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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프레 애니멀 3
사코우 와타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퓨어한 누나들은 가라~
플라토닉만 외치는 언니들은 눈길도 주지 마라~
표지에서 부터 딱 잡히는 색스러운 분위기.
왜 빨간딱지가 붙어 있지 않은지 의문이지만,
적어도 15금은 붙여야 했지 않았을까 싶다.
한마디로 에로만화다.
에로를 저질스러워 하시는 분들은 안보시는게 좋다.
에로이기에 에로장면이 있고 에로적 묘사가 다분한데
왜 그런 쪽으로만 있냐고 질타할 수는 없지 않을까.
다만 오로지 그것 밖에는 없어서 저급이다, 라고 평가는 할수는 있겠지만
오로지 그것만이라고 해도 그것만을 제대로 그렸다면
(적나라한 신체 부위의 노출이라든가,
행위의 격렬함에서 야기시키는 추접스러움이라든가는 배제시키고
절정에서의 표정이든가,
서로간의 대화를 통해 조성하는 에로적 분위기가 주가 되고 있다)
읽을거리로서의 소임은 충분하지 않나 싶다.
단순한 플롯이기에 아주 쉽게 읽히고,
다채로운 감정의 스펙트럼 같은건 경험하게 해주지도,
경험할 필요도 없지만 유쾌하면서도 흥미있게 읽을수 있었던건
간만에 보는 <내 취향의 여성향>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만화에서 여성향이라함은 흔히 야오이나 보이즈러브를 의미하지만
그런쪽이 아니라
여성 취향의 가벼운 에로만화의 의미로서의 한 말이다.
또한 마초들이 휘젓고 다니며 오로지 성애장면만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거나
남"성"으로서 가장 야비하고 저열한, 폭력 행위인 강간이나
수위가 높아서 도저히 제 정신으로 볼수 없는 S/M의 장면에는
아무리 에로가 고프다고 해도 그건 아니다 싶다.
그러던중 마침 가벼우면서도 결코 에로적 포스가 부족하지 않은 만화를 발견했으니
그게 바로 이 <코스프레 애니멀>이었다.
코스프레 애니멀은 이코노믹 애니멀이라는 말에서 따온듯 하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는 물불을 안가리고
덤벼드는 일본인들을 빗대어 표현한 의미에서 알수 있듯이
코스프레 애니멀은 코스프레를 위해서는 앞뒤 안가리는 여자,
리카라는 주인공이 나온다.
그녀의 꿈은(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첫경험을 교복 섹스 하는것이다.
리카는 자기의 욕구에 대해서 솔직하고 대범하다.
성에 대해 관심 없는 척 하지 않고 자신의 성적 욕망을 인정하고 충족되길을 원한다.
여자라서 감추거나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사랑해 줄 수 있는 여자이기에 행복해하는 리카를 보면서
비록 에로 만화에 나오는 여주라고 해도 너무 귀엽게만 보인다.
그리고 그녀의 꿈을 실현시켜 주는 왕자님은 어떠한가.
무려 고딩이면서 (무척이나 싱싱하다)
테크닉이나 배려, 파워가 어찌나 남다르신지.
리카의 전도는 쨍하고 해가 떴다고 할까.
더군다나 연상녀연하남이라는 포맷에다가 불륜이나 치정이 아닌
두 남녀의 합의(?)하에 관계를 갖고
사랑을 더 키워 나간다는 흐름이 꽤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거기에 여성팬들을 위한 확실한 서비스.... 꽃돌이들의 향연....
뼈속까지 섹시할 것 같은 남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미끈하게 잘 빠졌다. 우후~
그렇다고 모든 꽃돌이들이 리카한테 달려드는
꽃만화의 코드를 답습하는듯 하면서도 그대로 따르지도 않는다.
보고 있기만 해도 입 안 가득 침이 고일듯한 남친 덕에
리카는 주위의 모든 남자들이
하지메(히어로)를 노린다고 오해하고,
그리고 자기 남친도 게이적 성향이 다분하다고 생각해서
자기에게 호감을 보이는 남자를
라이벌로 간주해버리는 그 엉뚱함이라니....
리카의 엉뚱함과 솔직함에서 코믹함을,
작화의 화려함(정말 삘이 와닿는 그림체이다)에서 비쥬얼의 만족도를,
다 까발리지 않고 은근히 묘사한 에로 장면에서는
오히려 쌈박한 재미를 맛봤다고 할까.
꽃만화와 에로만화를 적절하게 잘 버무려서
꽤 야하면서도 즐겁게 웃을수 있는 만화였다.
앞으로도는 하지메의 가족관계와 아라타와의 삼각구도에서
오는 갈등 요소를 좀더 깊게 다룰듯 한데
오히려 진지하게 가다가 처음의 그 가볍고 흥겨움을 깨트리지는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