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모여 운명이 된다 - 인생을 살아가는 힘에 대하여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유윤한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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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그동안 자신의 욕망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 머리를 써서 오늘날의 풍요로운 물질문명 사회를 이루었다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경제 시스템은 이런 풍요로움을 바탕으로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라는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경제가 발전하려면 많은 것을 만들고, 많은 것을 소비하고, 많은 것을 폐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그렇게 아까운 일이 있나 싶기도 하지만, 현재 경제 시스템은 그래야만 규모가 커지면서 발전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책 [마음이 모여 운명이 된다] 66쪽, 제2장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중에서


과연 이러한 욕망으로 굴러가는 전차가 언제까지 달릴 수 있을까? 욕망에서 기인한 발전과 발달의 한계는 언제일까? 우리의 생각보다 그 한계가 빨리 오게 된다면, 인류에게 아니 지금의 문명에게 미래는 있을까?


전설적인 교세라 창립과 경영으로 유명한 이나모리 가즈오가 대학 및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나모리 아카데미 심포지엄의 강연자로서 전한 내용이 책으로 엮여 나왔다. [마음이 모여 운명이 된다]는 감성적인 책 이름 탓에 얼핏 잔잔하고 보드라운 격려와 위로를 건네는 책인듯 보이나, 실상은 전혀 다르다. '정신 바짝 차리고, 네 마음을 스스로 굳게 다스리고 수련하면서 너의 인생을 경영해가라'고 하는, 속된 말로 dog빡센 내용이 이 예쁜 책 안에 담겨 있다.


젊은이들에게 성심을 담아 전하는 저자의 조언이 들어가는 말부터 시작된다. 책 첫 페이지부터 지금의 풍요 혹은 풍요에 지나쳐 낭비가 만연한 세태에 도전이 되는 말들이 가득하다. 부족한 것이 없어 안주하는 세대, 역경에 도전하고 장애를 뛰어넘으려는 기풍이 비교적 부족한 시대, 편안함에 안주하는 사람들. 1932년생인 저자가 직장생활을 하고 창업을 하던 그 때에는 오히려 모든 것이 부족하기에 투쟁심과 창의력과 활력이 생겨났다는 경험담이 펼쳐진다. 이쯤되면 책의 서두부터 '꼰대의 고리타분한 이야기'인가 싶지만 전혀 아니다. 저자는 자신의 생애를 통해 증명한 사람이다. 자신의 말대로 이루어진 실제가 있는 진짜배기다. 실제는 없이 말만 가득한 거짓말쟁이가 아니란 뜻이다. 투쟁심을 발휘할 상황, 어려운 일에 도전하겠다는 결의에 찬 행동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것이 아니기에, 우선 책을 읽어서라도 헝그리정신이 무엇인지를 배우고 익히길 권하는 저자의 말이 진정성 있게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마음에 품은 생각을 실행에 옮긴 결과가 쌓여 오늘의 여러분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과학기술의 발전도 그렇습니다. 모두 인간의 요망을 토대로 좀 더 편리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품은 결과 탄생한 것들입니다.

책 79쪽


인류가 이 사실을 무시하고 이기심에만 끌려다닌다면 현대 문명은 아마 반세기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책 83쪽


내가 말하고자 하는 철학이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고, '사고방식'을 의미합니다. 즉, '일과 경영에 왜 사고방식이 중요한가'를 이해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중략) 내가 이 나이까지 살아오면서 날마다 깨닫는 것은, 역시 인생이란 어떤 사고방식을 가졌는지에 따라 가는 길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121-122쪽


'생각하는 대로 살게 마련이니 성공하고 싶은 사람은 성공 생각을 하며 살아라.'는 그런 뻔한 책이었다면 나는 책을 중간에 덮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냥 생각이 아니라 인생 전반의 기본 축이 되는 철학을 가질 것을 말한다. 이때의 철학은 이타심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오직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이나 남이 해를 입든 말든 가리지 않는 비열한 마음과 태도는 개인의 인생 뿐 아니라 사회 전체로도 득이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강연자(저자)인 이나모리 가즈오는 강연 내내 나 자신의 안위 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생각하는 안목과 이타심, 겸허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렇지 않은 철학은 설령 어느 한 지점까지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어느 순간에 이르면 몰락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저자는 지금 이나모리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현대 문명의 한계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철학을 가르치고 확산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책의 말미에 현재 이나모리 연구센터의 방향성과 추진하는 일들에 대한 내용이 실려 있는데 이 내용이 무척 인상 깊었다. '이타심'으로 충만하고 '족함을 아는' 사람들을 양성하기 위도한 센터라니, 그 목표와 활동 내용에 공감과 지지를 보낸다.


평소 생각하고 있던 것들과 비슷한 내용이 많고, 저자의 가치관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매우 동질감을 느끼다보니 거의 책장을 넘길 때마다 한 번씩 인덱스 스티커를 붙여놓게 되었다. 형형색색 날개가 달린 듯한 모양이 된 이 책. 휴가 때 꼭 다시 꺼내서 차근차근 또 읽어야겠다.

인류가 이 사실을 무시하고 이기심에만 끌려다닌다면 현대 문명은 아마 반세기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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