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 작은 료칸이 매일 외국인으로 가득 차는 이유는?
니노미야 겐지 지음, 이자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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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은 별로 관심이 없었다. 몇 년 전에 며칠 동안 교토를 투어했는데 이 돈이면 차라리 국내 유적지나 명소를 더 살뜰히 보러 다니는 게 낫다 싶었기 때문이다. 유니버셜스튜디오에서 유적지까지 다 돌았는데도 그냥저냥 심심했다.

그런 나에게 유일하게 매년 구미를 자극하는 곳이 있었으니, 거기가 바로 료칸!

온천을 워낙 좋아하는 취향 때문이기도 하고, 가이세키가 매우 매우 궁금해서 더더욱 그랬다. 꼭 료칸을 어딘가 한번이라도 다녀와야겠다 싶어서 많이 알아봤는데, 진입 장벽이 예상보다 높아서 포기했다. 료칸의 입성 장벽은 의외의 것이었다. 높은 숙박료도, 사람에 따라서는 다로 불편할 수도 있는 시설도 아닌, ‘불안감’.

료칸은 패키지 여행이 쉽지 않다. 패키지 여행 상품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코스가 패키지에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원하지 않는 일정인데 심지어 가격도 만만치 않다. 나는 그냥 조용히 료칸만 다녀오고 싶은데..... 이런 경우 천상 개인이 예약하고 개인이 알아서 료칸에 찾아가서 묶었다 와야 한다. 그러나 두둥! 일본인은 영어를 못하고 (심지어 관광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조차) 나는 일본어를 못한다. 언어의 장벽, 그리고 미지의 세계에서 홀로 해결해가야 한다는 불안감의 장벽은 상당히 높았다. 그 결과 나는 아직도 료칸 근처에는 못 가보았다는 슬픈 이야기.

 

이 책은 참 신기하다. 료칸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쇠퇴기의 한가운데에서 경영난에 허덕이던 료칸을 일년 내내 만실 운영의 유명 온천으로 성공적으로 바꿔놓은 경영기를 쓴 책이다. 산전수전공중전을 다 겪었기 때문이지 제목도 엄청 길다. [산속 작은 료칸이 매일 외국인으로 가득 차는 이유는?] 키워드는 작은 료칸, 외국인, 가득데쓰!!! 라고나 할까. 객실이 7개에 불과한 작은 료칸 야마시로야의 경영을 맡게 된 것은 그 집안의 사위인 니노미야 겐지씨. 이 분은 일찍부터 이제 료칸은 일본인 대상이 아니라 외국인 대상으로 운영 방법을 고려하고 외국인 관광에 필요한 제도와 옵션들을 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그는 홍콩으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외국인의 입장에서 말이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의 여행이 어떤 것인지를 몸소 체험한 후 그 피드백들을 가족 료칸 경영에 많이 반영했다고 한다.

 

그런 탓에, 이 책은 외국인인 나에게 다시 한 번 료칸 여행의 열망에 불을 지폈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외국인들이 우리 료칸을 찾아올까?’, ‘어떤 게 외국인들의 료칸 여행에 도움이 될까?’, ‘무얼 해야 외국인들이 우리 료칸에 다시 올까?’ 고민한 내용들은 하나같이 내가 일본어 한 마디 못하는 외국인으로서 료칸 여행에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들이었다. 이 책의 집필 동기는 그게 아니었을텐데, 이 책은 내가 외국인으로서 어떻게 하면 료칸 여행을 더 쉽고 안전하고 찰지게 하고 올 수 있는지를 세밀하게 알려주는 친절한 책이다.

 

더불어 경영의 눈으로 보자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아닌 저자의 료칸처럼 가족 경영 규모의 작은 가게를 어떻게 하면 그 가게에 적합한 방법으로 운영하여 이윤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간접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이래저래, 참 여기저기 오목조고 알차고 편안하고 재밌게 잘 쓴 책이다. 야마시로야 료칸도 이러하겠지.

분명 변혁에는 사회를 바꿀 에너지가 필요하다. 나는 ‘료칸업은 평생 현역’이라고 전제했을 때 우선은 자신의 체력에 맞는 ‘일하는 방식’을 기본으로 현 상태에서 가능한 한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2일 휴무제’도 ‘오봉 연말 정월 휴무’도 일반 직장인에게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소규모 료칸인 우리에게는 커다란 개혁이다. (중략)
소규모 료칸에는 소규모 료칸의, 대규모 료칸에는 대규모 료칸의 ‘일하는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125쪽 료칸에서도 가능한 워크 라이프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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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은 어떻게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나 - 리테일 비즈니스, 소비자의 욕망을 읽다
석혜탁 지음 / 미래의창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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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학생이었던가, 고등학생이었던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는다. 동대문에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플레이스로 떠올랐던 시기가 있었다. 그전까지 한국 내에서 상점들이 잔뜩 몰려있는 곳이라고 하면 오직 백화점 밖에 떠올릴 수 없었다. 동대문은 낡고 오래되고 불편한 재래시장이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고층 복합쇼핑몰이 세워지면서 동대문은 순식간에 쇼핑중심가의 자리를 차지했다. 대한민국의 10~20대는 물론 중장년들마저 쇼핑을 하러 동대문으로 몰려들었다. 거기에 외국인 특히 중국 관광객의 유입도 폭발적이었다.

당시 나와 친구들의 데이트 장소도 동대문이었다. 우리는 새벽 쇼핑을 즐기기 위하여 일부러 새벽시간에 동대문을 찾아 물건을 구경하다 거리에서 핫도그니 오뎅 따위를 사먹곤 했다. 딱히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라거나, 거기가 값이 유난히 싸서 굳이 동대문을 찾아간 게 아니었다. 거기는 우리들의 놀이터였다. 현란한 유행가가 거리에 시끄럽게 걸려있고, 유행하는 모든 패션 아이템들이 고층 빌딩 각 층마다 즐비한 그곳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닌, 재미와 추억을 함께 얻는 곳이었다.

내 삶 속에서 쇼핑이 엔터테인먼트가 되기 시작한 결정적 시기가 바로 이때였다.

 

바야흐로 지금 이 시대, 인간의 본질은 쇼핑으로 규정되는 게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눈을 뜨는 순간부터 감는 순간까지, 심지어 자는 시간에도, 잠마저도 사고 판다. 호모 쇼핑쿠스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쇼핑에 이토록 절대적인 삶의 의미와 시간을 쏟아 붓는 시대가 있었던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비즈니스의 대부분은 유통이라는 카테고리를 벗어나는 것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통이란 무엇일까. 유통은 사전적으로 상품 따위가 생산자에서 소비자, 수요자에 도달하기까지 여러 단계에서 교환되고 분배되는 활동이자 생산과 소비를 이어주는 중간기능으로, 생산품의 사회적 이동에 관계되는 모든 경제활동으로 정의된다. 유통은 사회적 경제적 현상의 현실적 행위이기 때문에 유통학은 종합적인 사회과학 성격의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자 流通을 살펴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상품이나 서비스가 흐르고 통하는 활동이다.

5-6쪽 들어가며 중에서

 

세계적인 소비심리 분석가 파코 언더힐은 몰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 그 국가나 국민들의 경제적 상황과 심미적, 지리학적 특성을 간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신적, 감성적, 심리적 상태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그는 오늘날의 몰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는 커뮤니티 센터 역할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59-60

 

저자 석혜탁은 시대의 화두가 된 쇼핑과 인간의 관계를, 유통업 그리고 관련 분야를 낱낱이 분석하는 방법으로 파악해보고자 했다. [쇼핑은 어떻게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나]는 제목부터 만만치 않은 책이다. 물음표와 느낌표가 거의 동시에 떠올랐다. 쇼핑이 엔터테인먼트? 그래, 쇼핑이 엔터테인먼트! 유통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혹은 유통업에 뛰어들고 싶은 사람들만을 위한 필독서로 보일 수 있지만 이 책은 의외로 굉장히 재미있다. 위에 길게 적은대로, 쇼핑은 현 시대 거의 모든 인간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쇼핑에서 자유로운 자 그 누구인가?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영위해온 시간들의 많은 부분이 유통업의 그물 속에서 빚어진 것들이다. 백화점, 편의점, 대형마트, 드럭스토어 등등 대한민국과 세계 유수의 유통 산업을 분야별로 해부한 저자의 안목이 돋보인다. 나아가 각 꼭지별로, 그러니까 유통 분야별로 맞닥뜨린 현안에 대한 솔루션을 제안하고 책 말미에는 유통분야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을 따로 구성하여 실은 저자의 서비스 센스도 탁월하다. 그저 현 시대 쇼핑(유통)의 본질과 인간의 특징을 분석하여 시사하는 바를 전달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사회 구성원 별로 대비하고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여러모로 많은 배움과 재미를 함께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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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존감을 폭발시키는 10초 습관 - 유난히 잘 풀리는 사람들의 비밀, 메타인지
사토 유미코 지음, 신희원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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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나를 응원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의 하나는 이거다. 거울 속의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너는 예쁘다, 너는 소중하다, 너는 귀하다, 사랑한다’ 뭐 이런 다소, 아니 대단히 오그라드는 대화를 시도하는 것. 이때 키는 두 가지다. ‘소중한 존재’라는 감정과 개념을 언어로 구체화하는 것 그리고 나를 타자화 하는 것.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나 자신이다. 내가 없는데 부귀영화든, 천국이든 그게 뭐가 다 중요하단 말인가. 이 세상이 의미가 있는 것은 내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토록 소중한 존재인 나의 의미를 가장 잘 알아주어야 할 존재는 나 자신이 아닌가. 그러니 나를 타자화 하여 내가 나의 가치를 알아주고 인정하는 일은 가볍고 민망한 일로 치부할 수 없는, 아주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 아닌가 싶다.
 가치를 알아주고 인정한다는 건 개념과 인식의 차원인데 그걸 구체화하는 게 ‘말’이다. 무형의 개념과 감정, 생각들이 말이라는 몸을 입는 순간 현실이 된다. 그렇게 나 자신의 가치를 톡톡히 인정하고 체험하고 나면 어느새 ‘자존감’이라는 것이 내 밑바닥에 단단하게 자리잡는다.

 

 [내 자존감을 폭발시키는 10초 습관]의 저자가 제시한 메타인지는 위 과정과 비슷하다. 나를 타자화하는 것과 내 인식을 언어로 구체화하는 것. 이 두 가지를 이용하되, 저자 사토 유미코는 나 스스로 인정하고 격려해 줄 대상을 현재의 나가 아닌, 과거의 나로 두었다. 내가 나 자신을 들여다보되, ‘나’라는 존재를 지금 이 순간의 나 뿐만 아닌 과거 혹은 미래의 나로, 시간의 축을 길게 두고 보자는 것이다.
 인생은 점이 아니다. 고로 인생이라는 궤적을 그리는 나 역시 점이 아니다. 삶은 순간이 아니며 매순간 변화하고 이동하는 흐름이자 커다란 맥이다. 저자는 이 점을 지적한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분명히 나아진 점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나아가 그것을 순수하게 인정하고 칭찬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나 자신이 진짜 가치 있고 칭찬할만한 나의 모습을 평생 발견하지도, 인정하지도 못한 채로 지나가버린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하지만 제아무리 멋들어진 칭찬을 들어도 내가 나 스스로를 제대로 인정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듣는 칭찬은 입에 발린 남의 말로 흩어지기 십상이다. 진짜 칭찬은 내가 나 자신에게 해줄 때 피가 되고 살이 된다. 나 자신을 아껴주지 못하기 때문에 내 안에 자존감이 영글지 못하고,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생긴다.

 책의 서술 흐름은 다소 산만하다. 저자가 전달하려는 개념은 알겠는데 설명이 아쉬워서 정확한 의미로 다가오지 않는 부분도 있다. 저자가 솔루션으로 제시하는 ‘10초 메타인지’의 효과에 대해서도 100% 신뢰가 가지는 않는다. 시도해 보기 전에는 모를 일이니까, 부정적으로든 긍정적으로든. 하지만 이런저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꽤 유익하다. 유치하고 치졸하게 구는 행동(나의 혹은 타인의)의 원인을 잘 짚어내 이해(여기 나 자신 혹은 타인에 대한)를 높여준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다.

 

 책 표지에 쓰인대로 ‘단 10초 만에 고민을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건 아니지만, 책을 다 읽은 후에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믿게 된다. 내가 나라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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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한글 워드 - 마이크로소프트 MVP 밍모의 문서 편집 최신판!
밍모 지음 / 에듀웨이(주)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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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글을 자그마치..... 십오년 정도 써왔다. 으아.. 십오년이나?

무슨 일이든 십년 이상 꾸준히 해왔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그 일의 수행 능력이 꽤 높고 실력이 있으리라는 기대가 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내 한글 편집 실력은 참 비루하다 ^^ 아항항항항....

특히 최근 7~8년 동안은 거의 날마다 한글로 문서를 편집해왔는데 프로그램을 사용해온 시간에 비해 실력은 초라하다. 형편없다고 표현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나는 한글 메뉴 중에 모르는 게 더 많고 단축키에도 상당히 무식하다.

한글 편집 메뉴가 그토록 다양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메뉴들을 일일이 다 알지 못해도 한글을 사용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다.

아마 그래서 내가 적극적으로 한글 편집 능력을 키우기 위하여 노력하지 않았나 보다. 이건 변명이.... 아니...... ㅠㅠ

 

물론 지금 이대로도 한글을 편집하고 사용하는데 크게 불편함은 없다. 하지만 내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지금 이 수준보다 더 편한 상태를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소형차만 운전할 때는 차가 좁다고 느끼지 못하지만, 대형차를 운전하다 소형차를 타게 되면 차가 매우 좁다!고 느껴지는 것처럼.

 

그런데 최근 문서 편집과 관련하여 위기감을 느낀 일이 있었다.

한글은 그나마 불편없이 운전할 수 있는 수준이라 다행이지만 워드는 아예 무면허 수준인 내가, 요즘 워드로 문서를 주고 받아야 하는 일들이 자꾸 생기고 있다.

워드로 넘겨 준 것을 내가 그냥 열어보고 확인만 하면 위기의식이 없겠지만, 때로 워드 문서를 내가 편집해서 보내주어야 하는 일들이 생기다보니 이거 참, 곤란한 상황이 자꾸 생기는 것이다.

십오년을 쓴 한글 편집에도 모르는 것 투성이, 몰라서 못 쓰는 것이 부지기수인데 잘 써보지도 않았던 워드야 오죽하랴.

그런 한글 워드 무식쟁이인 나에게 좋은 길잡이기 되어주는 게 바로 이 책[한 권으로 끝내는 한글 워드]이다.

밍모 김영순 님은 이미 한글 워드 문서 편집의 권위자로 유명한 블로거다. (밍모님 블로그는 여기~ https://ming0211.blog.me/221256196409 )

 

한글이나 워드를 쓰다가 궁금한 게 생길 때, 편집하다가 뭔가 막힐 때 바로바로 이 블로그를 찾아 들어가 궁금함을 풀어도 되겠지만.

나는 굉장히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 옆에 친구 한 명 앉혀두고 조언 구하듯 북스탠드에 밍모님의 책을 펼쳐두고 필요한 걸 찾아 읽어가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길을 택했다.

 

[한 권으로 끝내는 한글 워드] 이 책에서 저자 밍모님은 한글과 워드는 공통된 기능이 많으므로, 두 프로그램을 같이 놓고 대조해가며 기능을 익혀보라는 차원에서 이 책을 엮었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마치 나의 니즈를 영혼의 바닥까지 꿰뚫어본 듯한 이 책의 집필 배경에 박수를 보낸다. , 정말 사이다 백개 ㅜㅜ

 

집필 동기가 매우 친절하고, 책의 내용은 더욱 친절하다.

내가 알기 원하는 기능들이 때로 복잡해서 (사실 복잡할 거 하나 없는데 내가 이해능력이 딸려서 ;;;) 설명을 알아보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어려움조차 느끼지 않도록 설명을 세심하게 편집해서 실었다. 책을 보다 보니까, 한글에서 내가 진짜 생전 처음 보는 기능들;;;;;;;이 있어서 새삼, 내가 그동안 얼마나 한글을 무식하게 사용해왔는가를 깨닫고 회개....

 

한글을 쓰는 동안은 그런 일이 많이 없었지만, 워드를 쓰면서 나는 종종 고구마를 잔뜩 먹고 광광 울었다고 한다.........

한글이든 워드든 가능한 쉽게 그러면서도 프로페셔널하게 잘 쓸 수 있는 방법은 단축키가 아닌가 싶다.

 

그런 나같은 유저를 위해서 단축키 리스트를 따로 만들어서 실어준 센스, 아주 섬세하고 세심하게 유저를 배려한 저자의 센스.

 

책이 다소 두껍다. 한글과 워드가 한 권에 묶여 있어서 (물론 필요하면 각각 따로 떼어서 쓸 수 있게 분리되어 있기는 하다) 그렇기도 하지만 그만큼 이 프로그램의 모든 기능을 십분 활용하려면 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차원인 듯도 하다. 이렇게 많은 능력이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한글과 워드는.

 

한글과 워드를 쓰지만, 고자 아닌 고자인 ㅎㅎ 모든 유저를 위하여 나온 책!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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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 전략 보고서 - 중국을 뛰어넘고 4차산업혁명을 이끄는
이근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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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기상예측에서 종종 실수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기상청의 예보에 기댄다. 큰 비가 올 거라는 예보가 여봐란 듯이 빗나가고, 날씨가 맑을거라는 예보와 달리 갑자기 비가 쏟아져 낭패를 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일 날씨를 자주 찾아본다. 예보가 정확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전혀 아니다. 다만 나의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혹시 틀리더라도 어쩔 수 없지만, 준비하고 맞는 내일과 아무런 준비 없이 맞는 내일은 분명 다르다.

 

사업을 하는 입장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부정책에 크게 관심을 갖지도 않는 내가 [ 미래산업 전략 보고서]과 같은 책을 읽는 이유는 마치 잠들기 전 습관처럼 내일 날씨를 확인하는 일과 같다. 알고 싶어서. 때로 예보가 빗나가고, 기상 뉴스가 예고한 맑은 하늘을 만나지 못하는 아쉬운 상황이 오더라도 우리에겐 기상 예보가 필요하다. 단순하게는, 틀리는 날보다는 맞게 알려주는 날이 더 많으니까. 그리고 적어도, 다가올 미래의 어떤 부분을 미리 알고 있다는 안도감이 생기니까.

 

햄버거 전문점의 무인판매대 앞에서 너무나 익숙하고 편안한 손놀림으로 주문을 하던 나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어떻게 주문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해하던 나 자신을 떠올려보곤 놀랐다. 정말 믿을 수 없이 조용하고 빠른, 이 거대한 변화라니.

어릴 때는 몰랐다. 변화, 그것도 사회 아니, 나라와 세계 전체를 뒤흔드는 변화가 이토록 조용하고 빠르게 일어나는 일인 줄 몰랐다. VR유원지, 무인편의점, 자동운전차량 등 이전에 없었던 것들이 낯익게 느껴지려면 무언가 사회적으로 아주 크고 시끄러운 어떤 일들이 일어나야만 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렇게 큰 변화들은 믿을 수 없이 조용하고 빠르게 진행되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 태풍을 우리는 4차산업혁명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혁명의 기점에서 나는 다소 우울한 소식을 종종 듣는다. [미래산업 전략 보고서]에도 인용된 그 소식은 이러하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그리고 있는 10년 후 우리 경제의 미래 모습은 어떠한가.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급격하게 진행되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가 되어 있을 것이다. 한중 간에는 기술 격차가 축소 또는 역전되어 대부분의 산업에서 중국 우위의 경쟁구조가 형성되어 있고 기술혁명의 티핑포인트가 나타나기 시작한 4차산업혁명의 흐름에서도 선진국과의 격차가 더욱 커져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정해진 미래를 맞이해야 하는 우리에게 희망적인 미래가 펼쳐질 가능성은 정녕 있는 것인가. 있다면 그 기회의 창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그 희망의 첫걸음은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해나간다라는 국민 모두의 인식 전화에 있다.

본문 384-385, 한국의 기회의 창 중에서

 

심각한 저출산을 경고하는 뉴스를 쉽게 찾아 읽을 수 있는 2018년의 한국. 이대로라면 급격한 고령사회가 되리라는 예측은 굳이 전문가가 아니라도 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기술 수준에 희망이라도 걸어볼까, 싶지만 우리 바로 옆에는 중국이라는 무시무시한 나라가 있다. 나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예측이라는 저 내용과 한국의 미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제는 한국은 어디로 가게 될 것인가가 아닌 한국은 어디로 가야 할까를 한국인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점 같다.

 

이근, 김호원 교수 등 이 책을 함께 쓴 12명의 저자 역시 같은 동기를 가지고 이 책의 집필을 시작했으리라. 가진 것 없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심지어 인구마저 줄고 있는 지금, 어떻게 균형 잡힌 발전으로 진입할 수 있을까. 이 고민을 두고 치열한 분석과 연구 끝에 저자들은 신재생에너지, 공유경제, 게임, 스마트농업 등 미래 전략에 가장 유효한 아홉 가지 산업을 범위로 정하고 한국과 중국 시장 및 산업 상황을 조사한 결과와 그에 따른 전략을 제시해 이 책에 실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은 각 산업에 대하여 저자들이 정부에 관련 정책을 제언한 내용들이었다. 심층적이면서도 실현 가능한 그리고 타당하고 어떤 점에서는 아주 시급한 이런 제언들이 사회 전반에서 더 많이 쏟아져 나오기를 바란다. 그리고 많은 한국인들이 공부하듯 이런 제언들을 살펴보고 함께 생각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유효한 내용들을 시도 혹은 실행한다면 이 책의 머리글에서 쓴 인구균형, 공간균형, 대중소기업 간 균형이라는 새로운 균형 상태로의 정착이 단순히 꿈으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바람이다. 근래 나왔던 4차산업혁명 관련 혹은 미래 전략 서적 중에 가장 재미있고 유익하고 실효성 있는 책.

 

이러한 ‘정해진 미래’를 맞이해야 하는 우리에게 ‘희망적인 미래’가 펼쳐질 가능성은 정녕 있는 것인가. 있다면 그 기회의 창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그 희망의 첫걸음은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해나간다’라는 국민 모두의 인식 전화에 있다.

본문 384-385쪽, 한국의 기회의 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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