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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는 안정제
김동영.김병수 지음 / 달 / 2015년 11월
평점 :
당신이라는 안정제
환자와 의사의 관계로 만난 두 사람.
하지만 왠지 김동영 작가에 대해서 환자라고 이야기하기가 싫어서
작가와 의사의 이야기라고 기억하고 싶습니다.
드럼을 연주해보기도 했고, 작사를 해보기도 했고,
음악작가로, 여행산문집 등의 작가로..
생각을 담아내는 글에 관해 창작활동이 활발한 작가.
책을 전부 읽고 보니, '나 자신'과의 싸움이 많았더라구요.
<당신이라는 안정제>
공황장애를 앓았던 작가, 그리하여 만나게 된 김병수 의사.
작가는 의사와 상담을 하고, 처방을 받으며,
약에 의지하기보다는 결국 그가 위안을 받게 되는 것은
약이 아닌 사람이기도 했더라는 내용을 보게 됩니다.
모든것이 무너져내리는 것만 같아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면서
그렇게 무너진 자신에게도 또 다른 힘든 감정이 일기도 합니다.
책의 구성은 작가의 심정이 담긴 글에
리플을 다는 듯이 의사의 글이 이어지곤 합니다.
병원에서 상담하며 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담아낸 책.
그들의 대화하듯 이어진 글을 보며
정신상 고생이 병명으로 규정되어지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면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작가로서 꽤 인기가 있던 책도 쓰고
그리 힘든 생활을 한 건 아닌 듯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도 알게 되는가봅니다.
<날 그만 내버려두자>
결국 자신의 마음에 관한 문제인터.
더 잘 하고 싶고 더 오르고 싶고 하는 욕망으로
어찌보면 그 삶에 대한 집착이 더 자신을 힘들게 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살다 보면 잔잔하지만은 않게 되곤 하는데,
그 어떤 자극을 극복하게 되는 건 결국 나 자신이지요.
외적 환경으로 고통받게 된다 하지만,
그를 넘어서는 건 결국 나 자신입니다.
환자와 의사의 관계가 아닌
오래 알던 사람과의 대화의 형식으로 다가오는 글.
의사는 단지 환자에 대해 진단하고 상담하는 그런 의미만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도 함께 털어주며 다들 그렇다고 안정시켜줍니다.
작가만 그럴까요?
우리도 이런 경험들 흔히 겪지요.
인정받고 싶고, 앞서가고 싶은 욕심들.
김병수 의사가 자신을 돌아보면서도
자신도 내가 가까이 여기는 이들에게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우리를 안정시켜줍니다.
나이가 들어서 외부의 다른이들에 대한 인정욕구는 발동하지 않지만
딸에게서 인정받고 싶은 욕심은 더 강렬해진다며 말이죠.
작가는
다만 병과 싸우는 자신의 상황만 알려주는 건 아닙니다.
그의 고생에 관한 서술과 더불어,
상황들이 어찌보면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스트레스들이기도 합니다.
어떨 떄는 괜히 시비걸듯 화가 나기도 하곤 말이죠.
두 사람의 시각으로 쓰여진 책인터라
흥미로운 구성이다 싶은 에세이입니다.
그런데, 공감가는 상황들이나 생각들을 서술하면
약이 아닌 사람이 진정시켜주는 듯 균형잡아주는 잔잔함을 유지하게 되니,
읽는 이들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스트레스를 잡아주는 것만 같다 싶습니다.
김동영 작가의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인마냥,
그래서 김병수 의사에게서 치료를 받는 듯 읽어가게 되었네요.
'당신'이라는 '안정제'
결국 약보다도 사람이었던가봅니다.
그 '당신'은 가까운 다른 이들일 수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나 자신이기도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