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말하는 몸 1 - 몸의 기억과 마주하는 여성들 말하는 몸 1
박선영.유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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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싫다. 지금 몸무게에서 15킬로 정도 감량하고 싶다. 뭘 위해서? XS사이즈 옷을 입고 다리 맵시가 드러나는 짧은 치마를 입기 위해서… 텔레비전에 나오는 수많은 빼빼마른 몸들을 보면서 부러워한다. 그리고 항상 실패하는 다이어트로 내 자신을 더 싫어하게 된다. 나 자신과의 약속도 못 지키는 사람….
내 몸을 사랑하는게 이렇게 힘든 일이라니. 그리고 이런 일은 여성에게 더 많이 일어난다. 거식증 환자의 비율도 여성이 월등히 높고 다이어트에 목매는 사람들도 거의 여성들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 세상에는 이렇게 다양한 몸이 있는데, 나는 왜 삐쩍마른 몸만 멋진 몸이라고 생각한걸까…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사는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형사 법정에서 잘못했다고 말하지만 피해자에게는 절대 사과를 안 하는 경우도 있어요. 판사한테만 반성문을 내는 거죠. ‘나는 형벌을 좀 깎을 생각은 있지만 실은 별로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에요. 피해자 입장에선 그런 속내가 다 보이기 때문에 가해자를 어떤 방식으로든 처벌받게 만든다고 해도 그게 진정한 치유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형사재판은 기본적으로 가해자와 국가(검사)의 싸움 구도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법정에서 진술할 권리는 있을지 모르나 사법 절차 자체가 피해자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설계된 것은 아니다.

거울 속 자기 모습을 낱낱이 혐오하는 여성들이 무수히 많을 텐데, 길거리에서는 어쩜 이렇게 절망의 내색 하나 느껴지지 않는 걸까요?

젠더 문제와 관련해 정치권에서 보이는 반응은 두 가지에요. 어떻게 하면 아무런 갈등도 일으키지 않고 잘 피해갈까. 그런 생각을 하는 정치인들은 발언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에 성폭력은 사라져야 합니다"와 같이 누가들어도 동의할 법한 이야기를 하죠

그런 성 구매 남성들은 직장에 가서도 여성 동료들을 성매매 여성과 똑같이 취급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들에게 여성이란 성적 취향의 대상, 스트레스 해소용이니까요.

사람인데 내가 실수할 수도 있지, 이런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기 자신에게 너그럽고 여유로웠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제가 사회적 미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저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면 어떤 체형이든 상관없는 것 같아요

역사에 설치된 휠체어 리프트가 얼마나 위험한지 몰라도 하루를 사는 데 지장이 없는 비장애인처럼, 무언가를 알지 못해도 그게 삶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보통 우리는 그걸 ‘특권‘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렇듯 몸이 품은 말을 찾아내고 싶었던 게 아닐까. 몸이 품고 있는 말. 그 말을 내가 느낀 그대로 전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그 사람을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냥 옆에서 있어만 주는 사람, 경청하는 사람이에요.

사회는 재생산에만 관심을 가지고, 아기를 살리는 게 먼저더라고요. 의학이 여성의 몸을 정말 ‘아기 캐리어‘로만 여긴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고통을 얕보지 않고 또 과장하지도 않고 정확하게 접속해서 듣는 일의 어려움을 생각한다. 언제나 있는 그대로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고 싶어서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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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내가 있는 곳
줌파 라히리 지음, 이승수 옮김 / 마음산책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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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파 라히리 책을 우연한 기회에 오디오북으로 듣게 되었는데, 굉장히 좋았다. 언젠가 책으로 꼭 읽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찾아보니 그는 이탈리아어를 공부하여 이탈리아어로도 책을 냈다고 한다. 이 책도 바로 그 책 중 하나이다. 외국어를 공부하고 글을 쓴다는 것, 그것은 참 황홀한 일이다. 나에게 익숙치 않은 언어로 더듬더듬 사전을 찾아가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을 발굴해 내고, 그것이 정말 모어 화자에게 잘 전달 되는지 조마조마하는 기분... 

이 책은 라히리의 일기장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낯선 곳에 가서 느낀 점을 촘촘하게 기록했다. 혼자여서 홀가분하지만 혼자여서 가끔은 쓸쓸한 마음을 잘 포착했다. 그가 가는 곳, 보는 곳, 만나는 곳, 먹는 곳 등은 꽤 세련된 곳이다. 이런 삶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녀의 모든 말과 모든 폭로가 내게 상처를 줬다. 하지만 인생이 산산조각 나는 동안 난 홀가분해지는 걸 느꼈다.

나에 대한 엄마의 집착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내가 보는 시각에는 관심이 없다. 내게 진짜 외로움을 가르쳐준 것은 바로 이 격차다.

이 홍수 같은 물건들은 모든 것의 실종을 생각나게 하지만 존재의 진부하고 완고한 흔적 역시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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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100일 글쓰기 곰사람 프로젝트 - 더 이상 글쓰기가 두렵지 않다!
최진우 지음 / 북바이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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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간 묵묵히 쓰면 글쓰기 실력이 좀 올라갈까? 이 책에는 100일간 이 여정을 거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100일 다 쓰고 나서 더이상 글 안 쓰는 사람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왠지 나도 저렇게 될것 같아서.

적어도 100일간 뭔가를 했다는 달성감은 얻을수 있지 않을까? 내게 시급히 필요한 것은 정해진 시각에 의자에 앉기, 그리고 글쓰는데만 집중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아침이 가장 좋은것 같긴 한데, 엄두가 잘 안 나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참 힘들어서... 그리고 글쓰기 모임을 만드는게 참 좋다고 하는데, 내가 막상 나서서 팀을 꾸려보려고 하니 막막하기도 하다. 우선 혼자서 한번 해볼까...

이들의 글쓰기 열망은 뜨겁지만 실천 온도는 차갑다. 글쓰기를 동경하거나 열망하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글쓰기를 잘하는 사람은 드물어 보인다. 실천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시간, 몰입뿐만이 아니라 버티는 힘, 산출을 위한 끊임없는 투입 등이 필요하다. 글쓰기는 에너지 공급을 부단히 해줘야 하는 노동이다.

시간 관리 실패, 글감 부족, 단기간에 글쓰기 실력을 키우려는 조바심, 회의감 등 100일 완주를 방해하는 요인은 너무도 많다.

각성과 꾸준함으로 무장한 매일 매일의 성실함만이 목표 달성을 담보한다. 그것을 우리는 습관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안착된 습관은 나름의 반복된 규칙에서 사유를 만든다.

힘 빼고 쓴 글이 오히려 묵직한 울림을 낳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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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 잊지 않으려고 시작한 매일의 습관, 자기만의 방
김신지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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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를 꾸준히 재미있게 하기. 하지만 꾸준한게 제일 힘들지… 무엇보다 여행 갈 때 새 노트 사서 거기다가 글을 쓰는건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당장 다음주에 갈 여행에서 실행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나도 5년 다이어리 썼었는데, 이사하면서 버렸다. 과거와 작별하고 싶어서였을까. 그 많은 시간을 복기하는게 뭔가 미련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5년간 전혀 발전이 없어 보이는 나를 확인하는게 괴로웠다… 그럼에도 다시 기록을 하는게 좋을 것 같다. 그냥 내 삶이 뭔지 조금이라고 의미를 찾고 싶다.

매일 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 그건 훗날 돌아볼 기록이 과거를 반성하게 해주어서가 아니라 현재에서 나와 마주 앉는 시간을 꾸준히 보내기 때문일 거예요. 그리고 그 시간은 인생에서 내게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 쓸데없이 힘을 빼지 않도록, 반대로 내게 중요한 것들은 지키며 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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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삐삐언니는 조울의 사막을 건넜어 - 아파도 힘껏 살아가는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이주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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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질병 서사를 자주 찾아 읽게 되었다. 나도 건강이 안 좋아져 누군가의 돌봄을 받아야 할 날은 분명 올 것이고, 그 전에 어떤 요인으로 잠재되어있던 우울증이나 조울증에 걸릴지도 모를 일이다.
자신에게 정신병이 있다는 것을 납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는 내가 왜 이런 병에 걸렸고, 병에 걸렸다는 것을 자극했을 때는 어떤 심정이었는지, 주변 사람들은 어떤 반응이었는지 꼼꼼히 기록하였다. 성적을 잘 받기 위해 밤낮으로 공부하는 일은 모든 청소년에게 심한 외상을 남기는것 같다.

내 경험으로 보자면, 무조건적인 이해와 공감을 해주기보다는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정확하게 인지하도록 도와주는 게 더 중요하기도 하다. 그러나 사리를 구별할 수 있는 상태의 환자에게 인간적 좌절감을 느끼게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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