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2
한국역사연구회 / 청년사 / 1997년 4월
평점 :
절판


아마도 오늘날 관심있는 역사관련 표현가운데엔 "역사는 해석학이다"  "생활사와 여성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작은 것을 깊이 들여다 보기" 등이 있을 것이다. 대중을  위한 역사책들을 오랫만에 읽다보니 감회가 새롭게 느껴지면서 위의 말들이 두서없이 생각났다.

고려시대에 관련된 내용가운데 가장 관심있어 하는 부분은 아마도 여성들의 지위와 관련된 것이 아닐까. 자신의 재산권을 자기 의지대로 행사하고 남편과 동등할 정도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고려의 여성들은 직계조상에 대한 제사도 지내고 친정에서 주로 살면서 아들과 별다른 차별을 받지않는 등 조선시대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조선시대 중기까지도 고려시대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자유로운 여성의 생활과 재산처분 그리고 봉제사에 관련된 기록들을 있음을 생각한다면 "조선 후기 즉 17세기 이후의 조선과는 달리" 라고 표현해야 정확한 비교가 될 것이다.

그밖에 중세사 구분과 관련된 토지제도(장원) , 지방 호족과 왕건, 잦은 외침과 격퇴과정-자주와 사대사이- 그속에서 끊임없이 항쟁했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속현이 많았던 특이한 지방제도와 향리,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절규했던 만적과 천민들의 신분해방운동, 공민왕의 개혁과 좌절, 신진 사대부들과 고려말 조선초의 이들의 선택 등등, 많은 내용들이 뇌리 속에 저장되었던 부분들이다. 

하지만 전혀 낯설은 내용 또한 적지 않았다. 1권에서 살펴본 <김부식과 정지상: 설화와 진실> <출신지에 따라 인격이 다른 사회> 2권의 <삼별초는 무엇을 위해 싸웠나> <고려시대 내시는 환관이 아니었다> <고려시대 권력형 비리의 결정판, '염흥방 토지탈점 사건'>등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은 내가 해석하고 알고있는 내용들과는 좀 다른 각도에서 서술되었거나 아니면 모르던 내용들이어서 호기심이 많이 일었다. 무신졍변과 관련된 정중부의 일기문에서 김부식의 아들 김돈중이 내시로 묘사되어 있는 것이 좀 이상했었는데 이자겸 시대에 왕의 측근세력을 형성했던 한안인과 그 휘하의 세력들이 내시이며 내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조선시대의 내시와는 다르다는 점을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천민거주집단의 광범위한 분포와 '장,처'에 대한 관점도 불명료하였는데 이 책을 통해서 확실한 선을 그을 수 있었다.

생활사이든 제도사이든지  총체적인 이해와 해석을 하고자 애를 쓰며 내 나름의 상상력을 또 발휘해 본것도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시도해본 재미있는 접근법의 하나였다. 역사와 관련된 책들을 부지런히 읽어가면서 좀더 정확하고 바르게 알고 설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가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또 다른 책을 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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