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무엇이 여자를 분노하게 만드는가 - 무례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페미니즘 심리학
해리엇 러너 지음, 이명선 옮김 / 부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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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가 많은 나에 비해서, 내 여성 친구는 '화내지 않는다'가 모토이다. 데이트 어플에 자기 장점으로 '화 안내는 것'이라고 써 놓을 정도면 말 다했지... 사실 화를 내지 않아서 같이 지내는 나는 매우 편하다. 어떤 실수를 해도 너그럽게 받아줄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 친구 앞에서는 많이 덤벙거리기도 한다. (이것이 나의 성장에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여하튼 나는 그 여성 친구가 화를 내지 않는게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점에 기함했다. 얼마나 호구를 당하시려고 이러지... 그리고 실제로 호구를 당하고 있는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는 그게 자신의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화내지 않음으로서 이너 피스를 지키고 사람들에게도 미움받지 않는 멋진 삶이라는거지. 나는 그런 그녀를 보면서 또 분노한다. 

나의 분노의 근원과 이 분노를 어떻게 다스리면 좋을지 알고 싶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다양한 사례가 나와서 금방 읽었다. 여성들의 종속적인 위치와 미움 받는 일에 대한 엄청난 두려움을 깨닫고 난 후에 분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특히 내 친구. 내 친구 인생에 내가 관여 할 수 없겠지만, 그녀가 분노를 삼키고 분노를 어떻게 해소하고 있는지 너무 궁금하다. 그래서 수동성 공격이 그렇게 많이 나타나는거겠지만.


ps 밑줄긋기 쓰던게 다 날라갔다!!!! 알라딘 진짜 이 오류 좀 어떻게 해주시길. 벌써 몇번째인지 모르겠다. 분노가 차오른다 ㅋㅋㅋ ㅠㅠ

남성과 여성은 모두 ‘비난하는 사람‘이 될 수 있지만 여성들이 더욱 심하게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여성들은 문화적으로 ‘자기 지우기‘와 한 단계 낮은 위치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마음 깊숙이 분노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종속적이니 지위를 인식하고 거기에 직접 저항하는 일은 금기시된다. 또한 관계를 잃게될까 봐 늘 두려움과 죄책감에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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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당신, 왜 사과하지 않나요? - 상처를치유하고 관계를회복시키는사과의기술
해리엇 러너 지음, 이상원 옮김 / 저스트북스(JUST BOOK)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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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고른 것은 단 한가지 이유다. 내가 어떤 사람에게 열받았고, 그 사람은 사과를 했는데, 나는 전혀 분이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내 화를 더 돋구었다. 내가 속이 좁아서 그런것처럼 느껴져 자꾸 내 자신을 탓하고 있었다. 그래서 분명히 알고 싶었다. 무엇이 문제인지. 저 인간이 자신이 잘못한 점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엉터리로 사과를 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증명받기 위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속시원히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명쾌하게 알아냈다.

그 새끼는 지 행동이 아닌 "내 기분을 나쁘게 만들어" 사과한다고 했다. 지 행동을 반성할 기미는 전혀 없었다. 게다가 내가 원하지도 않는데 다짜고짜 전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것만으로도 이 인간의 사과가 얼마나 보잘것 없는 나쁜 사과의 전형이었는지 알았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사과할 일이 있을 때, 실수를 하지 않도록, 되도록이면 그 사람에게 용서를 제대로 구하고 그 사람의 마음이 풀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진정한 사과를 받고 나면 기분이 풀리고 편안해진다. 어떤 분노와 억울함이 있었더라도 눈 녹듯 사라진다. 마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과를 할 때 역시 기분이 좋아진다. 실수나 잘못된 행동으로 어긋났던 관계를 복구했다는 것에 안도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내 행동이 아닌, 상대의 감정에 대해 사과함으로써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나쁜 사과 유형이다.

사과의 목적은 상처받은 상대를 달래고 평화롭게 만들어 주는데 있지, 억지로 다시 만나 자기 입장을 설명하고 죄책감을 줄이는 데 있지 않다.

"모임에서 내가 네 이야기에 끼어들었을 때 당황했다면 미안해"라는 말은 사과가 아니다. 여기에는 책임감이 전혀 없다. 어떻든 사과를 했으니 도덕적으로 우월한 위치를 점했다고 느끼면서,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해버리는 것이다.

"우리 이혼 때문에 네가 그렇게 힘들었다니 미안하구나" (여기서 문제가 된 것은 이혼에 대한 네 반응이야)
"너한테 상처 줄 생각은 전혀 없었어" (난 좋은 사람이고 나쁜 일은 하나도 하지 않았어)
"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단다" (그러니 왈가왈부할 것 없어!)
"내가 잘못한게 있었다면 그게 무엇이든 미안하다" (내가 뭔가 잘못했다면 그게 뭔지 전혀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과할 테니 잊고 살도록 하자)

"당신이 날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었어요"보다는 "당신이 한 짓을 알았을 때 난 비참한 기분이 들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분명하고 자존감도 지키는 발언이다

사과를 하는 입장이라면 인과관계 용어를 사용하면서 당신 행동의 결과와 그것이 상대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분명하게 책임을 인정하라. 이것이 당신 행동이 상대의 상처와 고통을 야기했음을 인정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변화는 서서히 일어난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닌 방향임을 기억하라

거리 두기를 하는 이들이 흔히 그렇듯 "난 떠드는 걸 싫어해"라고 말해왔지만, 실은 거북한 대화에 휘말리기를 두려워했다고 하는 편이 정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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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다른 장소를 살아간다 - 장소 페미니즘프레임 1
류은숙 지음 / 낮은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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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절 공감이 되는 내용의 이야기들이다. 부엌에서, 교실에서, 화장실에서, 광장에서, 장례식장에서, 헬스장에서, 회의장에서 여성들이 겪는 수모와 불편함이 왜 정치의 의제가 되지 않는가. 

류은숙님의 아무튼 피트니스를 읽으면서 이 분의 다른 책도 꼭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차에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바로 빌렸다. 이 분이 열어주신 논의를 시작으로 모든 여성들이 자신이 존재하는 모든 공간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고 있는지 말하는 장이 열렸으면 좋겠다.

말하는 것의 중요성을 일찍이 알고 모든 사회를 회의장으로 만들어 온 것이 여성운동의 역사이다. 여성참정권 운동가 중에 노동 계급 출신이었던 모자 제조공 해나 미첼이 있다. 미첼은 노동운동에서 시작해 여성참정권 운동에 이르게 됐는데, 그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투표권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 겨우겨우 먹고살기 위해서 할 수밖에 없는 힘들고 고된 일을 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다." 미첼에게 투표권은 ‘말할 권리‘이고. 경제 부정의도 성적 불평등도 말에서 시작된다는 걸 뜻한다. - P199

투표권에 머물지 않고 계속 말해 온 여성이 원하는 것은 의사 결정 권력이다. 단순히 배분의 몫을 늘려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배분 자체를 결정하는 권력을 원한다는 것이다. 성차를 차별로 해석해온 틀을 바꾸는 힘, 여성을 의사 결정 과정에서 배제하고 여성의 중요한 문제들을 비정치적인 영역으로 다뤄 온 가치와 규범에 개입할 힘을 원한다. 회의장은 그 힘을 드러내고 행사하는 장이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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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한국, 남자 - 귀남이부터 군무새까지 그 곤란함의 사회사
최태섭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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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페이란 말을 널리 쓰이는 단어로 만들고 다양한 한국 사회의 문제를 조망해온 사회학자가 한국 남자들의 남성성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한국 남자들이 왜 이렇게 된걸까? 언제부터 이모양 이지경이었나? 아니 옛날에는 더 심했나? 

처음에 한남이란 조어를 처음 들었을때, '뭐지? 한남동에서 무슨일이 일어났나? 또 돈 있는 놈들이 한건했나?'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한국 남자의 줄임말이라니... 포복절도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모든 남자를 싸그리 싸 잡아서 하는 말이라 분명 기분 나쁜 사람도 있을터인데, 웃기는건, 기분 나빠 하는 인간들이 제일, 한국 남자 중 "한남"이라 불려도 손색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니들이 더이상 실추될 명예도 없는 한국 남자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는거라고... 알겠니? 

자신이 이 사회에서 어떤 포지션에 서 있는지, 그걸로 상대적으로 더 대접받고 누리고 있는 점이 뭔지 성찰하기 시작하는게, 한남을 탈출하는 첫 스텝이 아닐까. 그러니까 우선 이 책을 읽어 봐야 한다. 책의 내용을 숙지한 후가 모든 논의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런데 한국 청년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놀이 문화들은 여성 혐오를 하나의 주요한 정서로서 공유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앞서 설명한 대로, 실제로 그 영역에 여성이 많지 않다는 점, 그리고 그러한 동성성을 유지하는 것이 그들에게 중요한 원리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 그 이유는 그 안에서 여성이란 성적 대상이자 비난할 수 있는 타자로서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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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언캐니 밸리 - 실리콘 밸리, 그 기이한 세계 속으로
애나 위너 지음, 송예슬 옮김 / 카라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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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작가는 원래 미국 동부에 있는 출판사에서 일하다가 전망이 더 좋아보이는 서부 테크 회사로 이직을 한다. 5-6년전 정도 일하면서 월급은 착실히 올랐고, 출판사보다 수입은 배로 더 받는다. 일을 하면서 코딩을 배울까도 생각했지만 그렇게하진 않았다고 한다. 퇴직하고 자신의 경험담을 쓴 책인데, 이제부터 코딩을 배우고 테크 기업에 취업해 볼까 생각하는 나는 이 책을 예방주사를 맞는 느낌으로 읽었다. 

나도 코딩이나 프로그래밍을 정말 배우고 싶은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뭔가 기술을 익혀두는게 취업에 유리할것 같고, 또 어딜가나 IT 산업은 전망이 밝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니 혹해서 한번 배워보려고 한다. 이 분이 5년에 걸쳐 느낀 점을 나는 5개월도 안되서 때려칠수도 있겠지만.... 

실리콘 밸리 문화에 대해서 어느정도 감을 잡을 수 있고, 세상이 얼마나 웃기고 한심하게 돌아가는지도 여기서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악성 네티즌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인종차별과 여성 혐오와 시대착오적 수사를 버무린 말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팽배한 능력주의와 구심점 없는 업무 방식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문제점은 역사적으로 그것이 보이 클럽이라는 사실이었다.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은 전체의 5퍼센트가 채 못 되었다. 여성을 배제하는 언어가 그 커뮤니티를 지배했다.

인터넷은 집단 성토장이자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는 사람들의 배출구가 되었다.

실리콘 밸리에는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실현할 줄 아는 사람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라는 게 있었다. 그 안에 있으면 무한한 낙관에 사로잡혔다.

남자들은 남자들에게 다르게 반응했다. 남자 이름은 실제의 나보다 더 큰 권위를 행사했다.

패트릭과 그의 친구들처럼 살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이 선택한 삶은 분명 흥미로웠다. 나는 그들의 몰입과 헌신, 스스로 뭘 원하는지 정확히 아는 분별력, 그리고 그것을 소리 내어 말할 줄 아는 당당함이 부러었다. 나는 그런 것들을 늘 부러워했다.

다만 나는 그 남자들과 달리 원하는 것을 똑 부러지게 말하는 법을 배우진 못했다. 따라서 자신에게, 그리고 온 세상을 향해 스스로가 잘났다고 떠벌리는 그 남자들에게 묻어가는 것을 안전하다고 느꼈던 것이다. 그것이 내 안의 불확실성과 소외감과 불안정함을 잠재울 방법이었다.

테크 산업의 대부분은 진보와 무관했다. 그냥 비즈니스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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