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말센스 - 돈과 사람을 끌어당기는
김주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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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밸리댄스만 20년 경력인 것 아시나요?
 제가 밸리댄스만 20년 경력인 것 아시지요?

 

이 두 문장의 차이는 단 한 글자. 이 미묘한 표현의 다름이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상대로 하여금 ‘내가 왜?’라고 반문하고 나에게 저항하거나 떨어져 나가게 만드는 표현을 쓸 건지, 반대로 상대가 암묵적으로 나에게 동조하고 같은 편에 서게 하는 표현을 쓸 건지 순전히 선택은 내 몫이다.

 

 ‘말 한 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속담은 현재도 살아있다. 허울 좋은 말로 꾸미거나 사기에 가까운 말로 상대를 기망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마음에 가 닿는’ 진정성 있는 말로 빚이 갚아진다. 나의 특장점, 나의 진실된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만 한다면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실제로 이런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 김주하 저자는 이런 삶을 가능하게 한 그녀만의 ‘말센스’를 주제로 책을 냈다. [부자의 말센스]는 제목과 부제들에서 목적을 분명히 밝힌다. ‘부자’, ‘가성비’, ‘매출’, ‘돈’. [부자의 말센스]는 돈을 벌게 해주는 말센스에 대한 책이라는 거다. 그런데 자칫 오해를 살 수는 있다. [부자의 말센스]는 돈을 벌게 하는 말센스이니 돈만 벌게 하는 말센스가 아니라는 점. 우리가 적당히 숨쉬고 적당히 걱정 없이 살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돈은 필수다. 그러나 돈만 벌겠다고 달려가다 생각지도 못한 ‘불행’과 ‘고독’과 ‘외로움’과 ‘고립’의 함정에 빠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래서 [부자의 말센스]와 저자 김주하는 행복한 부자들의 비결에 대해 이야기한다. ‘돈과 사람을 다 얻는 방법’에 대하여.

 

 [부자의 말센스]는 참 신기한 책이다. 책을 읽다보면 돈과 사람이 가까이 다가와 붙는 비결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을 향한 선한 관찰’을 간직하고 있다. 상대로 하여금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먼저 상대를 아주 예리하고 세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김주하 저자는 어린 나이부터 가계를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서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어린 나이에 돈을 벌어야 했던 그녀는 자연히 고객들을 치열하게 관찰하고 성의를 다하는 비결을 체득했다. 그녀가 몸으로 익힌 깨달음들은 그녀의 말센스에 고스란히 담겼다.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지 않으면서 생각을 바꿔나가게 하고, 모두에게 이로운 방법으로 나 자신을 각인시키는 등 김주하 저자의 비결은 아주 온건하고, 부드럽고 강렬하다.

 

 ‘주하효과’라는 말이 있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사업 난관이나 어떤 전략을 써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예비 창업자 등이 김주하 저자의 컨설팅을 받은 후에 놀라운 매출 상승이나 성공적인 창업을 경험하게 된다. 이게 주하효과다. [부자의 말센스]를 읽기 전에는 반신반의했는데 읽고 나서는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주하효과, 그럴만 하겠구나. 영업을 하거나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 개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1독을 권하는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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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
박소연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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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의 언어와 일상의 언어, 다들 구분되시는지? 일의 언어와 일상의 언어가 잘 구분되지 않을 때에는 이렇게 생각하면 쉽다. 회사에서 쓰는 말과 집에서 쓰는 말. 내가 하는 말의 표현이 지금 지인이나 혈육에게 적합한지 사무실에서 쓰기에 적합한지를 생각해보면 대략 구분이 된다. 이 두 가지 말은 표현과 목적이 다르다. 안타깝게도 이 두 가지 말의 차이, 다른 쓰임, 전략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친구와의 티타임에서나 통할 것 같은 농담을 회의 시간에 한다든가 부모님한테나 먹히는 변명을 직장에서 한다든가. 뿐만 아니라 무엇이 ‘일의 언어’인가를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 말끝에 ‘다나까’만 붙이면 군대식 언어라기에 ‘밥 먹었느냐?’는 선임의 질문에 ‘맛있게 먹었다’라고 대답한다는 농담의 현실판이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를 쓴 박소연 저자는 ‘일의 언어’가 우리의 삶에 어떤 능력을 발휘하는지를 이야기하며 책을 시작한다. 일터에서 나는 ‘파란 공’을 이야기했는데 내 말을 들은 상대가 빨간 공을 던진다면, 이런 경우가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면 덮어놓고 상대를 탓할 일은 아니다. 내가 사용하는 ‘일의 언어’에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니까. 뿐만 아니라 일터에서 쓴다고 일의 언어가 아니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그 목적에 적합하게 표현했을 때야말로 일의 언어라고 부를 수 있다. 단순하고 정확한 소통과 상대방 설득이라는 목적을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일의 언어는 효율성의 언어다. 그런데 이 ‘효율성’을 높이려면 표현의 기준이 ‘나’에서 ‘상대방’으로 옮겨가야 한다.

 

 ‘설득을 잘하려면 상대의 입장에서 말해보라‘고 조언하는 자기 계발서가 적지 않은데,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는 이론이 아니라 실전을 담았다. 우리가 회사나 일터에서 만나는 ’상대의 입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를 케이스별로 설명하고 그 대응법까지 정리했다. 책의 내용은 오로지 실무에서 건져낸 활어 상태의 일의 언어 그 자체다.
 
 이 책은 단순히 언어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서 그치지 않고 일터에서 보다 스마트하게 일하는 법까지도 가이드한다. 쉽게 말하면 ‘내 밥그릇 내가 챙기는 법‘ 말이다. 요즘 조직의 상황을 무시하고 동료들에 대한 매너 없이 자기 좋을 대로 하는 얌체짓을 ’내 밥그릇 내가 챙긴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일하면 밥그릇을 챙기기는커녕 스펙 망가지기 십상이다. 일터는 조직이다. 조직이란 구성원 간에 합이 맞을 때 최고의 실적을 내게 된다. 내 밥그릇에 내 밥만 담겠다는 심보가 아닌, 조직 전체를 조망하는 시야가 알찬 밥그릇을 확보하게 해준다. 이 시야는 결국 센스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발견하는 센스, 그 의미를 상관과 거래처 등에 제대로 전달해서 어필하는 센스 등등.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는 대체 이 센스가 뭔지를 가르쳐주니 이걸 탑재하고 싶은 분은 정독을 권한다.

 

 일 잘하는 법에 대한 책은 많다. 일터에서 이럴 땐 이렇게, 저럴 땐 저렇게 해보라고 가이드하는 책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일을 세련되고 효율적으로 잘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기술이란 내가 익히기까지 노력이 필요하다. 일도 기술이다. 저자가 그동안 많이 경험하고 때로 혼나면서 체득한 경험이, 그것도 아주 양질의 경험이 이 책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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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 - 우리를 교묘하게 조종하는 경제학에 관한 진실
조너선 앨드리드 지음, 강주헌 옮김, 우석훈 해제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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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다도 이런 사이다가 없다. 이렇게 속 시원한 경제학 서적을 읽게 될 줄이야! 경제 뉴스를 잘 이해하게 해준다거나 경제학 자체를 가르쳐주겠다는 서적은 많았지만 경제와 경제학 그리고 경제학자들이 걸어온 길을 대놓고 까는 이런 책은 처음이다.

 

 서점가에도 그렇고 내가 자주 가는 포털 게시판이나 인터넷 카페에 올라오는 글이나 인친들이 올리는 내용을 보면 ‘주식, 부동산, 투자’ 따위의 키워드가 들어가는 것들이 많아졌다. 정말 부쩍 많아졌다. 코로나19이후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와 험난한 경제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큰 폭으로 높아졌기 때문인지 다들 경제 사정을 제대로 알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주식 부스러기도 모르시고 관심도 없던 우리 아버지마저 주식 좀 한다는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시며 주식 시장을 기웃기웃 거리실 정도니.... (그러나 내가 철벽 방어 중. 주식 하시려거든 차라리 그 돈 나를 달라며...)

 

 자본주의 자체가 왜곡되어 있다고 느껴온 지 수년인 나는 실은 돈 버는 데에는 큰 애착도 관심도 없다. 그냥 올해 적당히 끼니 챙겨먹고 입을 것, 바를 것, 신을 것 구색만 맞췄어도 잘했다고 살아오기를 수십 년째라. 돈 버는 데에 재능이 없어서 일찌감치 마음을 비웠다. 내가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서 더욱 이런 책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일테다. [경제학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는 지금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시장경제 이론들이 언제 누구에 의해서 어떤 영향을 받아 태어나고 변형되어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쓴 책이다. 경제학사 정도로 여겨지기 쉬운 책이지만 저자가 시장경제 이론들(그리고 그 이론을 발표한 경제학자들)의 맹점과 허점을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역사책을 탈피한다.

 

 경제학은 있으나 경제는 없다.
 경제학자들은 현실이 이론과 다르면 이론을 조정하는 게 아니라 현실을 왜곡한다.
 결국 사람들의 심리(인간은 효율울 추구한다든가 하는 뭐 경제학 이론들이 전제하는 그런 것들)가 경제학 내지는 경제를 만들어온 게 아니라 정치와 학자들의 콜라보 속에서 우리는 오늘의 시장경제 관념으로 세뇌되기에 이르렀다.

 

 시장경제가 전적으로 틀렸다, 나쁘다, 뭐 이런 일방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경제학 관념으로 생각해서는 안 되는 많은 것들이 나쁜 경제학 관념에 물들어버렸다. 예를 들면 법, 인권, 도덕, 기후변화 같은 것들. [경제학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는 이 점을 통렬히 꼬집는다. 우리의 보편적인 관념 속에 나쁜 경제학으로 인해 정도를 벗어난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꼬집고, 효율이니 이득이니 경제니 하는 숫자 놀음으로 가치를 판단해선 안 되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런 것들을 잊은 채로 멍청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현실을 꼬집는다.

 

 인간은 욕망을 추구하는 존재가 맞지만 욕심에만 매몰된 존재는 아니다.
 인간은 합리성을 추구하는 존재가 맞지만 합리성만이 인간이 추구하는 전부는 아니다.
 [경제학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는 경제학자가 쓴 경제학 오류에 대한 책으로 경제학에서 주장하는 ‘합리적 인간‘과 ’부의 극대화‘가 우리를 어떻게 망가뜨렸는지를 보여준다. 다른 말은 모두 사족이고, 그냥 이 책은 정말 읽어볼만한 책이다. 경제학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의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 이제까지 잘못 걸어온 것들이 어디가 왜 잘못되었는지를 바로보고 더 이상 나쁜 경제학에 휘둘리지 않는 좋은 경제학의 세상으로 가기 위하여. 무엇보다 조안 로빈슨 여사의 아래의 말처럼 되기 위하여.

 

경제학을 공부하는 목적은 경제에 대한 질문에 일련의 준비된 답변을 얻는 것이 아니라 경제학자들에게 속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
책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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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액션 - 기회를 성공으로 이끄는 행동력 훈련 37
하재준 지음 / 라온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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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다보면 운이 좋은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뭘 해도 일이 참 잘 풀리는 사람들이 있다. 잠시잠깐 불운이나 악운을 겪기도 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런 일들이 도리어 새옹지마로 작용하는 행운 역시 그런 사람들의 몫이다. 이런 사람들이 옆에 있으면 아무래도 그들이 알게 모르게 겪는 어려움이나 애로사항보다는 그들이 누리는 좋은 운세만 주목해서 보게 된다. 그들이 남들 안 보이게 쏟아 붓는 노력은 주변사람들에게는 아웃오브안중....

 

 아마 이 책 [미라클액션]의 저자도 주변 사람들에게 억세게 운 좋은 사람으로 보일 수 있겠다. 스스로 영업을 참 잘한다는 자신감의 소유자이며 여러 법인체를 운영하고 있는 성공한 사업가인 그를 두고 운이 나쁘다고 할 사람이 누가 있으랴. 심지어 그는 금수저, 은수저도 아니고 부모님 찬스가 준비된 사람도 아니었다. ‘젊은 나이에 이 정도로 성공했으면 진짜 행운아잖아’라고, 그의 성공의 몫을 그에게 다가온 행운에게만 돌리기 쉽지만 그건 안될 말이다. [미라클액션]은 운동선수의 길을 가려던 저자가 부상을 겪은 후 급하게 진로를 바꾸고, 바꾼 인생의 행로에서 예상치 못한 많은 고비를 만나며 그것을 뛰어넘어온 과정을 담은 책이다.

 

 

 

 서른 중후반에 암선고를 받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십여년 전에는 인생이 바뀔 정도의 커다란 부상도 당했던 나에게 이런 시련이 또 왔다면? 나는 참 지지리도 운이 없구나. 이런 생각이 들만도 한데 역시 사람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사람이 절대 이기지 못할 건 절대 없다. ‘절대는 절대 없다’는 말을 이 책에 쓴 저자는 자기의 인생으로 생각과 행동이 얼마나 강력한 원동력이 되는지를 증명한다.

 

 

 

 [미라클액션]은 자기계발서다. 저자는 민첩한 실행과 과감한 결단으로 만만치 않은 생을 종횡무진해왔다. 행동이 없으면 내일도 없다. 그의 이러한 신조는 그의 삶에서 드러난다. 그러나 이 신조에는 분명한 바탕이 있어야 한다. 치밀한 분석과 통찰이다. 저자는 [미라클액션]에서 자신의 인생 과정을 따라 그가 체험했던 어려움들을 어떻게 극복해왔는지를 설명하는데, 이때 위기를 기회로 이어지게 만든 원동력은 모두 분석과 결단, 실행에서 왔다.

 [미라클액션]은 기왕이면 자영업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상권을 분석하고 경쟁자에 대응하고 영업에 나서야 하는 분들이 이 책을 본다면 꽤 괜찮은 노하우를 읽게 될 듯하다. 운이 억세게 좋은 주변인을 부러워만 하는 입장이었다면 저자의 노하우를 따라 이제는 운이 나에게 다가와 붙는 인생으로 바뀐다면 더욱 좋겠다.

 

 

 운은 우리의 믿음에서도 오지만 우리의 생활 패턴 속에서도 온다. 사람은 남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기 자신을 속일 수는 없다. 삶에 충실한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서는 스스로가 가장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운은 삶에 충실한 사람에게 오게끔 설계되어 있다.
 자기계발서에는 자기 자신을 속이지 말라는 말이 공통적으로 나온다. 이 말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는 말과 동의어이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과 동의어이며, 사람에게 정도에 어긋난 거짓된 행동을 하지 말라는 말과도 동의어이다.
 내가 내 삶에 충실하지 않으면 절대 운이 붙지 않는다.
 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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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 -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극적인 초기 교류사
리처드 플레처 지음, 박흥식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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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세기, 무함마드가 계시를 받으면서 이슬람교가 시작된 이래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는 중세의 질서를 나눠가진 사이였다. [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은 정신적, 문화적으로 커다란 주류가 되어 유럽 문명과 역사를 구성한 두 종교의 관계와 서사를 설명하는 책이다.

 [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의 부재는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극적인 초기 교류사’다. 이 책은 이 부제를 명명백백하게 따른다.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이 거의 교류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두 종교가 너무 다르고 무엇보다 십자가 전쟁이라는 악독한 전쟁사가 끼어 있기 때문에. 그러나 7세기부터 17세기까지, 두 종교와 이 두 종교에 편입된 유럽과 중동의 세계는 저러한 생각보다 잦은 교류와 친밀한 영향을 주고 받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막연히 파워 밸런스 정도로만 두 종교의 역사적 관계를 해석하고 있었던 나는 무척이나 흥미롭게 이 책 [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을 읽었다. 신앙적 측면이 아니라 오로지 문화적 측면으로 종교사를 바라보고 해석한 저자의 견해가 무엇보다 흥미로웠다. 두 개의 종교 중 어느 한 종교를 가지고 있는 입장, 저 두 개의 종교는 아니지만 종교를 가지고 있는 입장, 종교가 없는 입장. 어떤 입장의 독자가 읽어도 이 책을 저자의 견해와 관점 덕분에 부담없고 흥미로우리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재미있는 부분은 꾸란과 성서, 두 종교 경전의 특징과 그 내용을 근거로 두 종교가 서로를 바라보고 인식하는 관점을 정리한 부분이다. 아주 명쾌하게 두 종교의 입장이 드러난다.

 

 

동시대 그리스도인 작가인 히에론무스는 386년에서 420년 사이 베들레헴에 장기간 거주했기에 아랍인들과 가까운 이웃이었지만 암미아누스의 견해에 동의했다. 당시 그리스도교 권위자들은 이 독특한 민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 모든 내용은 [성서]에서 이스마엘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과 같았다. 창세기 16장에는 그의 출생과 운명을 서술하고 있다. 이스마엘은 “들나귀 즉 난폭한 자가 될 것이다. 그는 모든 사람과 싸울 것이고 모든 사람 또한 그와 싸울 것이다. 그는 자기의 모든 친족과 대결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26-27쪽
 
600년경의 그리스도교 신앙은 비잔티움 제국이 질서 및 권위와 긴밀하게 결속되어 있었다. 이슬람은 아랍인들에게 그들의 언어로 기록된 경전을 근거로 본토에 성지를 두고 그들의 방식으로 예배하고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고유한 일신교를 제시했다.
 [꾸란]은 무슬림들에게 아흘 알 키타브, 즉 성서의 백성인 유대인들과 그리스도인들을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 (꾸란 29장 46절)
45쪽

 

 

 저자가 서문에 쓴대로 유대교와의 관계까지 함께 서술되었다면 이 책은 훨씬 재미있어졌을텐데. 하지만 두 배로 두꺼워지고 책의 방향도 달라졌을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의 서문을 쓴지 18년이나 지났다.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역시 이런 책들을 통해 불통이 낳은 오해가 해소되고 오해에서 오는 소란함이 잠잠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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