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
박소연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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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의 언어와 일상의 언어, 다들 구분되시는지? 일의 언어와 일상의 언어가 잘 구분되지 않을 때에는 이렇게 생각하면 쉽다. 회사에서 쓰는 말과 집에서 쓰는 말. 내가 하는 말의 표현이 지금 지인이나 혈육에게 적합한지 사무실에서 쓰기에 적합한지를 생각해보면 대략 구분이 된다. 이 두 가지 말은 표현과 목적이 다르다. 안타깝게도 이 두 가지 말의 차이, 다른 쓰임, 전략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친구와의 티타임에서나 통할 것 같은 농담을 회의 시간에 한다든가 부모님한테나 먹히는 변명을 직장에서 한다든가. 뿐만 아니라 무엇이 ‘일의 언어’인가를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 말끝에 ‘다나까’만 붙이면 군대식 언어라기에 ‘밥 먹었느냐?’는 선임의 질문에 ‘맛있게 먹었다’라고 대답한다는 농담의 현실판이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를 쓴 박소연 저자는 ‘일의 언어’가 우리의 삶에 어떤 능력을 발휘하는지를 이야기하며 책을 시작한다. 일터에서 나는 ‘파란 공’을 이야기했는데 내 말을 들은 상대가 빨간 공을 던진다면, 이런 경우가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면 덮어놓고 상대를 탓할 일은 아니다. 내가 사용하는 ‘일의 언어’에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니까. 뿐만 아니라 일터에서 쓴다고 일의 언어가 아니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그 목적에 적합하게 표현했을 때야말로 일의 언어라고 부를 수 있다. 단순하고 정확한 소통과 상대방 설득이라는 목적을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일의 언어는 효율성의 언어다. 그런데 이 ‘효율성’을 높이려면 표현의 기준이 ‘나’에서 ‘상대방’으로 옮겨가야 한다.

 

 ‘설득을 잘하려면 상대의 입장에서 말해보라‘고 조언하는 자기 계발서가 적지 않은데,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는 이론이 아니라 실전을 담았다. 우리가 회사나 일터에서 만나는 ’상대의 입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를 케이스별로 설명하고 그 대응법까지 정리했다. 책의 내용은 오로지 실무에서 건져낸 활어 상태의 일의 언어 그 자체다.
 
 이 책은 단순히 언어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서 그치지 않고 일터에서 보다 스마트하게 일하는 법까지도 가이드한다. 쉽게 말하면 ‘내 밥그릇 내가 챙기는 법‘ 말이다. 요즘 조직의 상황을 무시하고 동료들에 대한 매너 없이 자기 좋을 대로 하는 얌체짓을 ’내 밥그릇 내가 챙긴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일하면 밥그릇을 챙기기는커녕 스펙 망가지기 십상이다. 일터는 조직이다. 조직이란 구성원 간에 합이 맞을 때 최고의 실적을 내게 된다. 내 밥그릇에 내 밥만 담겠다는 심보가 아닌, 조직 전체를 조망하는 시야가 알찬 밥그릇을 확보하게 해준다. 이 시야는 결국 센스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발견하는 센스, 그 의미를 상관과 거래처 등에 제대로 전달해서 어필하는 센스 등등.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는 대체 이 센스가 뭔지를 가르쳐주니 이걸 탑재하고 싶은 분은 정독을 권한다.

 

 일 잘하는 법에 대한 책은 많다. 일터에서 이럴 땐 이렇게, 저럴 땐 저렇게 해보라고 가이드하는 책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일을 세련되고 효율적으로 잘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기술이란 내가 익히기까지 노력이 필요하다. 일도 기술이다. 저자가 그동안 많이 경험하고 때로 혼나면서 체득한 경험이, 그것도 아주 양질의 경험이 이 책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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