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한 여자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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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 날이 올 것이다. 이 세상에 엄마가 안 계시는 날. 그때 나는 내가 얼마나 멀쩡하게 그 시기를 견뎌낼 수 있을지 사실 자신이 없다. 

아니 에르노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와 같이 겪었던 일들, 자신이 태어나기 전의 어머니의 마음까지 추측하며 글을 썼다. 자신이란 딸을 낳고서 어머니의 일생은 어땠을까, 그 마음을 헤아려 보기도 한다. 

삶을 정리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딸이 어머니에게 해 줄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어머니가 없는 세상에서 딸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여자에게 결혼이란 삶 또는 죽음이었으니, 둘이 되어 보다 쉽게 궁지에서 벗어나리라는 희망일 수도 있고 결정적인 곤두박질로 끝날 수도 있다. - P36

나의 어머니는 이 세계에 대해, 훌륭한 교육과 우아함과 교양이 그녀에게 불러일으킨 찬탄과, 자신의 딸이 그 세계의 일부가 되는 것을 보며 느끼는 자부심과, 겉으로는 절묘한 예의범절을 보여주면서 속으로는 자신을 경멸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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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인스타 브레인 - 몰입을 빼앗긴 시대, 똑똑한 뇌 사용법
안데르스 한센 지음, 김아영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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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관되게 주장한다. SNS에 빠지게 되면 집중력이 아주 낮아진다고. 멀티 태스킹은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내 경험과 대비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책을 읽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지웠다. 저자의 말대로 나는 내 셀프 브랜딩을 위해 뭔가를 했던 것도 아니고, 그저 다른 사람들이 뭘하나 궁금한 것 뿐이었다. 보고 나서도 결코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들... '우와, 저 사람 저런 멋진 곳에 갔네, 우와 저렇게 멋진 몸매를 가졌는데도 열심히 운동하네. 나는 뭐지? 저 음식 맛있겠다... 근데 비싸겠지? 저 모든 것을 누릴 수 없는 내가 짜증나!!' 이런 기분을 만드는데도 하루에 몇번씩 열어 들여다 보고 있었다. 도대체 뭘 위해서?

책을 거의 전자책으로 읽는데, 메시지 알림으로 방해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알림도 다 껐다. 한가지 일을 할 때는 하나만 하기. 줌으로 공부할 때도 인터넷 서핑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하지만 잘 지킬 수 있을것인가 ㅠㅠ)


 

수면, 신체 활동 그리고 사람들과의 유대감은 명백하게 우리의 정신 전강을 지켜주는 중요한 요인이다. - P14

인터넷 페이지 5개 중에 1개꼴로 머무르는 시간이 채 4초가 안 되며, 10분 이상을 보내는 페이지는 4퍼센트에 불과하다. - P102

집중력을 방해하는 요소가 많아질수록 집중력 훈련이 되는 게 아니라 뇌는 더더욱 주의가 산만해진다. - P137

우리가 인스타그램, 문자, 트위터, 메일, 뉴스 속보 및 페이스북 사이를 오갈 때처럼 뇌에 끊임없이 뭔가를 쏟아부으면, 입력된 내용을 기억으로 변환하는 데 방해를 받게 된다. - P145

우리는 집중을 방해하는 다양한 디지털 방해물들을 건너뛰면서 효과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자신을 속이고 있다. 그저 수박 겉핥기일 뿐 정보가 기억으로 흡수될 기회를 주지 않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내버려두는 ‘원동력(engine)‘은 우리가 이러한 상태를 좋아하다는 점이다. 이렇게 해야 도파민이 분비되니 말이다. - P146

눈에는 블루라이트가 강력하게 반응하는 특별한 세포가 있다. 우리 선조들이 살던 시대에는 블루라이트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만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 특별한 세포들은 "이제 낮이네. 일어나. 그리고 조심해"라고 말하면서 뇌에 멜라토닌을 그만 만들라고 지시한다. 블루라이트는 우리 선조들이 낮에 활동할 수 있게 도와주었고, 이는 지금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다. - P177

블루 라이트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공복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분비도 촉진한다. 그렐린은 식욕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신체에 지방을 더욱 비축하게 만든다. 즉, 블루라이트는 신체를 깨우는 것(멜라토닌과 코르티솔)뿐만 아니라 대응할 수 있게 채비시키고 (코르티솔), 에너지 창고를 채우고 지방을 비축하는 (그렐린) 데 탁월하다. 저녁에 태블릿이나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나면, 가만히 천장을 보고 누워 있는게 아니라 먹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설상가상으로 신체는 좀 더 효과적으로 야식의 칼로리를 흡수하며 이를 피하지방의 형태로 뱃살 근처에 저장한다. - P181

페이스북이 성공하게 돈 데는 끊임없이 주변으로 주의를 돌리려고 하는 욕구 외에 또 다른 인간적인 원동력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에 대해 말하고 싶어 하는 욕구다. - P195

측좌핵 (nucleus accumbens)는 쉽게 말하면 보상 센터다. 섹스, 음식, 혹은 다른 사람과 어울릴 때 활성화되는 영역이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인 우리 자신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도 똑같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 P197

강하고 장기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 뇌는 기분을 우울하게 만들어 위험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몸을 사리도록 만든다. 무리에서 지위가 하락했을 때도 뇌는 몸을 사리고 그 자리를 차지한 존재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해석하는 셈이다. 뇌는 감정을 통해 이렇게 우리의 행동을 조종한다. 그 결과 기분이 가라앉고 스스로 자신을 무리에서 떨어뜨리려고 한다. - P207

상당수가 SNS를 사교 활동을 위해 사용하는 게 아니라 그저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살펴보거나 개인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 P218

SNS가 일부 10대와 성인들의 기분을 우울하게 만들고 외로움을 타게 하며, 심지어 자신감을 깎아내릴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는 차고 넘친다. ㄱ리고 특히 여자아이들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 P221

뇌는 책을 읽기 위해 글에 집중하기보다 휴대전화를 무시하는 데 더 많은 신경을 쏟아야 하고, 그 결과 학습 능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 P274

불안과 우울감은 기쁨이나 평온한 감정보다 우리의 생존에 더 중요한 감정이다. - P355

우리가 문자, 트윗, 페이스북의 ‘좋아요‘ 같은 작은 정보 조각을 받아들이는 데 점점 익숙해질수록 큰 정보 조각을 받아들이는 능력은 저하된다. 전례 없이 복잡한 세계에서 이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 - P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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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광신자 치유 : 우리 안의 나쁜 유전자, 광신주의를 이기는 상상력의 힘 - 우리 안의 나쁜 유전자, 광신주의를 이기는 상상력의 힘
아모스 오즈 지음, 노만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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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서 또 난리가 났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다. 이 나라는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알아보고 싶어서, 기 들릴의 굿모닝 예루살렘도 읽었는데, 그때도 느꼈던 거지만, 이스라엘이 원인 제공을 했고, 계속 자신들이 미국의 힘을 등에 업고 약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괴롭힌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는 것은, 시오니스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다. 이 책을 쓴 작가, 아모스 오즈가 생각하는 이 모든 난리통의 문제 의식은 "부동산 쟁의 realestate dispute"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팔레스타인에 와서 이 지역을 점령해도 되는 이유는 유럽의 제국주의 때문이라는 거다. 유럽이 유대인을 차별, 박해했고 제노사이드까지 벌였으니, 우리가 힘들었던만큼 보상을 받아야겠다는 것이다. 


1917년, 영국 외무장관이 '팔레스타인에 유대 거주지를 건설하고 지원한다'고 약속한 밸푸어 선언이 나오고, 이후 1947년 유엔이 '팔레스타인 분할'을 결의했으며 이듬해인 1948년에 유대 국가 이스라엘이 탄생했다. (31페이지)


그러니까 영국 외무장관이 뭔데 팔레스타인에 자기 맘대로 유대 거주지를 건설하겠다고 말하냐 이거다... 이것부터가 이해가 안간다. 그래, 유대 거주지를 건설했다고 해도, 자기들이 사이 좋게 살 생각을 해야지, 자기 맘대로,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정착지를 건설해놓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괴롭히는 점에 대해서는 제대로 책임질 생각을 하지 않는 이스라엘의 강경파가 문제라는 점은 오즈도 인정한다. 그렇다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민족 교육으로 똘똘 뭉쳐 광신자가 되어 테러를 일으키는 것은 나쁘다고 말하고 있다. 세상에 이렇게 팔자 좋은 변명이 또 있을까.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왜 광신자가 되는걸까. 그것은 이스라엘의 차별적 정책과 이스라엘의 박해때문에 시작되는 것이다. 자신들이 광신주의를 낳는 토대를 만들어 놓고 광신자가 되는게 나쁘다고 말하고 있다.


해법으로는 1948년에 생긴 팔레스타인 난민들에게 집, 일, 여권을 줘야하지만 이 사람들을 이스라엘 사람으로는 받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므로 미래에 생길 팔레스타인 국가, 즉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지구 혹은 다른 지역에서 난만이 다시 정주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만 한다는 것이다. 또한 1948년 독립전쟁 직후 이스라엘에는 집과 재산을 잃고 아랍 국가들로부터 밀려온 100만 명의 유대인 난민 문제가 있다고 한다. 이 유대인 난민들은 아랍권 국가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서로의 난민을 품으며 끝낼 수 있다는 말이다.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 나라를 세우는 것을 계속 방해한다면 해결은 없다. 난민캠프와 팔레스타인 자치구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계속 늘게 될 것이고 이런 탄압과 모욕에 절망한 사람들은 광신자로 돌변해 자신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게 될것이다. 


광신자 치유가 문학으로 가능할거라는 생각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스라엘 사람들이여, 자신들의 역사와 양심을 들여다봐라. 그게 문학으로 가능할까? 

 



19세기 말부터 동유럽, 러시아에서 포그롬이 빈발하자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과 미국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유대인의 이민, 즉 ‘알리야(aliyah, ‘올라오다‘라는 뜻의 히브리어)‘로, 이는 순수한 믿음으로 살아가기 위해 자발적으로 성지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오는‘ 행위나 ‘올라온‘ 사람들을 가리킨다. ‘알리야의 물결‘로 유대인은 고대 이스라엘 조상의 땅인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가 유대 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운동이 싹텄다. 이것이 이른바 ‘다른 민족의 감금을 야기한 최초의 민족해방운동‘이라고 비판받는 시오니즘으로, 최종적으로는 1948년 5월 15일 이스라엘 건국으로 이어진다. 다음 날 아랍과의 전쟁이 시작되었고, 그곳에 살던 팔레스타인인은 자신들의 땅을 빼앗기고 난민이 되었다. - P153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독립선언 그 자체부터 모순을 잉태하고 있었다. 원주민인 아랍인을 대놓고 무시라도 하듯 "이 국가는 ‘유대인 국가‘"라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 모두를 위한 ‘민주국가‘라고 천명하지 않고 ‘유대인의 나라‘라고 규정했던 이 선언은 아랍인을 소수민족의 입장에 몰아넣었다. - P157

이스라엘인에게는 세 가지 의식이 있다. 첫째는 이 세계에서 이스라엘 이외에 살 수 있는 곳은 없다는 이스라엘 유대인의 강박의식이다. 특히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에게는 박해 강박증 심리가 깊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둘째는 멸절에 대한 두려움 탓에 이 땅만은 한사코 지키겠다는 안보 최우선주의다. 셋째는 더 이상의 토지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온건파 이스라엘 유대인이 지닌 윤리관이다. 자신들은 부득이하게 팔레스타인인의 땅을 빼앗았다. 하지만 더 이상 뺏는 것은 죄라고 하는 에브라임의 말을 들은 청년 아모스 오즈는 결국 이 윤리관을 구현하는 작가로 성장했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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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 - 책덕후가 책을 사랑하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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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 작가정도로 fanatic은 아니다. 집에 책을 놓을 공간도 부족하고 이사를 많이 다니는지라 모든 책을 대부분 전자책으로 구입해 읽고 있다. 도서관을 좋아하지만 그곳이 유일하게 좋은 곳도 아니다. 남의 책장을 둘러보는 건 매우 흥미롭다. 그리고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에게도 눈길이 간다. 하지만 '어 저 책은 나도 읽고 싶은 책, 혹은 재밌게 읽었던 책인데'라며 말을 걸어보고 싶은 사람은 만나지 못했고, 막상 만났다 하더라도 몇번을 망설이다가 타이밍을 놓칠것 같다. 

책과 관련된 에피소드로만 이뤄진 이 책에서 가장 맘에 와닿는 장면을 발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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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 - 혼자가 좋은 나를 사랑하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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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가처럼 사람을 굳이 만나고 싶지 않은데도 미움을 당할까 억지로 만나 에너지를 쓰고 힘들어하는 사람이 아닌지라 (어떻게 보면 이 작가와 작가의 남자친구이 중간 지점이 나인것 같다) 엄청 공감이 되지는 않았지만,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책 읽고 글쓰고 뭔가를 하는 행위가 훨씬 더 즐겁게 느껴질 때가 많은 사람이 가진 고충을 조금 알게 되었다. 사람들과 같이 있으면 자신이 어설프고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경험을 한다는데, 그건 정말 고통스러우니까... 타인과 지내면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강의실에 처음 도착해도 굳이 뒷자리에 앉지 않는다. 그리고 5분 뒤에 누군가가 전화한다고 메시지가 왔을때 그 전화를 피하지도 않는다. (대단히 무례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싫으면 문자로 보내달라고 말을 하든가...)

사람들과 어울리는게 그다지 편하지 않은 작가임에도, 자신을 이해해주는 반려자를 만나게 된 것은 매우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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