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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그림책 - 그림책을 선택하는 바른 지혜 ㅣ 행복한 육아 15
마쯔이 다다시 / 샘터사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책 읽는 즐거움에 빠지기 시작한건 스물이 넘어서였다.
그 후에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단편적이고, 협소한 읽기였다.
물론 지금도 그 수준에서 많이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성과라면 지금은 책 읽기를 뺀 내 생활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책을 왜 읽을까?
나는 왜 아이에게 책을 읽히려고 하는 걸까?
백일도 안 된 누워있는 녀석 눈앞에 책을 들이밀어야 했던 내 진심은 무엇이었을까?
최근에는 아기 때부터 그림책을 사주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출판량이 많아졌고, 글자를 배우는 연령이 어려졌고, 그에 따라 그림책을 읽어주는 대상 연령도 차츰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기를 위한 그림책으로 무엇이 적당한가요?’라고 서점에서 질문하는 부모들이 많이 생겼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듣고 나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똑똑하게 키우려고 아기 때부터 그림책을 사서 읽어주려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어느 틈엔가 물건에 의한 환경을 만들어가는 물질주의 방향으로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고 있는 게 아닌가 해서요.
아기의 지능과 마음을 성장시키는 것은, 팔다리를 움직이고 말을 하는 아기의 행동이지 그림책이라는 물건이 아닙니다. 물건을 제공하면 아이가 금방 똑똑해질 것 같아 안심하고 물건을 제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아 어쩐지 불안해지는 것은, 현대인이 빠지기 쉬운 공통의 심리상태인지 모릅니다. 확실히 물질은 부의 상징이지만 과연 그 물질들이 아이의 마음까지 풍성하게 해줄까요.
136~137쪽.
이 부분을 읽다가 뜨끔했다.
이런 마음이 내게도 있었음을 깨달았다.
다행스럽게도 이제는 이런 마음이 없다.
책 읽기는 아이가 즐거움을 느낄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하기로 했다.
내가 그러하듯이....
좋아하는 책을 만나면 찌릿찌릿 전기가 통한다.
야릇한 기쁨과 흥분이 범벅이 돼서 내 마음이 붕 떠오른다.
이 마음이면 되지 않겠는가?
내 아이에게 책이란 이런 마음을, 이런 느낌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친구이면 되지 않겠는가?
책 읽기를 통해 무언가 얻으려고 했던, 혹은 주고자 했던 무엇인가를 내려놓고
단지 즐거움을 위한 책읽기만을 남겨두어야겠다.
‘어린이와 독서’ 문제는 긴 안목으로 보십시오. 독서는 당장의 학교 성적과는 관계가 없더라도, 그 어린이가 한평생 살아갈 인생 성적표에는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133쪽.
‘그림책을 선택하는 바른 지혜’라는 부제가 달려있는데,
그림책뿐만 아니라 책 읽기에 대한 기본적인 지혜를 알려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