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필,에 와서 처음으로 오후 연습을 접었다.
오늘도 조금 더 놀다가 겨우 손만 풀려고 한다.
튜터가 아프다고 한다.
오늘 수업하지 말자고.
이런 일은 우리가 처음 만난 2013년도의 5개월 동안에도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며, 그는 그런 류의 사람이 아니다.
나는 니가 왜 아픈지 알지.
나도 아프거든.
우리는 헤어질 날을 알고 만난 사람들이다.
오디션은 끝났다.
잘 생기고 키 큰 미혼의 교수가 내 연습실을 박차고 들어와서는 아무거나 한 곡만 쳐보라고 했고, 따라 들어온 나머지 두 교수님도 ‘어드반스‘라고 평하신 것으로 20년간 한 곡 만 팠던 내 피아노 인생이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것저것 전자책으로 한국말 책을 읽고있다.
한 저자가 미술을 전공한 그림 그리는 자인데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 작품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는 것을 보고 침대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래, 나도 사랑하는 것이 있지. 하는 마음이었다.
마음에 조용함이 찾아오면 좋겠다.
오늘은 리스트의 초절기교연습곡 2번을 마무리 하고
쇼팽 에튜드 겨울바람,라흐마니노프 악흥의 순간 악보 읽기,그리고 베소 3번 1.2.3악장 훑기 해야한다.
너무 슬프다.
내가 좋아하는 웨디 선생님에게 내가 너무 못되게 굴어서
선생님이 병이 나신 것 같다. 영어는 싫지만, 약속 시간 잘 안지켜서 나는 늘 마지막인것 같은 그 기분은 너무 싫지만,나는 끝까지 젠틀하고 의연하게 우리의 마지막을 잘 지켜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