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참 좋다 - 세계 99%를 위한 기업을 배우다 푸른지식 협동조합 시리즈
김현대.하종란.차형석 지음 / 푸른지식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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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조합, 참 좋다   /  김현대, 하종란, 차형석> 

 

여러분은 '협동조합'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전 영세한 규모의 공동체 생활, 재개발아파트 조합, 노동조합..이런 것이 떠올라 이 책  <협동조합, 

참 좋다>가 발간된 걸 알았어도 굳이 사보지 않았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 중 유일하게 구독하고 있는 출판사 블로그, '푸른지식' 에서 출간이벤트를 한 

다길래 ( http://greenknow.blog.me/ )  신청했어요.

전 읽고 싶은 책, 쓰고 싶은 서평만 가능한지라 의무 서평을 써야하는 이벤트를 단 한번도 신청해  

본 적 없습니다만, 이 이벤트는 의무 서평이 없더라구요. 

오홋~ 이렇게 착할 수가! 

평소 푸른지식 블로그가 착한 줄은 알았지만 출간이벤트도 이렇게 착하다니! 

 

여기서 잠깐, 푸른지식의 착한 포스팅을 소개할께요. 

 

 온라인 서점에 밀려 문 닫고 있는 동내서점 얘기와 지금도 알차게 운영되고 있는 오프라인 

      동네서점 소개 포스팅 

http://greenknow.blog.me/140164719824

 http://greenknow.blog.me/140164663429

 

 '방콕'여행자를 위한 휴가철 추천도서 포스팅 

           http://greenknow.blog.me/140164300727

 

 

           이런 능력자들 같으니라고! 연예인 책

http://greenknow.blog.me/140159321261

 

 그 외 알차고 유익한 포스팅을 만날 수 있는 제 이웃이기도 합니다. 

ㅎㅎ 제가 책 한권 받았다고 칭찬을 남발하나요? 

사실, 꼴랑 책 한권에 기업(?)을 띄워주는 건 제 정서에 맞지 않는 일입니다만, 

 

첫째, 사실 의무 서평없이 막상 받고 나니 마음이 달라지더란 말입니다. 고마운 마음에 푸른지식 

책 중 유일하게 읽은 <공자팬클럽 홍대지부> 서평을 올렸어요. 

둘째, 무릇 애독자는 좋은 책을 발간하는 출판사를 사랑해줘야 해요. 예전 <로지코믹스>를 격한 

감동으로 읽은 후  그 출판사의 <이탈리아 사람들은 왜 음식이야기를 좋아할까>를 사 읽었다고 

자랑하지 않을래요. ^^ 

셋째, give and take가 넘실되는 세상에, 영세한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책을 준다니 이보다 뼈를 

깍는 고통이 있을까요?  책에 대한 자신감으로 그런 이벤트를 했을거라구요?  저의 이런 반응을 

노린 마케팅 술수라구요?  책 3권은 뼈를 깎는 고통이 아니라구요?  역시 날카로우세요. 하지만  

전 이 일에 있어서는 매우 둔감해지고 싶은걸요! 

 

의무 서평도 없겠다, 어디 한번 보자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는데, 완전 유레카였어요. 

책을 읽어가면서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싶더라구요. 

이런 제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저자의 맞춤형 조언을 보고 겨우 땅에 안착했어요. 

 

"협동조합은 기업이다. 협동조합을 한다는 것은 사업을 시작한다는 뜻이다. 월급쟁이가 사업하 

기 위해 사표를 내겠다면, 일단은 말리고 본다. 일반 기업보다 더 어렵다. 고상해 보이는 협동조 

합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돈을 많이 벌기만 하면 협동조합이 아니다. '협동' 항상 의논해서 공동 

의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 

분명한 것은 협동조합 사업을 하려면 꼭 해야 하는 절박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 어려워보이는 협동조합이지만 제겐 두근두근 신세계였어요. 그 얘기가 궁금하세요? 

제발 궁금하셨으면 좋겠어요. 제발이요. 

최근 제 주관심사는 이 책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였어요.  하여, <Work, 워크>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를 썼고, 더 잘 쓰고 싶은 욕심에 <호모 심비우스> <다윈주의 좌파>도 쓰고 싶었 

으나, 빨리 쓰는 게 세상에 좋은 일 하는 것 같아 오늘, 욕심내 봅니다. 

<용의자 X의 헌신>은 왜 썼냐구요? 

무거운 주제로 피곤하셨을까봐, 기분 전환하시라구요. 

아니라구요? ㅠㅠ 

이제 닥치고 시작, 할께요. 

 

저의 가장 놀람은 '협동조합'이 익히 들어본 수많은 브랜드 중에 제법 있다는 것이었어요. 

축구 에프시바르셀로나, 선키스트, AP통신사, 제스프리, 심지어 서울우유, 모두 협동조합이랍 

니다. 

그런 그들의 규모, 경쟁력을 한번 볼까요? 

 

네덜란드의 협동조합 은행인 라보방크는 내부 유보금이 200억 유로, 원화로 약 29조원이래요. 

그래서 2007년 금융위기도 거뜬히 넘겼다네요. 

덴마크의 대니쉬 크라운은 1882년 설립돼 100년이 넘은 전통과 돈육 제품 세계 1위라 하구요. 

알라푸즈, 2011년 매출 7조원,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큰 유가공 업체구요. 

 

그 다음 규모 외적인 부분을 알려드릴께요. 

이탈리아 볼로냐의 협동조합 숫자는 무력 8,000여개래요. 이 지역 사람들의 임금은 이탈리아 

평균 임금의 두 배에 달하고 실업률은 3퍼센트에 불과하대요. 

만약 협동조합이 도산할 경우 다른 협동조합에서 실직한 이를 고용하는 방식으로 고용 불안 문 

제를 풀어가구요. 

즉, 일반 기업은 자본을 위해 이윤을 남기지만, 협동조합은 조합원과 그들의 일자리를 위해 이윤 

 남겨요. 

 

제가 최강으로 감동받은 매력은 협동조합의 기준이었어요. 바로 가치, 윤리, 책임이요. 가령 노동 

윤리를 지키는 거래처와 거래하는 것, 사회적.환경적.윤리적으로 생산되는 물품만 판매하는 스위 

스의 미그로 같은 경우죠. 미그로는 지금까지도 술과 담배, 성인 잡지를 판매하지 않는다네요. 

스위스 인구 700만 명 가운데 200만 명을 조합원으로 둔 미그로에는 글로벌 전략이 없대요. 요즘 

같은 글로벌한 세상에 말이에요. 그 이유를 보니, 답이 걸작이더군요. 

 

"우리는 협동조합이고, 우리의 주인인 조합원이 모두 스위스 사람입니다. 우리는 조합원을 위한 

사업을 벌입니다.  글로벌 전략이 왜 필요한가요?  조합원은 돈을 더 많이 벌라고 요구하지 않습 

니다. 가까운 매장에서 더 좋은 물건을 더 값싸게 살 수 있게 해줄 것을 기대합니다." 

 

이렇게 놀라운 신세계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협동'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약자들의 절박한 상황이 제일인 거 같아요. 절박 

한 상황에서 논의하고 토론하며 1인 1표 원칙을 고수하기에 가능한 일이죠. 

 

그 다음 원가 경영인데요, 일반 기업과 협동조합의 원가가 동일 혹은 비슷할 때, 일반 기업은 자 

본을 위해 이윤을 붙여 판매하지만,  협동조합은 이윤을 판매가격 인하로 활용하거나 농산물 구 

매가격 인상, 노동자 임금인상 등 조합원을 위해 쓴다는 점이지요. 

 

이걸 좀 더 풀어쓰면, 거창한 윤리를 내밀며 소비자에게 착한 소비를 강압하지 않아도, 상품 소비 

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거에요. 

원가에 욕심을 내지 않는 이윤을 붙여 물품을 판매하면,  소비자는 착한 가격과 좋은 품질로 당연 

히 물품을 구매하지요. 만약 소비자가 조합원이라면, 배당이라는 착한 마일리지를 받게 되니 계속 

물품을 구매할 수 밖에 없는, 선순환 구조 말이에요. 

게다가 서로가 서로를 위해 협조하는, 우리나라로 치면 두레정신과 같은 소중한 선물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니,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요? 

 

이런 협동조합에도 약점은 있어요. 

이 책에서, 실패한 사례와 자본조달의 어려움 (자기자본 이익률이 좋지 않으니 자본조달이 당연히 

어려워요),  더딘 의사 결정,  최고 급여를 최저 급여의 6~9배로 제한하는 규정이 있어,  고급 인재 

확보에 불리하다는 단점을 언급하고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약점은 조합원에 의한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통제라는 점이지요. 자본에 의한 통제 

는 쉽지만, 모래알같이 흩어진 1인 1표 조합원의 협동은 말처럼 쉽지 않아요. 절박한 상황과 높은 

기업정신이 있어야 가능하죠. 그렇지만, 그 약점만 넘어선다면 행복한 세상을 선물받을 수 있으리 

라 믿어요. 

 

이 책 마지막에 우리나라의 현 주소도 나온답니다. 

2012년 12월 1일부터 협동조합 진영이 그토록 원했던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고, 농협, 원주, 

한살림, 아이쿱 등 얘기가 깨알같이 나와요. 

 

주주가 없어 주주배당하지 않고 조합원이 소.유.하는 협동조합, 가슴이 두근두근 거려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부자가 되고 싶은가요? 골고루 잘 사는 사회 & 좋은 가치가 좋은가요? 

둘 다 되면 정말 좋을텐데요. 핫핫 

 

협동조합이 많은 이에게 영감을 주는 곳이 되면 좋겠어요. 남녀노소, 생산자, 소비자 모두에게요. 

이 소망으로, 연결이 매끄럽지 않지만 문장 두 개를 소개할께요. 

 

"바르게 살고 싶은 우리 이웃의 젊은이가 있다. 그렇다고 시민단체의 봉사 활동을 평생의 직업 

으로 살고 싶지는 않다. 평범한 기업체에서 일하면서 적당한 수준의 급여를 받고 싶어 한다. 정 

직한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고, 고객들에게 정직한 기업이면 좋겠다. 보수를 더 많이 받기 위 

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한발 빠른 승진을 위해 동료의 사다리를 걷어차야 하는 회사라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이런 젊은이가 선택할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협동조합에서 일하면 절대 백만장자가 될 수 없습니다. 협동조합은 여럿이 함께 소유하고 있으 

니까 이윤이 한 사람에게 돌아가지 않거든요. 만약에 내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었다면 협동조합 

에서 일하지 않았을 거에요.  

가치와 자부심은 내 급여의 일부에요." 

 

협동조합은 사회적 기업이 아니에요. 자선, 기부하는 곳도 아닌 분명 기업입니다. 이익과 자본의 

힘이 아닌 논의와 협동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곳이기에 일반 기업보다 분명 어렵대요. 

 

어렵다해도, 힘들다해도 불가능한 건 아니쟎아요. 

우리 한번 꿈을 꿔봐요.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나요?   

 

 

읽은 날  2012. 8. 2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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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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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이 책이 일본에서 유명하다길래 보게 됐다. 일본 미스터리 소설사 이래 최초로 3개 부문 베스트 

1위를 기록한 초유의 화제작이자, <백야행> <레몬>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2006년 작품이 

다. 

 

한 모녀가 중년의 남자를 살해한다. 그녀를 사랑해 온 옆집 수학교사는 그녀를 위해 범행사실을 

은폐하며 모녀를 도와준다. 수학교사, 이시가미가 용의자 X이다. 

이 소설의 주요 인물은, 전 남편이 계속 돈을 갈취하고 괴롭혀 우발적으로 살인한 야스코, 그녀를 

도와줌이 지나쳐 헌신에 이르는 옆집 수학교사 이시가미, 그리고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와 이시가 

미 대학 동창인 유가와다. 

 

추리소설답게 이 책 또한 재미있다. 가독성도 뛰어나다. 

출판사가 제공하는 서평을 인용하면, 

 

"<용의자 X의 헌신>은 일본 추리소설에서 흔히 보여지는 잔혹함이나 엽기 호러가 아닌 사랑과 

헌신이라는 고전적이며 낭만적인 테마를 따르고 있으며, 미로처럼 섬세하게 얽혀 예측하기 힘든 

사건 전개와 속도감을 더하는 구어체 진술로 주제를 잘 풀어나가고 있다." 

 

딱히  딴지를 걸만한 내용이 없다. 출판사 서평 그대로이다. 

 

이 책을 보면서 생각한 것은 '헌신'에 대한 것이었다. 

수학교사 이시가미가 삶의 허무를 감당하기 어려워 자살하려던 날, 옆집에 사는 야스코의 방문을 

받는다. 그녀의 방문으로 그의 자살은 무위로 끝나고 그날 이후 그의 짝사랑이 시작된다.  

야스코는 전남편 괴롭힘에 못이겨 우발적으로 그를 살해하고, 이를 알게 된 이시가미는 증거인멸 

과 알리바이를 용의주도하게 이끌어간다. 

그러다 동창 유가와의 등장으로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었던 것을 감행한다. 즉, 살인사건과 야스코 

를 완전히 분리시키기 위해 이시가미 자신이 제2의 살인을 저질러 사건을 마무리 시키고, 감옥행 

을 자처한 것이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살인까지 했다. 

타인을 위한 그러한 헌신이 가능할까. 

살인까지 저지른 그의 행동을 헌신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그는 '헌신'이라지만, 야스코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녀는 이시가미의 짝사랑도 몰랐다. 짝사랑에서 시작된 헌신은 의도가 전혀 없었다해도 그녀의  

인생을 옭아맬 것이다. 그녀는 자신을 위해 살인까지 한 이시가미를 외면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 

으리라. 그의 '헌신' 앞에 야스코는 더 이상 자유로운 존재가 아니다. 

 

'헌신'과 진실은폐, 어느 것이 더 옳을까. 

만약 이시가미가 '백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천재'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수학에 대한 즐거움이 

사라져 삶의 낙이 없는 상태가 아니었다면, 그런 헌신을 택하지 않았으리라. 소소한 일상의 행복 

이 사라진 그의 삶은 야스코의 갑작스런 방문이 없었다면 벌써 끝났을지도 모른다. 삶의 의미가 

야스코로 바뀌었기에 살인까지 한 행동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겠다. 

 

그렇다해도, 나는 그런 헌신보다 진실을 택하고 싶다. 

그런 헌신을 받기보다 묵묵히 죄값을 택하고 싶다. 

그러나,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닥쳤을 때, 이성을 따르게 될지, 감성을 따르게 될지, 길고 긴 인생사 

무엇하나 쉬 장담할 수는 없겠지. 

 

영화화한 이 작품에 대한 평도 좋더군. 

 

읽은 날  2011. 8. 13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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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온 이사람에게도
존 러스킨 지음, 곽계일 옮김 / 아인북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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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존 러스킨> 

 

존 러스킨(1819~1900) 이름을 알게 된 건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에서였다. 데생에 

대한 인상적인 문구만 기억했지, 그가 경제학자인 줄은 몰랐다. 

이 책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에 경제학자로서의 존 러스킨의 생각이 잘 담겨져 있는데, 

'영혼있는 사람을 위한 경제학', '사랑, 정의를 포함한 경제학'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이 책을 보니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와  Crimethinc의 <work, 워크>가 연상 

된다. 예를 들어 동일 노동에 대한 임금의 평등화, 부는 오직 불평등과 격차에 의해서만 발생한 

다는 것이 그러하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류의 오랜 세월동안 어느 사회든지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이 있기 

마련인데,  지배계층에게 권위를 부여하여  보다 뛰어난 두뇌와 사리분별을 통해 피지배계층을 

이끌며, 때로 필요하다면 강제력마저 동원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유익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에 대한 방법은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인데,  그가 생각하는 정의는 이렇다.   첫째로 정의는 

부가 소수에게 편중될 때 발생하는 호화사치를 방지하고, 둘째로 인간의 도덕성에 미치는 부의  

영향력을 절감시키는 것이다. 

 

또한, 현명한 소비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현명한 생산보다 훨씬 고난이도의 기술이라 한다. 

국민 개개인이나 국가에게 물어야 할 핵심 질문은 결코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는가?' 가 아니라 

'그 돈을 무엇을 위해 쓰는가'라는 것이다. 

 

"한 사람이 무언가를 소유하면 다른 사람은 그것을 소유할 수 없는 법,  그리고 어떤 종류든지 

사용되고 소비된 모든 물건에는 그만큼 누군가의 생명력이 소비되는 법, 그래서 그 결과로 생 

명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되거나 더 풍성하게 누리게 된다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성공한 소비 

가 되는 것이다.  반대로 생명을 약화시키거나 살육했다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소비가 

되는 것임을 늘 명심해 두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이렇게 옳은 경제학자의 주장이 왜 주류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교과서에서 본 경제학자 중 존 러스킨의 이름은 없었고, 일찍이 19세기 말 이런 주장이 있었으 

나 세상이 주목한 경제학론이 왜 아니었나 하는 점 말이다. 

 

그건 아마도 세상을 쥐고 흔드는 그들에게 존 러스킨의 주장은 귓등을 스치지도 않는 그저 변방 

의 목소리였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권좌를 오랫동안 유지시켜 줄 주장만 취사선택해 그들에 

게 유리하게 조작했을 것이다. 

공리주의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교리로, 아담 스미스가 자유시장체제 운영에 꼭 필요하다 

여긴 윤리는 무시하고 '보이지 않는 손'만 채택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존 러스킨은 틀렸다. 

욕망의 전차를 멈출 줄 모르는 지배계층에게 '정의'와 '생명'의 경제학을 설파했다는 점에서 말이 

다.  일찍이 올바른 경제학자로서의 길을 걸었으나, 그의 주장이 해변 모래알 취급을 받는 이상한 

세계에서 말이다. 

 

지배계층을 교화(?)시키는 게 빠를까? 피지배계층에게 냉정한 현실을 설파하는 게 더 빠를까? 

하여, 좌파 혹은 진보라 불리는 이들은 '교육'과 논리를 중히 여긴다.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의 한 대목처럼 말이다. 

 

"처음 만난 상대 앞에 재무계획서와 신혼방 설계도를 딱 꺼내놔. 그리고 입주할 주택의 입지 조건 

과  구입할 차량의 대출 조건 및 주변 교육 환경의 우수성에 대해 부동산과 금융, 교육 전문 용어 

를 섞어 진지하게 프레젠테이션하지. 그런 다음 건조한 표정으로 바로 결혼하재. 만약 나와 결혼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이 속물이라 더 큰 집과 더 큰 자동차에 넘어간 방증이라며. 

그걸 당한 상대는, 당신이 나쁜 사람 같지는 않은데, 당신 패션부터 좀 후줄근한 것이 촌스러운데 

다 자료는 열심히 준비는 한 것 같지만 뭔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하겠고, 결정적으로 내가 당신에

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게 왜 내가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일이냐며 일어나 떠나버려. 남겨진 

진보군은 자기 프러포즈가 실패한 요인을 열심히 분석하다가 입지 조건과 대출 조건의 우수성을 

다른 경쟁자들보다 선명하게 부각시키기 못했기 때문이라고 혼자 결론 내리지. 그렇게 연애 한번 

못해봤으면서 꼭 결혼할 거라고 혼자 다짐을 하지. 20년 후에. 아. 슬퍼." 

 

'사실 우리 손에 쥘 수 있다고 믿는 확실한 것들엔 늘 불확실함이 따르기 마련이고, 궁극적으로 

우리 손에 쥐어지는 것들은 결국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 뿐'이라 말하는 존 러스킨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어 기쁘다. 

이 책을 읽고 또 하나의 질문이 생겼다. 

올바른 생각과 가치관이 이 세상의 주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읽은 날  2012. 7. 2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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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 Work - 열심히 일하면 어디까지 올라갈까?
CrimethInc 지음, 박준호 옮김 / 마티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work, 워크, 열심히 일하면 어디까지 올라갈까, Crimethinc>

 

'독자를 불편하게 하는 책이 좋은 책'이라 한다.

이 책 <work, 워크>는 그런 점에서 좋은 책이지만, 그런 장점이 잠자고 있던 모든 무감각을

구석구석 명중시켜 그 아픔에 숨을 쉬기어렵다. '일', 현대인에게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인데,

그것의 속성 중 한 면만 부각시킨 이 책은 무척 읽기 힘들다.  무릇 양면을 골고루 보는 것이

옳은 일이나, 한 면을 깊게 보는 것이 때로는 우리 현실을 냉정하게 보게 할 것이다.  우리를

성장, 발전시키는 '일' 대신, 우리를 옭아매는 족새로서의 '일', 그 얘기를 들어보자.

 

우리는 일을 한다. 청년과 실업자들은 일을 하고 싶어 하고, 지금 일을 하는 사람은 계속 하기

를 원한다. 그러한 '일', 정확히 무엇을 생산할까?

'수십억 개의 일회용 젓가락, 2년 내에 버려질 노트북과 휴대폰, 방대한 쓰레기, 쌓여가는 클

로로플루오로카본....'을 더 싸게 생산한다. 그러한 일은 지구 상에 더 싼 인력을 발견하면 즉

시 공장을 닫게 한다. 이쪽 사람들은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다른 동네 쓰레기통은 차고 넘친다.

 

자연 파괴, 탐욕의 증진, 넘치는 쓰레기, 이렇게 비싼 대가를 치르면서도 우리는 일을 한다.

왜일까? 누구나 답을 알고 있다. 일하지 않고는 생존할 방법이 없고 우리는 사회에 섞여 살고

싶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본주의가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의 모든 일상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뜻일까, 그건 바로 우리 삶이 죽을 때까지 계속 점차적으로 좋아지지 않는다는 거다.

피고용자들이 임금협상에서 승리하면, 땅 주인들은 세를 올릴테고, 환경보호 법률이 제정되면

기업들은 다른 돈벌이를 찾아 나선다.  저항이 자츰 속도를 내면 이미 정황은 다르게 변질되고

저항의 원천은 말라버린다.

 

책 초반부터 낙관적 기대, 희망의 불씨에 한 양동이 차가운 물을 쏟아붓는 이 책은 룰렛이 연상

됐다. 룰렛 주위, 빈곤한 주머니에 어리숙한 눈알을 뒤루룩 굴리며 이번에는 되겠지 어설픈 기

대를 갖지만,  매번 바람을 가르는 현란한 기술에 깜짝 놀라고 내 가난한 양식을 스윽~ 강탈당

하는 것을 매번 모른다. 방금 뒤집어 쓴 차가운 물이 궁색하다.

 

'재벌'이라는 룰렛 카드를 내밀자 '대표가 이윤 추구를 최우선 과제로 삼지 않는 순간, 그의 회사

는 즉시 더 잔혹한 경쟁자로 교체될 것이다' 파바바~팍팍 공중분해된 답이 쏟아진다.

'정치가들'이라는 룰렛 카드에 '좌파, 우파 좌우지간 둘 다 권력이 엘리트 손에 집중되는것일 뿐'

이라 한다.

음, 그래. 이 정도는 예상하는 바이다.

 

'교육'이라는 카드를 내민다.

"남아도는 인력을 어쩌면 좋은가? 한 가지 해결책은 그들이 노동시장으로 나오는 시점을 늦추는

것이다. 오늘날 야망 있는 노동자들은 더 공부하고 경력을 쌓고 이력서에 한 줄 더 쓰는 일에 어

느 때보다 열성적이다.  이런 현상은 해고와 실패를 개인의 탓으로 돌린다.  교육을 더 받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부와 권력을 열망할수록 그럴 듯한 일자리에 어울리는 스펙을 갖추기 위해 수천 또는 수만 달러

를 써야만 한다. 이 올가미가 정교한 형태의 노예계약이다. 노동자들의 학력이 올라갈수록 고용

주는 더 까다로워진다.  경제가 죽 끓듯 바뀌니, 노동자들은 계속 학교를 들락거려야 한다. 오늘

날 모두들 학업은 투자라고들 말한다."

음, 그래. 나도 이 내용은 안다.

 

룰렛 위 보이지 않는 이가 어깨를 내밀며 말한다. 지금까지 버텼다고? 그래 한번 맛 좀 보라며.

 

"부자들은 설거지를 시키기 위해 하인을 고용했지만, 오늘날에는 그 자리를 식기세척기가 대신

하고 있다. 기술이 우리를 가치 없는 존재로 만들었기에, 우리는 경쟁력을 갖기 위해 더 싼 임금

을 받아들여야 한다. 인간소외에 기반을 둔 사회시스템은 인간을 끊임없이 일하게 만든다.

 

이주노동자? 밀입국을 막을 권리가 없는 것일까?

헛소리다. 어디든 경제는 똑같다. 국경은 인간을 더 잘 착취하기 위해 작동한다. 죄수들의 유배

지로 시작한 호주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고향땅이 식민주의자들에게 약탈당한 사람들이 또다시

약탈당하기 위해 식민주의자들의 집 앞으로 찾아가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가사노동, 섹스산업, 군인, 경찰, 사설경비원, 감옥, 실업과 노숙, 생산, 소비, 미디어, 금융, 투자,

빚, 은행, 과세, 연구와 개발, 의약품, 종교, 정의, 공해, 지구온난화.....어떤 카드를 내밀어도 무

참하다.

'금융, 투자' 카드에는 <불편한 경제학>이, '의약품' 카드에는 <현대 의학의 위기>가, '정의'에는

<헌법의 풍경>, 그리고 <우리가 잘 못 산게 아니었어>...챕터마다 어느 책에서 읽었음직한 내용

이 거칠게 들어가있다. 아니라 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 이미 희망의 불씨는 꺼졌고 어떻게든

살리려는 노력은 무참할 뿐이다.

룰렛, 가진 종자돈, 1원짜리 동전, 모두 다 털렸다.

 

이렇게 우리를 답답하게 하고 출구마저 폐쇄시키는 그들은 누구인가? 국가의 수반? 재벌? 모두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의 '경제'다. '경쟁자들이 자기 이익을 쫓아 행동했을 뿐인데,

집단으로 확대하면 개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무력화되는' 시스템이다.

수직적 협력과 수평적 갈등(또는 수평적 경쟁과 수직적 복종)을 통해 더 많은 권력자의 이익을

존중하는 반면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경쟁하기 때문에 작동되는 구조다.

 

우리는 개인적 열망과 개성을 포기한 채 잠재적인 자본가가 우리의 미래인양 생각한다. 이 빈곤

한 삶이 우리 것이 아니라며, 그럴리가 없다며, 우리 비용으로 세상을 지배하고 이익을 얻는 척

하기로 했다고? 설마! 그럴리가 없다며 머리를 흔들지만, 여전히 우리는 동료와 경쟁하고 상사

(혹은 상위 계급)과 갈등하며 일하고 있다.

협력적 경쟁을 하면 금빛 찬란한 미래가 우리 것이라는 말에 고개 끄덕이지만, 사실 그 미래는 '

자본', '경제'의 것이다. 숙주인 인간들을 옮겨 다니면서 세상을 지배하는 시스템의 것이다.

 

그 시스템은 자본가들, 착취당하는 자, 배제된 자로 구성되 있다. 자본은 부를 만들어 내지만 더

많은 가난도 만들어 낸다. 왜냐하면 한 사람이 축적할 수 있는 부에는 한계가 없지만, 한 사람이

착취당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꿈꾸는 상위 1% 억만장자 뒤에는 무수

히 많은 가난뱅이가 그림자처럼 있다.

 

진도가 나가지 않는 독서, 답답한 가슴, 내가 있는 이 세상이 짐 캐리의 '트루먼 쇼'가 아니고 무

엇인가!

도대체 저자는 독자를 이렇게 답답하게 해놓고 어떻게 해주려는 것인지!

 

저자 Crimethinc는 자본주의 파국이 보인다며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저항하며 근본적인 변화 -

사유재산제를 부수라 권유하고 있다. 끊임없이 전략과 전술을 바꿔 사람들에게 널리 퍼질만한

싸움의 방식을 찾고, 긴 투쟁을 준비하자 얘기하지만 그저 답답해질 뿐이다.

나는 여전히 쳇바퀴에 갇힌 다람쥐, 트루먼 쇼의 짐 캐리다.

착취당하는 자, 배제당하는 자가 어떻게 되는 그들의 대화는 계속 이어진다.

 

"미국 비즈니스맨 : 하지만 당신네 사회는 비리 투성이 아니오? 매번 공무원들에게 뇌물 먹이

                         지 않소?

 

 중국 미즈니스맨 : 비리? 우리나 당신네나 시스템은 똑같지만, 우리가 더 민주적이오. 우리나

                         라에서는 누구든 필요에 맞게 '로비'를 할 수 있소. 당신 나라의 시스템은

                         관료적이라 엄청난 부자만이 정치적인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소?

                         내 장담컨대 로비 비중이 적어도 당신네 국내 총생산만큼은 될 것이오."

 

그들의 대화 속에 착취당하는 자, 배제된 자는 여전히 건재하다.

 

 

읽은 날  2012. 7. 15    by  책과의 일상

http://blog.naver.com/cji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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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신공 - 손자병법에도 없는 대한민국 직장인 생존비책
김용전 지음 / 해냄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직장신공, 김용전>

 

신입사원 시절, 회사다니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주5일 근무가 아니었던 그 시절, 일요일 쉬는

게 불만이었고  수능시험으로 출근시간이 늦춰져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직장동료들이

늦춰진 시간에 맞춰 출근하는게 이상할 지경이었다.

 

세월이 흐르자 교과서가 세상인 줄 알았던 순진한 신입사원은 더 이상 출근이 즐거워지지 않았

다.  회사의 요구로 자신의 양심을 버린 결과가 되었던 어느 날,  양심이 찔려 식사를 못한 적도

있었지.

세월이 흘러 회사와 소비자 이익의 아슬아슬한 교차점, win-win 지점을 찾아내는 방법을 터득

하게 됐으나, 단어조차 생소한 검은 백조, 블랙 스완의 출현은 모든 것을 한방에 무너뜨렸다.

 

사람은 어려움을 겪어봐야 진면목을 안다고 했던가.

아, 사람이 아니라 조직,이다. 조직에게 인품, 아니 조품(組品)이란 있을 수 없다. 생존과 이익이

있을 뿐이다. 그 조직의 생존 앞에 조직원의 안위 따위는 명함을 내밀 수 없었다.

위기의 순간, 평소 열심히 일한 직원은 소비자의 민원에 편할 틈이 없었고, 평소 소박히 일한 직

원에게 위기는 딴나라 일인 법이다.

들락거린 법원과 경찰서, 오밤중과 새벽을 가리지 않는 4개월 문자협박, 그리고 나 자신을 지키

기 위해 구입한 호신용 gas 스프레이.

아마도 나는 '사기성'이 강한 사람인가보다.

아,마,도.

..............!!

 

또 세월이 흘러 큰 계기, 소소한 이유와 핑계가 켜켜히 쌓여, 과거야 어찌됐든 지금의 나는 '암반

수족'이다. 이 책,<직장신공>의 저자 김용전이 말하는 암반수족은 직장에 불만이나 힘든 일이 있

어도 바위 밑을 흐르는 물처럼 소리없이 참아내며 그냥 살아가는 사람이라 한다.

아니 어쩌면, '나토족' No Action, Talking Only 일지도, '다운시프트족' (자기가 처한 현실을

부정해봐도 소용없기 때문에 체념하고 받아들이려는)일지도 모르겠다. 어찌됐든 말이다.

 

암반수족이든 나토족이든 다운시프트족이든, 내 상황이 '직장신공'이란 단어와 조화되지 않는

터라 오히려 더 읽어 보고 싶었다. 지금 내게 '직장신공'은 새로운 분야(?)니까.

 

이 책의 저자 김용전은 한 교육 기업의 단칸방 창립 멤버로 시작해 연매출 3,000억대의 대기업

을 만들며 30대 이사로 승진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어느 날 20여 년간 청춘과 인생을 바쳤던 회

사에서 이유도 모른 채 나이 쉰에 토사구팽 당한다. 그 후 '회사는 정의구현사제단'이 아니라는

뼈아픈 깨달음을 얻고, 직장이라는 비정한 무림강호에서 홀로 싸우는 후배들을 위해 KBS라디오

에서 '직장인 성공학'의 인기코너를 담당하고 있는데,  그 코너의 100여회가 알차게 추려진 게

이 책이다.

이론과 실전, 어느 것하나 부족함 없는데다 수많은 상담사례까지 더해진 그의 입담은 속이 꽉꽉

찬 커다란 열매다. 베어무는 부위마다 다른 맛과 풍미를 주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번지르르한

이론이나, 현실과 다른 실전이 아닌, 그야말로 맞춤형 '대한민국 직장인 생존비책'이다.

 

이 책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초식 진심직설 眞心直說                 나는 대한민국 직장인이다
2초식 불가근불가원 不可近不可遠     상사의 오른팔은 안전핀이 아니다
3초식 청출어람 靑出於藍                 부하는 그대 성공의 텃밭이다

4초식 오월동주 吳越同舟                 경쟁하면서도 때로는 함께 가야 한다

5초식 도광양회 韜光養晦                  이직 첫 계명, 333검법을 써라

 

이 중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부분은 불가근 불가원, 바로 상사와의 관계다.

상사 대하기 입사 연차별 맞춤형 전략, 내 할일 다 하는데 괴롭히는 상사, 무능하면서 자리만 차

하는 상사, 총대메기 전략, 상사의 비리....대개 어느 직장에나 있음직한 내용이 빼곡하다.

그 중 지금 내게 가장 적합한 문구는,

 

"당신 앞에서는 비정하고 거대한 상사이지만, 그도 결국 똑 같은 사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신에게 엄한 척하지만 사실은 당신을 유심히 지켜보며, 당신의 성장을 속으로 기뻐하는 숨은

흑기사일 수도 있다." 이다.

 

회사 내 제법 센 권력과 카리스마, 그 뒤에 보여지는 '떼 쓰는 남자아이'가 바로 내 상사다. 상사

뒷담화 대상은 늘 '떼 쓰는 남자아이'인데, 이제는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권력과 카리스마를 유

지하기 위해 애를 쓰는 '떼 쓰는 남자아이'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부하직원에게 유치한 떼를 써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그도 결국 같은 사람인 것이다.

설령, 비정하고 자기만 아는 상사라 하더라도 그를 같은 사람으로 보는 시각, 그 지점이 상사와

의 관계, 그 출발점이다.

 

산뜻한 출발로 상사와의 관계가 좋다면 불가근을 유념해야 한다. 상사는 부하에게 파악되면 안

되는 존재,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라는 것이다. 가령,

 

"내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부하가 파악한 상사의 진실은 완벽한 진모를 파악한 것이 아닐 확률이

상당히 높다. 그러나 반대로 위에서는 아래를 거의 완벽하게 읽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상사를 평하는 데서는 항상 겸손하고 신중하면서 말을 아껴야 한다. 그리고 가급

적 상사와 겨루는 일을 삼가라고 말하고 싶다. 부하는 대부분 총이 한 자루인데 반해 상사는 총이

두 자루일 뿐만 아니라, 서랍을 열면 거기서 미사일이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현실성을 소개한다.

저자는 마지막 도광양회 부분에서 대기업 인턴과 중소기업을 고민하는 청년에게 중소기업의 장

점을 쫙~ 얘기해주고는 대기업 인턴으로 가라고 조언한다.

원론적인 내용과 실제 상황이 다르기도 하지만, 상담 요청자의 심리까지 감안한 현실적인 조언이

라는 점이 이 책의 최고장점이다.

 

길이 단단히 들어버린 나는야 암반수족.

계속 암반수족을 고집, 할까?

이 책은 고집쟁이를 고민하게 하고, 허공에 뜬 두 다리를 붙잡아 지상에 붙여놓는다.

언젠가 물길을 바꾸든, 물길을 확장하든, 물길이 메말라버리든 뭐, 언젠가 결딴이 나겠지.

 

 

읽은 날  2012. 7. 24    by 책과의 일상

 http://blog.naver.com/cji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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