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하는 날도 하지 않는 날도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마스다미리 에세이
전진하는 날도 하지 않는 날도
역시, 편안한 그녀의 에세이



마스다미리의 작품은
만날 수록 빠져단다고 하더니-
정말이었어요.


이번 신작들도 공감을 가득 갖게 하네요.
아마 연령대가 비슷해서 더더욱 그런걸까요?
솔직한 심정으로 담백한 그녀의 일상들을 공유하는데
역시, 이런 반응들이 함께 합니다.

"맞아 맞아! 정말 그래!"




 

 커뮤니티

 작년에 문득 '늙는다'는 건 어떤 것일까 알고 싶어져서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대학 강좌에 다닌 적이 있다.

 그 강좌에는 현재 양로원의 사정부터 

 피부 노화의 메커니즘까지 여러 선생님들의 강의가 있었다.

 한 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다. 앞으로는 '부드러운 커뮤니티'가 중요합니다 라고.

 p.23~24


 

 

치아 치료를 했음에도 여전히 통증이 가라앉지 않던 마스다미리. 
그리하여, 어째야 하나 고민하던 그녀.
일본은 특히 우리나라보다도 끈적함(?)이 없는 인간관계를 가지곤 하죠.
그렇다보니 혼자 해결하자는 독립심들은 더한 것 같긴 하지만,
이렇게 힘들긴 한데 해결방안 찾기가 영 쉽지 않을때..

그녀는 지인들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좋은 치과의사를 만나게 되고,
괜찮냐고 걱정해주는 따스함을 느끼고-
그래서 그녀는 알게 되죠. 물어보자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지인들에게 도움을 청하자 말이죠.

평소에 워낙 스스로 하겠다는 생각들이 있는 문화인터라,
이렇게 보물처럼 찾아진 도움들이 아마 더 빛나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네요.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화인 것도 같지만,
끈적함이 없는 문화인터라, 그래서 이렇게 가끔 나타나는 도움에 빛이 나는 것도 같습니다.






그녀의 성장속도.
유치원에서 다들 하는 것들은 못했다.
뭔가 하려다가 생각이 많았던 듯한 그녀.
그래서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물어보다 친구가 왈칵 화를 내면
울어버리고, 그런 그녀에게 선생님은 더 몰아붙이기도 했더랬다.



 성장속도 

 1학년 때 선생님도, 2학년 떄 선생님도 성품이 느긋해서

 칭찬을 잘 해주었다. 열심히 하는구나, 동생을 잘 챙기는 언니구나 등등. 

 이 2년동안 나는 천천히, 천천히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이 하는 것을 따라갈 수 있게 되었다.

 p. 147


 
느긋한 저학년 선생님 덕분일까요?
3학년인가 4학년때, 급작스러운 국어시험이 있었고
다들 점수가 그리 좋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성적이 좋았던 아이가 바로 그녀였다고..


《 하굣길 즐거워 보이는 아이들을 보면
"천천히 어른이 되렴" 하고 생각한다 》
아이마다 속도가 다릅니다.
특히 저학년까지는 그런 것 같아요.
그녀는 그 경험이 있네요. 
아이마다 반짝임을 제대로 갖추는 시기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요.
채근하는 선생님이 상처를 받았지만, 기다려준 선생님들 덕분에
그녀가 이렇게 담담하게 과거를 회상해보며 우리에게 용기를 주네요.
특히 아이 엄마인 저에게는 규격화된 속도에 스트레스 받지 않게 도와주네요.







싸구려 코트,
내 값이 아니야.


멋진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해서,
그 집에 갔다가 코트를 맡기자 하는데 왠지 부끄러웠던 옷.
화려한 집과 파티에 기가 죽기도 했던 그녀,
자리를 마무리하고 오는 길에 우리집과 다르네요.. 하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대저택의 집주인이 무슨 말을 한 건 아닙니다.
무시하는 눈빛도 아니었어요.
하지만 스스로 주늑이 들게 되는 건,
그건 사회 속 인간이라면 많이들 그러지요.

그럴땐 그저
그냥 다른 경제 밴드 속 사람이겠거니..
굳이 스트레스 받아가며 참여하지 않는 마스다.
그렇다고 뭔가 비난이 섞이고 깎아내리지 않아서
그래서 독자가 편안히 공감을 보냅니다.

싸구려 코트-
내 값이 아니야. 그냥 옷일 뿐이지.
전화벨이 울린다 하여 꼭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고
나는 내 시간이 중요할 뿐이고..


아마 마스다 미리가 더더욱이 저에게 공감의 대상이 되는 건,
이렇게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담담히 용기를 가져서인 것 같습니다.
큰 결심이나 앞장서서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되려는 의도가 아닌
느껴보고 소중히 여겨보고 소소한 일들에 화가 났지만
생각해보면 나도 그럴 수 있구나 반성도 하고-
일기 같은 느낌의 책, 격한 감정이 없어서
복닥이는 바쁜 생활에서 집에서 쉬는 느낌으로 읽어봤네요.
전진하는 날도 하지 않는 날도, 소중한 것을.
역시, 마스다 미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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