 민망한 고백을 한다. '고마웠다.' 그리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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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앗 - AJ공동기획신서 2
김서영 지음, 아줌마닷컴 / 지상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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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열받을 것도 화낼 것도 없다. 다만, 남자의 무지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용감함에 안타까울 뿐이다.

육십의 절반도 이제 겨우 살아온 내가 '육십의 허허로운 언덕'에 서 있는 작가의 '살아온 모든 날들은 누구의 탓도 아닌 자신의 탓'이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면 너무 빨리 늙어버린 걸까...

담백하게도 절절히 슬프고 아플 수 있는 글도 쓸 수 있구나. 간결하게도 인생을 말할 수 있는 글도 쓸 수 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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