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광신자 치유 : 우리 안의 나쁜 유전자, 광신주의를 이기는 상상력의 힘 - 우리 안의 나쁜 유전자, 광신주의를 이기는 상상력의 힘
아모스 오즈 지음, 노만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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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서 또 난리가 났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다. 이 나라는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알아보고 싶어서, 기 들릴의 굿모닝 예루살렘도 읽었는데, 그때도 느꼈던 거지만, 이스라엘이 원인 제공을 했고, 계속 자신들이 미국의 힘을 등에 업고 약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괴롭힌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는 것은, 시오니스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다. 이 책을 쓴 작가, 아모스 오즈가 생각하는 이 모든 난리통의 문제 의식은 "부동산 쟁의 realestate dispute"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팔레스타인에 와서 이 지역을 점령해도 되는 이유는 유럽의 제국주의 때문이라는 거다. 유럽이 유대인을 차별, 박해했고 제노사이드까지 벌였으니, 우리가 힘들었던만큼 보상을 받아야겠다는 것이다. 


1917년, 영국 외무장관이 '팔레스타인에 유대 거주지를 건설하고 지원한다'고 약속한 밸푸어 선언이 나오고, 이후 1947년 유엔이 '팔레스타인 분할'을 결의했으며 이듬해인 1948년에 유대 국가 이스라엘이 탄생했다. (31페이지)


그러니까 영국 외무장관이 뭔데 팔레스타인에 자기 맘대로 유대 거주지를 건설하겠다고 말하냐 이거다... 이것부터가 이해가 안간다. 그래, 유대 거주지를 건설했다고 해도, 자기들이 사이 좋게 살 생각을 해야지, 자기 맘대로,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정착지를 건설해놓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괴롭히는 점에 대해서는 제대로 책임질 생각을 하지 않는 이스라엘의 강경파가 문제라는 점은 오즈도 인정한다. 그렇다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민족 교육으로 똘똘 뭉쳐 광신자가 되어 테러를 일으키는 것은 나쁘다고 말하고 있다. 세상에 이렇게 팔자 좋은 변명이 또 있을까.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왜 광신자가 되는걸까. 그것은 이스라엘의 차별적 정책과 이스라엘의 박해때문에 시작되는 것이다. 자신들이 광신주의를 낳는 토대를 만들어 놓고 광신자가 되는게 나쁘다고 말하고 있다.


해법으로는 1948년에 생긴 팔레스타인 난민들에게 집, 일, 여권을 줘야하지만 이 사람들을 이스라엘 사람으로는 받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므로 미래에 생길 팔레스타인 국가, 즉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지구 혹은 다른 지역에서 난만이 다시 정주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만 한다는 것이다. 또한 1948년 독립전쟁 직후 이스라엘에는 집과 재산을 잃고 아랍 국가들로부터 밀려온 100만 명의 유대인 난민 문제가 있다고 한다. 이 유대인 난민들은 아랍권 국가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서로의 난민을 품으며 끝낼 수 있다는 말이다.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 나라를 세우는 것을 계속 방해한다면 해결은 없다. 난민캠프와 팔레스타인 자치구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계속 늘게 될 것이고 이런 탄압과 모욕에 절망한 사람들은 광신자로 돌변해 자신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게 될것이다. 


광신자 치유가 문학으로 가능할거라는 생각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스라엘 사람들이여, 자신들의 역사와 양심을 들여다봐라. 그게 문학으로 가능할까? 

 



19세기 말부터 동유럽, 러시아에서 포그롬이 빈발하자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과 미국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유대인의 이민, 즉 ‘알리야(aliyah, ‘올라오다‘라는 뜻의 히브리어)‘로, 이는 순수한 믿음으로 살아가기 위해 자발적으로 성지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오는‘ 행위나 ‘올라온‘ 사람들을 가리킨다. ‘알리야의 물결‘로 유대인은 고대 이스라엘 조상의 땅인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가 유대 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운동이 싹텄다. 이것이 이른바 ‘다른 민족의 감금을 야기한 최초의 민족해방운동‘이라고 비판받는 시오니즘으로, 최종적으로는 1948년 5월 15일 이스라엘 건국으로 이어진다. 다음 날 아랍과의 전쟁이 시작되었고, 그곳에 살던 팔레스타인인은 자신들의 땅을 빼앗기고 난민이 되었다. - P153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독립선언 그 자체부터 모순을 잉태하고 있었다. 원주민인 아랍인을 대놓고 무시라도 하듯 "이 국가는 ‘유대인 국가‘"라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 모두를 위한 ‘민주국가‘라고 천명하지 않고 ‘유대인의 나라‘라고 규정했던 이 선언은 아랍인을 소수민족의 입장에 몰아넣었다. - P157

이스라엘인에게는 세 가지 의식이 있다. 첫째는 이 세계에서 이스라엘 이외에 살 수 있는 곳은 없다는 이스라엘 유대인의 강박의식이다. 특히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에게는 박해 강박증 심리가 깊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둘째는 멸절에 대한 두려움 탓에 이 땅만은 한사코 지키겠다는 안보 최우선주의다. 셋째는 더 이상의 토지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온건파 이스라엘 유대인이 지닌 윤리관이다. 자신들은 부득이하게 팔레스타인인의 땅을 빼앗았다. 하지만 더 이상 뺏는 것은 죄라고 하는 에브라임의 말을 들은 청년 아모스 오즈는 결국 이 윤리관을 구현하는 작가로 성장했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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