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한 V양 사건 버지니아 울프 전집 10
버지니아 울프 지음, 한국버지니아울프학회 옮김 / 솔출판사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지난번 <등대로> 라는 작품에 이어서 두번째로 버지니아 울프의 책을 집었다.  앞서 읽은 버지니아 울프 책의 리뷰에서 무슨 내용인지 도통 이해가 안되고 번역도 이상하다는 언급을 하며 중간에 책을 덮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책도 소장하고 있어서 일단 집어들었고,  다행히도 이 책은 단편이라서 그런지 끝까지 읽을 수는 있었다.  이 책에는 총 23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고  장편에 비해서 술술 잘 읽혔지만 역시나 번역이 어색하고 어떠한 재미를 느낄 수는 없었다.

특히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불가사의한 V양 사건>은 가장 재미없는 단편중에 하나다.  아마도 출판사에서는 독자들이 손이 갈 수 있도록 추리소설 냄새가 풍기는 이 단편을 제목으로 정한 것이겠지만 그보다는 좀 더 꼼꼼한 번역과 작품해설이 뒷따라야 되지 않았을까... 솔직히 이 책속에 재미있게 읽은 단편은 한 작품 정도 이고 내용을 이해한 것도 절반 정도의 단편들만 이해를 했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이질감이 든다고 할까.. 여전히 내가 이 책에서도 번역문제를 짚고 넘어가는 것은 당연할 듯 하다. 표지에는 한국 버지니아 울프 학회라고 되어 있지만 책 말미에 가면 17명의 옮긴이들의 프로필이 3~4페이지에 걸쳐서 나와 있다.

이 단편집에 그렇게 많은 번역자들이 매달렸다면 이 책의 내용이 번역하기 상당히 어렵거나 작품수준이 높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출판사에서는 당연히 번역자들의 프로필만 책 뒤에 적어둘게 아니라 작품 해설도 성실하게 실어서 이 책을 난해하게 느끼는 독자들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노력을 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솔 출판사 답지 않게 그런 부분은 전혀 없다.  장인정신으로 번역을 했고, 놀라운 작가의 보석과도 같은 작품세계라며 책 머리에 역자 중 한 사람이 말하고 있지만 둘 다 솔직히 동의하기 어렵다.

책 뒷부분 날개를 보면 꽤 많은 버니지아 울프 전집들이 출간 될 예정에 있는지 목록이 나와 있지만 판매량이 신통치 않은지 아직 그 목록에서 절반도 출간이 되지 않고 있고, 혹은 수시로 판형을 바꿔서 개정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을 봐서는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들을 솔 출판사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만나기는 어려울것 같은 생각이 든다.  대다수 한국 독자들에게 버지니아 울프의 책들이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단순한 번역의 아쉬움인지 작품 자체가 한국독자들의 성향에 어긋나는지는 좀 더 나중에 다양한 출판사에서 완성도 높은 새로운 번역본을 더 접해 봐야 알 수 있을 듯 하다.


인용:

그리고 기다리면서 그 집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아무도 문을 열지 않았다. 그래서 그림자도 죽을까. 그림자가 죽으면 장례는 어떻게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하녀가 문을 열었다.  하녀는 V양이 두달 동안 아팠고, 그 전날 아침에 죽었다고 말했다. 내가 그녀의 이름을 부른 바로 그 시간에. 그러니까 나는 그녀의 그림자를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이다.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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