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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사는 법 - 전 세계 인생 고수들에게 배운다 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사는 법 1
막시무스 지음 / 갤리온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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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외운 영단어나 잘 외운 한자도 안 쓰고 안 읽으면 어느 순간 기억이 나지 않게 되어버린다. 심지어 우리말조차도 자주 쓰지 않던 단어들은 까먹어버려 종종 단어찾기에 몰두하느라 말이 끊기는 수도 있다.
 
[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사는 법]은 지구에서 인간으로 살고 있는 내가 잘 쓰지 않아 잊어버린 방법들을 일깨워주었다. 이미 그 방법들에 대해선 숱하게 배우고 외웠으나 세상살이에 치여 쓰지 않아 잊어버린 마음들, 그런 마음들이 이 책을 읽는 순간 '저 여기 있어요'하며 다시 반갑게 손을 흔든다.
 
그래서 나는 오늘 내 핸드백에 늘상 들어있던 [레바논 감정]을 빼고 이 책을 넣어두기로 한다.
 
부당한 비난에 웃으며 대처하는 법
인간을 사랑하는 법
최선의 선택을 하는 법
거절에 좌절하지 않기 위한 훈련법
감옥에 가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인정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남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불안을 잠재우는 기막힌 방법
죽는 날까지 장담하면 안 되는 것
집요한 인생의 시련을 담담하게 넘기는 법
국회의원들에게 보수를 줘야 하는 이유
결혼을 유지하는 최고의 비결
따위의 제목아래 1~2페이지로 간결하게 정리된 위인들의 이야기와 그에 상응하는 교훈(?)들이 가볍게 읽기에 적절하다.
 
남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왕이 위독한 병에 걸렸습니다.
그러나 어떤 의사도 감히
왕의 병을 고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괜히 나섰다가 병을 고치지 못하면
해를 당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 때 한 의사가 왕의 병을 고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 의사가 왕에게 바칠 약을 만드는 사이
왕은 의사의 적들로부터 그를 모함하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 의사가 적에게 매수되어
왕을 죽이려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마침내 의사가 약을 다 만들어 왕에게 바치자,
왕은 자신이 받은 편지를 내밀었습니다.
그러고는 의사가 그 편지를 읽는 동안
아무 의심없이 의사가 만든 약을 모두 마셨습니다.
편지를 다 읽고 겁에 질려 있는 의사에게
왕은 말했습니다.
"나는 자네를 믿소."
얼마 뒤 왕은 건강을 완전히 회복했습니다.
 
선인들은 의심하기보다는 차라리 속으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속지 않기 위해 뭐든지 의심하며 살아갑니다.
한두 번 속지 않으려고
늘 의심하는 불행한 삶을 택하는 거지요.
그러나 자기 목숨을 걸고 남을 믿었던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Alexander the Great)
같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당신은 주변 사람들을 진심으로 믿고 있습니까?
 
너무 많이 믿으면
남에게 속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믿지 않는다면
날마다 고뇌 속에서 살게 될 것이다.
(p.26~p.27)
 
이런 식이다.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은
듣고 싶지 않은 진실을 말해 줄 친구가 없는 사람이다.
(p.39)
 
마지막에 정리된 문장 하나만으로도 사실 얻을 수 있는 것은 많다. 그러나 그 위에 덧붙여진 이야기들을 읽노라면 그 마지막 문장이 더욱 진실되게 다가온다. 그러므로 이 책은 명언집보다 우위에 있다.
 


 

단, 아쉬움이 있다면 '성공한 이들의 말은 언제나 옳다'는 것이다.

 

한 가지 성공밖에 없다

-자신의 인생을 자기 식대로 사는 것.

 

There is only success-

to be able to spend your life in your own way.

-Christopher Darlington Morley(몰리 : 미국의 작가)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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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인간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3
손창섭 지음 / 민음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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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문학대계 30 손창섭 | 동아출판사 | 초판발행 1995.5.20
 
中 [잉여인간] p.329-p.372
 
자본의 영역에서 길러진 나는 자본을 창출하지 못하는 내가 잉여인간은 아닌가 자괴감에 빠지다.
그러나 극비는 비자본의 영역에서 내가 필요인간이라 들려주다.
그래도 자본의 영역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내게 극비는 "계약서 쓸까?" 농반진반 던지다.
그 파장으로 일렁이는 생각의 물결을 달래듯 [잉여인간]의 한 부분
 
"「장 크리스토프」라는 롤랑의 소설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우. '사람이란 행복하기 위해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의 정해진 길을 가기 위해서 살고 있는 것이다.' 여보, 나를 위해서 진심으로 울어 줄 아내가 있는 이상 나는 결코 꺾이지 않을 테요. 그러니까 날 위해 과히 걱정 말구 어서 울음을 그쳐요. 자 어서, 이게 뭐야 언내처럼." (p.358)
 
[잉여인간]을 읽으며 오히려 세상에 '잉여인간'은 없음을 이해하게 되다.
부인이 죽어가는 줄도 모르는 비분강개파 채익준이나 하릴없이 만기치과의원에 앉아 졸기나 하는 실의의 인간 천봉우나... 사회에게는 '잉여인간'으로 던져졌을지라도 삶에게는 모두가 '필요인간'
 
그러나 그럼에도 여전히 풀지못한 숙제 하나 '여성의 경제적 독립'
나는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다.
 
극비가 말하길
"사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의 사고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책을 읽는다."
틀 안에 갇혀 허우적대는 나를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보아온 이의 한마디,
내 틀에 작은 구멍이라도 내어 가느다란 빛이나마 들어오기를...

내가 본 이 책에 오타 하나 

p.372 잉여인간이 끝난 자리에

(『낙서족』, 일신사, 1959)

당혹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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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모르는 내 성격 - 성격장애, 어떻게 함께 지내고, 어떻게 극복하나
오카다 타카시 지음, 유인경 옮김 / 모멘토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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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번쩍!

 

어제 샀다.

오늘 다 읽었다.

마음같아선 책을 통째 옮겨놓고 싶다.

 

책 뒤에 부록으로 실린 <성격 자기진단 질문지>로 내 경향을 알아보니,

내가 나를 진단하기론 경계성 성격장애(사랑을 갈구하는 사람들)이고

극비가 나를 진단하기론 히스테리성 성격장애(주인공이 되고 싶은 사람들) 란다. ㅋㅋ

어쨋거나 둘 다 '스스로를 지켜라'(핵심만 말하자면)가 극복요령이다.

 

물귀신 심보인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아는 몇몇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데.. 생각했다. 실제로 한명에겐 선물로 보내기도 했고...

 

어이, 이봐 거기, 당신! 이 책 읽어보지 그래? ^^

 

내가 성격장애에 끌린 이유 중 하나가 장애를 지닌 사람이 짊어진 과중한 무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떨쳐내고 살아가는 모습에서 인간의 멋진 강인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불우한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이 자신의 상처와 고통을 통해서 얻은 강인함과 상냥함으로 틀림없이 재기하리라고 믿고 싶다.

슬픈 일이 있을 때면 어떤 환자가 내게 하였던 말이 떠오르곤 한다.

"선생님, 넘어져도 괜찮아요. 다시 한 번 일어나면 되니까요."

내가 지켜 주고 있다고 여겼던 사람이 나를 지켜 주었다.

 

오카다 타카시

 

'내가 나를 책임져야 한다'는 게 요즘 내 주제인데

이 정도면 내가 나를 그나마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아 다행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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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길을 묻거든
최병준 지음 / 경향신문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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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자만 10년동안 했다는 최병준씨. 그니가 그 10년동안 매주 2~3일씩 밟고 다닌 산과 들과 바다, 강 뿐 아니라 그 산하에 걸친 안개와 해오름 달마중까지....
 
책은 한권의 사진첩이기도 하다. 사진만을 위한 책은 아니기에 종이의 질감이 사진을 표현하기에 다소 미흡하다 하더라도....  10,000원이란 가격에 비한다면 멋진 사진들을 볼 수 있는 (그래서 읽기보다 보는 책이란 말이 더 어울릴 법한) '바람이 길을 묻거든'
 
일상이 지루한 어느 날 훌쩍 떠나고 싶으나 떠날 수 없을 때 그저 들여다봄으로도 여행을 떠난 듯 느낄 수 있을지도... 그러다 확연히 나를 잡아끄는 환상같은 곳을 맞딱드리면 마음 속에 고이 접어두었다 어느 날 정말 훌쩍 떠나도 좋을 법한...
 
이미 알려진 곳도 기자다운 사진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어지게 하고 미처 알지 못했던 곳도, 어쩌면 무심히 지나쳤을 곳도 기자다운 시각으로 재구성해 놓은 맛에 다시금 들여다보고파진다.
 
비단, 여행이 아니라 하더라도,
표지 사진부터 고즈넉하니 멋지지 않은가? 저런 들길을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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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집을 찾아서 한젬마의 한반도 미술 창고 뒤지기 2
한젬마 지음 / 샘터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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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그릴 재주는 없으나 보는 것은 좋아하는 나는 협소한 내 머리 속과 내 안목이 언제나 불평이다. 그리하여 어디 도움될만한 책이 없나 늘 두리번 거리게 되는 데 또 하나의 미술관련서적이 눈에 띄었다. '한젬마의 한반도 미술창고 뒤지기' <화가의 집을 찾아서>와 <그 산을 넘고 싶다>라는 두 권의 책으로 구성된 이 서적은 '한젬마'라는 독특한 이름과 전면에 배치된 그녀의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헤어스타일이 상품적 가치를 배가시키고 있는 듯 하다. 
 
편안하게 쓰여진 책임에도 불구하고 무더운 날씨와 편치 않은 내 심기 탓인지 사놓고 며칠을 그냥 보내다 이번 가족휴가에 콘도를 따라가 파도소리, 사람소리, 음악소리에 살랑살랑 바람까지 불어주니 쑥쑥 잘도 읽힌다. 흡사 미술전시회를 구경온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할 정도로...
 
 나를 에워싼 많은 것들을 털어 낸 그림, 내 안에 있는 가장 본질적인 것, 우리에게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것을 성찰하게 하는 그림, 그게 바로 이 작품을 감상하는 묘미다. 어쩌면 바로 그 때문에 술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장욱진은 어느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취한다는 것, 그것은 의식의 마비를 위한 도피가 아니라 모든 것을 근본에서 사랑한다는 것이다." 못난 것, 미운 것, 서글픈 것, 아픈 것 다 떨쳐 내고 세상을 사랑하기 위해선 눈에 보이는 군더더기를 넘어서는 초월적 지혜가 필요하다. 마음의 자유로움이 필요하다. 술이야말로 그런 역할을 해주는 촉매제이다. 그래서는 나는 술을 좋아한다. 누구 내게 술 한잔 권해 주실 분? (p.69)
 
비단 술이 아니라 하더라도 세상을 사랑하기 위해선 눈에 보이는 군더더기를 넘어서는 초월적 지혜가 필요한 건 사실인 듯 하다. 이번 휴가에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을 보며 난 혼자 평가하고 맘 상해하고 불편해 했다. TV를 보면서 늘상 출연자를 평가해대는 동생도 그렇고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나에게는 걱정으로 포장된 입으로만 계속된 간섭을 해대는 삼촌도 그렇고 "너나 잘하세요"싶었다. 이 책에서도 작가 한명의 소개마다 연관된 한젬마 본인의 작품을 내어놓은 것도 혹 자기 작품을 홍보하는 건 아닌가 베베꼬인 내 심성이 고개를 들이밀기도 하고...
 
결국 이 모든 것이 투사(投射)였을 터... 시비쟁이 기질 다분한 나였으니 동생의 시비쟁이 짓이 불편했고 극비에게 늘 입으로만 걱정을 늘어놓는 나였으니 삼촌의 간섭이 불편했고 남 잘되는 꼴은 못 보는 심사가 내게도 있었던 모양이다. 언제쯤이면 눈에 보이는 군더더기를 넘어서는 초월적 지혜로 세상을 충분히 사랑 수 있게 될까...
 
미술은 그림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문학과 마찬가지로 삶을 성찰하게도 해준다. 결국 모든 문화 예술은 사람에게서 시작되어 삶으로 이어지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 같다.
 
각 도별로 화가나 미술관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기에 이 책을 지침삼아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P.157에 있는 이쾌대의 <군상 4> 그림을 보던 7살짜리 조카애(男)가 말하길 "남자들이 여자 다 죽이는거야?" 당황한 나는 "아니야. 힘들어하는 걸 부축해주고 같이 싸우기 위해 힘내는 거야."라고 했다. 문득, 아이의 눈이 옳은 걸까? 내 눈이 옳은 걸까? 헷갈렸다. 내 대답이 제대로 된 건지도 자신이 없고... 그러나 뭐, 정답이란 없는 거니까. 다만 정말 남자들이 여자 다 죽이는 게 아니라 서로 위로해주고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한 희망이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아이의 눈에도 그렇게 보이는 날이 왔으면 하고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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