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생생뉴스 2006-05-05

[커버스토리]

추리소설 매니아 김모(27)씨는 요즘 서점에 가면 즐겁다. 서점 중앙에 자리잡은 역사추리소설 때문. 일부 매니아만의 장르로 굳어지면서 서점가에서도 구석에 밀리던 추리소설들이 팩션소설의 영향으로 다시 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씨는 "다빈치 코드 이후로 추리소설에 관심이 생긴 친구들이 많아 요즘 좋은 추리소설들 추천해 주는 재미에 산다"고 말한다.

교보문고 측은 "아직 팩션 자체를 따로 분류할 만큼 시장이 크지도 않고 추리소설의 인기도 낮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두 장르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팩션 소설이 쉽지 않은 내용인데도 대중적 인기를 끄는 것은 추리소설적 요소가 주는 재미 덕이 크다. 따라서 역사와 추리 모두에 대한 흥미를 북돋아 주는 팩션추리소설을 읽다가 중독성이 강한 고전추리소설에 빠져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특히 댄 브라운의 작품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는 둘 다 로버트 랭던이란 교수를 주인공으로 하는데 천재나 탐정이 등장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시리즈물 형식의 고전추리소설과 유사한 점도 발견되고 있다. 일부 출판사의 추리소설에 대한 재조명 시점도 팩션의 유행 시점인 2003년 전후와 비슷하다. 2002년부터 시작해서 `셜록홈즈 전집`(황금가지) 시리즈가 계속 나오고 있고,  전집은 여러 출판사에서 동시 진행 중이다.

그러나 팩션적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고전 추리소설은 극히 제한적이다. 예술작품과 그것에 얽힌 비밀이야기가 중심에 서는 팩션과 달리 셜록 홈즈와 같은 탐정물에서는 예술작품의 `도난`과 인물들의 심리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예술작품과 관련한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하드 보일드 추리소설 작가 더쉬엘 해미트의 `말타의 매`가 있는데 진귀한 골동품을 둘러싸고 주인공 탐정과 이를 노리는 악당들, 정체 불명의 여인 등이 얽혀 드는 줄거리로 3번이나 영화화됐다.

추리소설 동호회 미스터리 클럽(mysteryclub.net)을 운영하는 송세혁(26)씨는 "최근 5년 사이 예전에 절판되거나 번역 안 된 추리소설이 속속 출간되고 있는 것과 더불어 팩션 추리소설까지 인기를 끄니 정말 반가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오연주 기자 oh@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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