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형 기자의 책 이야기- [일간스포츠] 2006-02-10

책 값이 반값?? 헌책이냐고? 아니야, 새책이야.

요즘 책을 제값 주고 사는 사람은 드물다. 서점에서 구경하고 인터넷에서 구입한다는 얘기는 새로운 말이 아니다. 광화문 대형 서점에 가면 오프라인 서점 사람들을 염장지를 벽광고가 버젓이 붙어 있다. "교보문고 가세요? 책은 교보에서 보시고 주문은 꼭 인터파크에서 하세요." 이 말이 암시하듯 실구매에서 오프라인 서점과 인터넷 서점의 가격 차이는 매우 크다.

똑같은 1만 원짜리 책도 심하게는 3000원 이상의 차이가 난다. 내 발로 걸어간 교보문고에선 회원일 경우 할인은 없고 적립이 10%다. 그러나 인터넷 서점은 10% 할인에 적립이 최고 30%에 이르는 책도 허다하다. 게다가 인터넷 구매는 재수 좋으면 쿠폰까지 받을 수 있으니 독자 처지에선 최고 50%의 할인 혜택까지 본다. 베스트셀러, 대중물로 갈수록 할인의 폭은 가히 파격적이다.

급한 김에 책을 샀다가 다른 데서 더 할인하는 것을 보면 배가 아프다. 반품할까 싶지만 반송 택배비가 비싸 억울한 마음을 누른다. 다음은 더 인터넷을 샅샅이 뒤지리라.

근데 몇 가지 의문이 든다. 도대체 이 책들의 서점 공급가는 얼마이고, 서점은 얼마의 이득을 취하는 거야. 나한테 50%나 해 주면 인터넷서점은 무슨 마진으로 회사를 운영하지? 듣기로 출판사의 서점 출고가는 정가의 60~70% 전후라던데. 그럼 서점이 손해 보고 장사하나? 여기저기 물어 본 이유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도서 정가제란 말은 이미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라고 한다.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 출판사, 베스트셀러 출판사일수록 더 주도적으로 정가제의 벽을 깨부순 지 오래다. 인터넷서점뿐 아니라 홈쇼핑의 서적 판매도 마찬가지다. 구속력이 전혀 없는 임시법 상태에서 올 6월 법제화한다는데 그건 그때 가 봐야 아는 거고.

책도 이제 무한 판매 경쟁이다. 이런 가운데 죽어나는 것은 콘텐트의 가격을 제 손으로 정하지 못하는 소규모 전문 출판사들이다.

가격 파괴에 맛들인 서점의 가격 정책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익부 빈익빈. 책시장에서도 이는 더 극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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