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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당신, 왜 사과하지 않나요? - 상처를치유하고 관계를회복시키는사과의기술
해리엇 러너 지음, 이상원 옮김 / 저스트북스(JUST BOOK) / 2017년 12월
평점 :
이 책을 고른 것은 단 한가지 이유다. 내가 어떤 사람에게 열받았고, 그 사람은 사과를 했는데, 나는 전혀 분이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내 화를 더 돋구었다. 내가 속이 좁아서 그런것처럼 느껴져 자꾸 내 자신을 탓하고 있었다. 그래서 분명히 알고 싶었다. 무엇이 문제인지. 저 인간이 자신이 잘못한 점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엉터리로 사과를 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증명받기 위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속시원히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명쾌하게 알아냈다.
그 새끼는 지 행동이 아닌 "내 기분을 나쁘게 만들어" 사과한다고 했다. 지 행동을 반성할 기미는 전혀 없었다. 게다가 내가 원하지도 않는데 다짜고짜 전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것만으로도 이 인간의 사과가 얼마나 보잘것 없는 나쁜 사과의 전형이었는지 알았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사과할 일이 있을 때, 실수를 하지 않도록, 되도록이면 그 사람에게 용서를 제대로 구하고 그 사람의 마음이 풀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진정한 사과를 받고 나면 기분이 풀리고 편안해진다. 어떤 분노와 억울함이 있었더라도 눈 녹듯 사라진다. 마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과를 할 때 역시 기분이 좋아진다. 실수나 잘못된 행동으로 어긋났던 관계를 복구했다는 것에 안도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내 행동이 아닌, 상대의 감정에 대해 사과함으로써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나쁜 사과 유형이다.
사과의 목적은 상처받은 상대를 달래고 평화롭게 만들어 주는데 있지, 억지로 다시 만나 자기 입장을 설명하고 죄책감을 줄이는 데 있지 않다.
"모임에서 내가 네 이야기에 끼어들었을 때 당황했다면 미안해"라는 말은 사과가 아니다. 여기에는 책임감이 전혀 없다. 어떻든 사과를 했으니 도덕적으로 우월한 위치를 점했다고 느끼면서,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해버리는 것이다.
"우리 이혼 때문에 네가 그렇게 힘들었다니 미안하구나" (여기서 문제가 된 것은 이혼에 대한 네 반응이야) "너한테 상처 줄 생각은 전혀 없었어" (난 좋은 사람이고 나쁜 일은 하나도 하지 않았어) "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단다" (그러니 왈가왈부할 것 없어!) "내가 잘못한게 있었다면 그게 무엇이든 미안하다" (내가 뭔가 잘못했다면 그게 뭔지 전혀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과할 테니 잊고 살도록 하자)
"당신이 날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었어요"보다는 "당신이 한 짓을 알았을 때 난 비참한 기분이 들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분명하고 자존감도 지키는 발언이다
사과를 하는 입장이라면 인과관계 용어를 사용하면서 당신 행동의 결과와 그것이 상대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분명하게 책임을 인정하라. 이것이 당신 행동이 상대의 상처와 고통을 야기했음을 인정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변화는 서서히 일어난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닌 방향임을 기억하라
거리 두기를 하는 이들이 흔히 그렇듯 "난 떠드는 걸 싫어해"라고 말해왔지만, 실은 거북한 대화에 휘말리기를 두려워했다고 하는 편이 정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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