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악의 질주

악의 교전 1 ㅣ 악의 교전 1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7월

*내용은 2편이 클라이맥스지만 표지가 맘에 들어 리뷰는 1권을 넣었다.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영화로 <검은 집>을 본 적은 있었다. 기시 유스케가 현대 일본 장르문학계의 거물이라는 것도.

생각보다 <검은 집>은 내 안에서 큰 인상을 주지 못했고 책은 좀 다른가보다..하는 정도로 기억하게 됐었다. <악의 교전>을 알게 된 건 그로부터 좀 더 지나서였다. 서점에 잔뜩 깔린 노란 바탕에 검은 까마귀들. 단번에 시선을 잡아끄는 표지와 자극적인 제목, 두꺼운 양장본에 호기심이 일었다. 2011년 7월 발매 이후, 오늘 처음으로 읽었으니 거진 1년여 넘게 미뤘던 작품이었다. 1, 2권 모두 4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인데 눈 깜짝할 새 금방 읽었다. 아. 뭐라고 리뷰를 써야 할 지 모르겠다.

｜무시무시한 악의 질주

<검은 집>에서도 사이코패스가 결국 문제였다. 타인과 공감을 못하고 자기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마치 벌레 죽이듯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이는 신인류 '사이코패스'. 영화든, 소설이든 왠만한 뜨는 영화라면 요 사이코패스가 빠질 수 없다. 도대체 사이코패스가 없었다면 어떻게 영화를, 책을 찍었을래나, 하는 비딱한 마음이 내 안에는 항상 있었다. 애거서 크리스티와 코난도일 류의 고전 추리소설 팬인 내게는 불도저같은 사이코패스 하나면 사람들도 무서워하고, 얘기도 자극적이고 아이고 좋은 떡감이네. 하는 식으로 밖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책이나 영화로 볼 때마다 무서워하기는 했지만, 질린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악의 교전>은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 지...

솔직히 앞 부분의 선생님이랑 제자들이랑 놀아나는 부분에선 뭐 이런 쓰레기같은 내용이 ㅋㅋ했었다. 잘생기고 똑똑한 선생님이 알고보니 사이코패스라는 설정도 참신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2편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그런 부분은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중학교 때 처음으로 <배틀로얄>을 마주했을 때의 충격같은 것이 읽는 내내 나를 덮쳤다. 너무 무시무시하다보니 자극적인 내용으로 떡칠을 했네 하며 비아냥거릴 여유도 들지 않았다. 샀으니까, 빌렸으니까 어서 읽어야지 라는 가벼운 의무감에 벗어나 내용이 궁금해서 정신없이 페이지를 넘기던 게 얼마만인가 싶었다.

｜2012년 11월 영화 개봉 결정!

인기작은 오히려 살짝 늦게 접하는 게 이럴 때는 장점일 수 있겠다. 앞으로 2개월만 기다리면-한국 정식 수입은 그보다 늦어지겠지만-영화가 개봉한다니 기대된다.

하스미가 중간중간 부르는 moritat를 검색했다가 따뜻한 느낌의 익숙한 재즈라서 놀란 적이 있다.

그러다 책 표지 안 쪽에 기시 유스케가 직접 부른 moritat 콧노래를 들을 수 있는 공식 사이트가 있길래 들어가 봤더니

http://bunshun.jp/pick-up/akunokyouten/ 

같은 노래가 이렇게 무섭게 들릴 수 있다니 ㅠㅠㅠㅠㅠㅠ 무지무지 무섭다

http://akunokyouten.com/beginning/index.html

악의 교전 영화 공식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10/15 Bee TV에서 <악의 교전 -서장->단독공개도 된다고 한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