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말 사과일까? 초등 저학년을 위한 그림동화 3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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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의 그림책 《이게 정말 사과일까?》. 제목 그대로 식탁 위에 놓인 사과를 보고 아이가 '이 사과는 정말 사과일까' 하는 의문을 가진 채 상상력 대잔치를 펼치는 내용이다. 사과 하나로 맛, 모양, 크기 무수한 갈래에서 다양한 상상을 펼치는 아이를 흐뭇하게 지켜보다 보면, 아이들도 어른들도 덩달아 상상력의 힘을 키우게 되는 그림책이다. 아이가 사과에겐 형제가 아주 많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며 상과, 숭과, 쌍과를 나열할 땐 귀엽고 웃겨서 킥킥 소리까지 냈던 기억이 난다. 


 《이게 정말 사과일까?》는 일본에서 제6회 MOE 그림책 대상 1위, 제4회 리브로 그림책 대상 2위, 제2회 시즈오카 서점 대상 아동서 신간 부문 3위, 제61회 산케이 아동 출판문화상 미술상 수상 등 화려한 수상 내역을 보유한 그림책이다. 또한 《이게 정말 나일까?》, 《이게 정말 천국일까?》와 함께 시리즈로 묶이기도 한다. 나머지 책들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아마 이 책처럼 기존의 시선을 뒤엎고 색다른 시선을 더해주는 책이 아닐까 예상해본다. 도서관 어린이 자료실에 갔을 때 한 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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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이 있어요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김정화 옮김 / 봄나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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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타케 신스케의 또 다른 그림책 《불만이 있어요》. 아이의 솔직담백한 불만도 귀엽고, 말도 안되는 변명을 창의력있게 늘어놓는 아빠도 귀엽다. 그리고 막바지에 다다라서는 아이의 불만에 대항하듯 아빠의 불만이 터지는데, 그에 사랑고백으로 얼렁뚱땅 대처하는 아이도 귀엽다. 요시타케 신스케의 탁월한 능력은 연출과 기발한 스토리뿐만 아니라 풍부한 표정을 지닌 캐릭터를 그만의 개성으로 표현하는 작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불만이 있어요》는 작가의 능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그림책 중 하나다. 


 이 그림책은 《이유가 있어요》의 후속작이다. 아직 보지 못한 그림책이라 그 책도 서둘러 보고싶다. 그 책은 또 얼마나 귀여울까. 아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동화 너무 귀여워ㅠㅠ 사랑스러워ㅠㅠㅠ

- 그럼 왜 동생이 잘못했는데도 나만 혼내요?
- ‘동생 대신 혼나 주는 착한 누나‘가 왕자님한테 아주 인기가 좋다기에 그런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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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사람 비룡소의 그림동화 13
토미 웅거러 / 비룡소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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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웅크리고 앉은 달사람은 지구인들이 춤추고 노는 것을 지켜보다 지구인과 놀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별똥별의 꼬리를 타고 지구에 오게 된 달사람. 낯선 달사람을 보고 침입자라고 생각한 지구인들은 달사람을 감옥에 가두지만, 달사람은 달이 초승달처럼 줄어들 때 덩달아 몸이 줄어들었고 덕분에 스스로 감옥을 빠져나온다. 마침내 지구에서 자유를 누리며 지구인들과 춤을 추던 달사람은 행복해 한다. 허나, 경찰은 끝까지 달사람을 추적하고 결국 그는 과학자 반 데르 둥켈 박사의 도움으로 우주선을 타고 다시 달로 돌아간다. 달사람은 다신 지구로 돌아오지 않았다.


 읽는 내내, 배척과 편견을 이야기하는 동화가 아닐까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의 작가 토미 웅거러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빠른 전개가 돋보이는 그림으로 기존의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재미있게 풍자하는 실력이 뛰어난 작가라고 한다. 넷플릭스에 동명의 프랑스 애니메이션 영화도 발견했다. 동화와 비교하면서 감상하면 꽤 즐거울 듯하다.

호기심을 채우고 나서, 달 사람은 다시는 지구로 되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는 하늘에 떠 있는 자기 자리에 언제까지나 몸을 웅크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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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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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음기를 숨길 수 있는 가방이 필요한 사람, 이라고 하는 순간 촉이 왔지만 완전히 알아채지는 못했다. 나는 줄곧 레이먼드나 블런트를 제일 의심했고 설마, 설마 하며 끝까지 마음을 다잡았던 것 같다. 푸와로가 범인은 바로 ...입니다! 라고 말하자마자 도저히 믿기지 않아서 다시 한번 추론 부분으로 되돌아갔고 정독했다. 진짜 애거서 크리스티는 천재인가봐!


 어쩌다보니 내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책을 접할 때는 늘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범인을 미리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대표적이다. 덕분에 스포일러 없이 읽은 첫 책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은 정말 내 뒤통수를 제대로 후려갈겼다. 범인을 알고봐도 그렇게 재밌더니, 모르고 보면 미치도록 재밌었던 거구나! 반전의 황홀경이 바로 이런 거였구나! 이 책의 범인처럼 요망한 범인을 다른 작품에서도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 그녀의 모든 책을 반드시 섭렵하고 죽어야겠다고 단단히 다짐하게 만들었다. 과연 추리소설의 대작가답다.


 이 책도 황금가지의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기획에 묶여 있어 리커버 판으로 읽었다. 책에 첨부된 애거서 크리스티 본인의 저자서문이 독자의 입장에서 흥미로워 책 속의 마지막 문장과 함께 덧붙인다. 작가님 천재예요 엉엉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은 내 책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인 것 같다. 이 책은 나의 초기 작품으로 다섯 번째인가 여섯 번째일 것이다. 내 생각에 이 책이 성공을 거둔 것은 그 중심 아이디어 덕분인 것 같다. 그것은 단 한 번만 쓸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아이디어로 독창적이고(이후 많은 모방작이 나오긴 했지만) 거의 언제나 읽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만든다. 저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것은 해 볼 만한 기교적 도전이었다. 몇몇 독자들은 결말을 알고는 분개해서 “이건 속임수잖아!”라고 외치기도 했다. 내가 조심스러운 단어 사용과 다양한 문장 구사를 동원해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진실을 보지 못하게 하면서 즐거워했다는 비난이다. 이 책은 내가 유쾌하게 써 내려간 작품이다. 또한 작중 인물 중 하나인 의사의 누이 캐롤라인에게서 커다란 즐거움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알리바이」라는 제목의 희곡으로 개작되었을 때 호기심 많고 위압적인 중년의 캐롤라인은 돌연 사라져 버리고, 예쁘고 매력적이지만 개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젊은 여자로 바뀌고 말았다. 저자에게 이보다 더한 슬픔이 또 있으랴! - 저자 서문


하지만 나는 페러스 부인의 죽음이 내 책임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것은 스스로의 행동이 불러온 직접적인 결과였다. 나는 그녀에게 조금의 연민도 느끼지 않는다. 나 자신에 대해서도 전혀 연민을 느낄 수 없다. 그러니 베로날로 하자. 그런데 은퇴한 에르퀼 푸아로가 이곳에 와서 호박을 기르고 있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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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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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애거서 크리스티 탄생 125주년을 맞아 BBC에서 3부작 드라마로 리메이크했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And Then There Were None). 영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드라마화된 적도 있고 수없이 영화화도 되었던 작품으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장편 소설 중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다. 나는 영화 <호빗> 시리즈로 익숙했던 배우 에이단 터너 때문에 드라마를 봤고, 이후 원작을 읽었다. 


 영드 때문에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으면서도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본 추리소설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필력과 천재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더니, 과연! 영드를 볼 때는 '감히 우리가 신의 이름으로 인간의 죄를 처벌내릴 수 있나' 엄격근엄진지한 자세로 질문을 던졌으나, 원작을 읽고 나니 니거 섬에 갇힌 캐릭터 모두가 참 멍청하고 야비하게 느껴져 '죽어야 마땅했네' 라고 극단적인 결론을 내리게 됐다. 그야말로 격한 흙탕물 싸움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다!ㅋㅋㅋㅋㅋㅋ


 영드와 원작을 자연히 비교하게 됐는데, 원작과 달리 드라마에서만 나온 장면들이 몇 가지 있다. 대표적인 장면으론 필립 롬바드와 베라 클레이슨의 배드씬이다. 예상했던 대로 영드 작가진의 정열적인 각색이었다. 베라 클레이슨이 목을 매달았을 때 범인과 만나는 장면도 각색이었고, 깔끔하다 못해 쉬워보였던 범인의 자살도 각색이었다. (원작은 안경 고무줄까지 생각하고 계획을 세웠으니 더욱 치밀하다.) 워그레이브 판사와 휴고가 만났었다는 사실도 놀랍고, 범인의 계략과 살인이 어떻게 일어났었는지 전개가 밝혀지는 부분도 놀랍다. 아 드라마도 책도 정말정말 재밌었다!


 나는 황금가지의 리커버 버전으로 이 책을 읽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란 기획으로 묶인 책들은 <가디언>에서 선정한 애거서 크리스티 베스트10 목록, 애거서 크리스티의 전 세계 판매고, 애거서 크리스티 본인이 직접 뽑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 목록 등을 고려하여 선정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애거서 크리스티는 86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기 전까지 장편 66권, 단편집 20권을 발표했다. 과연 '추리소설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은 대작가다. 이 작품이 영국에서 처음 발표될 때는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이란 제목으로 소개되었으나, 미국 출판명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전세계 독자들에게 원제보다 더욱 알려지면서 두 제목이 통용되어 쓰이고 있다. 원제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책 속 문장과 함께 내가 인상 깊었던 문장들을 첨부하며 글을 마친다.

열 꼬마 검둥이가 밥을 먹으러 나갔네. 하나가 사레들었네. 그리고 아홉이 남았네. 아홉 꼬마 검둥이가 밤이 늦도록 안 잤네. 하나가 늦잠을 잤네. 그리고 여덟이 남았네. 여덟 꼬마 검둥이가 데번에 여행 갔네. 하나가 거기 남았네. 그리고 일곱이 남았네. 일곱 꼬마 검둥이가 도끼로 장작 팼네. 하나가 두 동강 났네. 그리고 여섯이 남았네. 여섯 꼬마 검둥이가 벌통 갖고 놀았네. 하나가 벌에 쏘였네. 그리고 다섯이 남았네. 다섯 꼬마 검둥이가 법률 공부 했다네. 하나가 법원에 갔네. 그리고 네 명이 남았네. 네 꼬마 검둥이가 바다 항해 나갔네. 훈제 청어가 잡아먹었네. 그리고 세 명이 남았네. 세 꼬마 검둥이가 동물원 산책했네. 큰 곰이 잡아갔네. 그리고 두 명이 남았네. 두 꼬마 검둥이가 볕을 쬐고 있었네. 하나가 홀랑 탔네. 그리고 하나가 남았네. 한 꼬마 검둥이가 외롭게 남았다네. 그가 가서 목을 맸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네.

내 죽음을,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더디고 지루한 것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그렇다, 내 죽음은 흥분의 광채 한가운데서 다가올 터였다. 죽는 순간까지 나는 삶을 누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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