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의 눈물 대한민국 스토리DNA 16
전상국 지음 / 새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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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대표단편들과 중편 하나를 스스로 추린 책이라는 작가의 말을 참조하여 발표 순으로 읽었다. 1963년의 등단작 부터 2002년 발표작까지 총 아홉편이다.
전상국 작가의 경우 기억에 읽은 작품이 없었다. 혹 몇 편 읽었어도 어쩌면 너무? 오래되어 기억에 없을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안읽은게 맞는것 같다.
여하튼 이 책으로 작가의 대표작을 일별하게 되어 조금 우쭐해졌다. 한국에 소설가는 매우 많은것 같다. 또는 내가 아직 읽지 못한 소설이 너무 많기도 하겠다. 어느 세월에 다 읽어 보겠느냐는 조급증이 일기도 하지만 야금야금 골라 읽는 재미 쪽에 관심이 가기도 한다.
이 선집에선 특히 중편 <아베의 가족>이 인상에 남았다. 한국 전쟁이 초래한 한 가족의 비극과 그로부터 파생된 아픔의 치유과정이 독특하게 느껴졌다.
작가의 장편도 읽고 싶어졌는데 언제 그럴런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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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권
태영호 <3층 서기실의 암호>
태영호씨가 북한을 탈출한 동기가 크게 절박하게 다가오진 않았다. 책에선 두 아들을 위한 결단이 주된 이유로 나오는데, 자식에 대한 애정에 그럴수도 있겠지만 뭔가 책으로 밝히긴 힘든 다른 이유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3층 서기실은 결국 북한 최고 권력자의 비서실격인데 저자가 그곳에서 직접 근무한 것도 아니고 단편적인 경험이 스치듯 다뤄진 부분이 대부분이다. 다만 김정철 관련한 일화는 본인이 직접 경험한 바를 기술한 것이기도해서 흥미롭게 읽긴했는데 아무래도 서기실에 대한 정보나 묘사는 부족하지 싶다.
어쨌든 태영호씨가 몇몇 탈북자들이 괴상한 방법으로 남한에서 정체성을 세우는 짓과는 다른 길을 가며 남한 정착을 잘했으면 싶다.

유승도<산에 사는 사람은 산이 되고>

책에 나오는 일화 중 가장 충격이었던 것은 지은이가 이웃주민과 다툼에서 도끼를 들고 나섰던 일이다. 그 이웃주민이 매우 나쁜 사람임에 틀림없어 보이는데 거기에 대응하는 지은이의 자세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만 하다고 느꼈다. 참고로 지은이는 시인이다.
참 잘 사는 사람 같다.(꼭 도끼를 들어서 그런건 아님.)

이문열 <시인>
가끔 본가를 갔을때 아주 오래전 책을 뒤적이다 읽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얼마전 하루 다녀오면서 읽었다. 이건 개정되기 전판본이다. 9판 이라고 본것 같다.
김삿갓(김병연) 일대기를 1장부터 34장까지 나열하여 쓰고 있는데 여하튼 술술 잘 넘어간다.
결국 김삿갓에 대해 당시 시대상황을 적절히 대입하여 해석하는 소설이다. 매우 정치적인 소설로 읽혔는데 이문열씨는 재밌게 쓰는데는 발군의 재능을 갖추고 있는건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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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생활 교과서 - 터 잡기.오두막 짓기.취수와 정수.난방과 화로.도구 사용과 관리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오우치 마사노부 지음, 김정환 옮김 / 보누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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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동안 돌을 쌓았는데, 담은 아니고 집 앞쪽 뜬 부분을 돌로 메우며 쌓은 것이다. 길이가 대략 7-8미터에 높이가 1미터, 두께 약 50-60센티미터 정도 된다. 쌓으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왜냐면 그부분이 흙으로 덧붙인 곳이라 지반이 약했기 때문이다. 기초까지 파서 쌓기에는 도저히 여력이 되지 않아 쇠말뚝을 박아 다지며 쌓았는데 완벽한 공사라 하긴 힘들고 만약 무너져 내린다면(그런일이 생기면 안되지만!)기초부터 다시 제대로 쌓아야만 한다.
돌 담을 제대로 쌓아야만 하는 곳이 한 곳 더 있다. 짚옆쪽이 높은 땅과 경계인데 돌과 흙으로 대충 비스듬히 다듬기만 한 상태라 흙이 흘러내리고 풀도 많이 자란다. 이곳은 길이 약 30미터에 높이는 1미터 50 정도이다. 기존 흙벽이 있는 상태라 그 벽을 깍아내면서 돌로 쌓아야 하는 작업이다.
그 작업을 위해서 자료를 찾다 김성원 <시골, 돈보다 기술>을 먼저 살펴 보았다. 돌쌓기 부분이 두 세장 있는데, 아무래도 지은이가 직접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건 아니고 일반적인 방법론을 기술한 정도 이다. 그러다 발견 한 것이 이 책인데 돌쌓는 장을 살펴보니 딱 내가 하려는 그것과 꼭 맞는 것이다. 지은이는 본인이 직접 경험한 것을 매우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더구나 직접 그린 그림과 사진이 압권이다. 그 방법엔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망라돼있다. 준비물은 물론 돌깨는 방법 등. 솔직히 이런 식?의 책내기는 일본을 못따라간다. 한국만이 아니다. 아무래도 일본이 한국보단 인구도 많고 땅덩이도 크고...뭐 딱 꼬집어 이유를 댈순 없지만 이건 일본만의 특색이지 않을까 싶다. 그것을 장점으로 생각하는 측도 있고 별거 아니라 여기는 측도 있다. 나로쏜 매우 유용하게 여겨지니 그것으로 고마울 뿐이다.
내 경험으론 이것은 결국 끈기와 인내의 싸움이다. 시간을 정해 놓고 꾸준히 하는 방법이 왕도이다. 여하튼 겨울에 작업을 시작할테다. 한 두어달이면 어느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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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자전 <수인 1.2>와 조선희 소설 <세 여자 1.2>를 연달아 봤다.
황석영 자전은 비교적 담담하게 읽혔는데 기저에 깔린 정서가 내내 쓸쓸하다고 느껴졌다. 그래도 그의 별명에 걸맞는 기막힌 이야기들이 꽤 나온다. 특히 6년 동안 경험한 감옥생활에서 그런게 많다. 이책은 제목대로 감옥생활에 방점이 찍혀 있는듯 하지만 어린시절과 학창시절을 거쳐 작가등단, 베트남전 체험 등 자서전이라 불릴만한데 제목을 수인이라 한걸 보면 아무래도 본격적인 자서전은 또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족사 중에서 특히 부인들과 관련된 얘기들에서 작가의 회한이 유독하다. 첫번째 부인 이었던 홍희담의 단편 <깃발>은 내가 읽은 광주항쟁에 관한 가장뛰어난 소설이었던 기억이 새롭다. 이제 칠십후반인 작가는 당분간 쭈욱 팔팔하게 쓰겠다 싶다.

조선희 소설은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허구 사이가 매끄럽다. 그것은 어쩌면 완벽하다 느껴졌는데 그만큼 작가의 자료파악과 재배치, 그로부터 파생, 승화시키는 소설적 역량이 정점을 찍고 있지 않나 싶다. 3.1운동으로부터 시작되는 주인공들의 파란만장한 생애는 조선공산당사의 완벽한 재현이며 일제 치하 항일운동의 대략적인 개요가 뚜렷이 각인된다. 특히 허정숙의 생애는 거의 완벽하게 재현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녀가 죽기 몇달전 만나본 사람의 입을 빌린 서술은 압권이다. 그녀는 숙청된 연안파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자이기 때문이다. 사실, 주세죽과 고명자는 많이 애잔했다. 슬픈 역사라는 생각밖엔 안든다.
여러 부분에서 많이 공감되었다. 박헌영의 어떤 쓸쓸함, 김일성의 친화력, 여운형 초월적 행태 등이 그동안 내가 나름 느꼈던 인상들과 엇비슷했다. 작가의 또다른 소설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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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탄생 - 전 노동당 고위간부가 겪은 건국 비화 박병엽 증언록 1
박병엽 구술, 유영구.정창현 엮음 / 도서출판선인(선인문화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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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책 엮은이들(유영구,정창현)이 책의 구성과 내용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으리라 지레짐작할 만큼 박병엽의 구술은 세밀하면서 풍부하다.
엮은이들이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알 수 없는 상태가 아쉽긴 하지만, 서문에서 '비상한 기억력'이라한 엮은이의 언술을 전적으로 믿을수 밖에 없기엔 너무도 뛰어난 기억력이다. 이렇게 자꾸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것은 그것이(박병엽의 구술)도저히 믿을수 없을 만치 세밀하다는데 있다.
이 책은 소련군의 북한 진주(1945년 8월)부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선포를 공식화한 1948년 9월 9일 까지를 기술하고 있다. 가급적 객관적으로 기술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행간에 묻어 있는게 느껴지긴 하지만 때로 김일성 중심에서 한 발자욱도 벗어나지 못하다는 어떤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느낌은 일부러 그러는지와 아니면 김일성이 당시엔 뛰어난 위인이라 그런지 하는데서 과연 어느 쪽인지 구분할수 없는 느낌이다. 여하튼 찬양일색은 아니다. 하지만 남로당에 대한 기술 부분은 비판 일색이다. 그것이 완곡한 표현이긴 하지만 그래서 더 교묘한 비판인지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남로당은 실패했다. 그렇기 때문에 비판이 많은건 당연할 수 도 있다. 하지만 비판일색 인건 좀 너무 했다. 아니, 어쩌면 모종의 음모가 느껴질 정도로 심하다.
여하튼 다른 자료들도 더 들여다봐야 어느 정도 생각의 갈래가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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