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용기가 필요하다
다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속도를 조절하지 못해 넘어질 수도 있고,
방향을 잡지 못해 불안하게 흔들릴 수도 있다
넘어지면 큰 상처가 날 수도 있고,
나중에서야 미세한 상처를 발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덤빌 수도 있다
사랑이 그러하다
나는 아직도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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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난 극빈한 삶을 내 스스로에게 마치 형벌처럼 요구하는 것일까?
왜 난 이 세상에 잘못 착륙한 외계인인 것처럼 작은 영역만을 고집하는 것일까?
마치 이 세상에 낯선 침입자인 것처럼.
'낯섦'을 죄수복처럼 걸치고 지금까지 산다. 의사불통이 두려워 타인과의 관계는 극도로 절제하면서.
'낯섦'과 '들킴'에 대한 두려움이 날 검은 외투 속으로 더 깊이 숨어들게 한다. 언젠가 이 '죄의식'의 외투가 거북이 등처럼 딱딱해지기를 소망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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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란 내 사랑에  

철없는 내 감정에 

보태고 더해도 부족함에  

어린 내 연인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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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수        

                                           문병란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온 밤에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무수한 어깨들 사이에서
무수한 눈길의 번뜩함 사이에서
더욱 더 가슴 저미는 고독을 안고
시간의 변두리로 밀려나면
비로소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수많은 사람 사이를 지나고
수많은 사람을 사랑해 버린 다음
비로소 만나야 할 사람
비로소 사랑해야 할 사람

이 긴 기다림은 무엇인가.
바람 같은 목마름을 안고
모든 사람과 헤어진 다음
모든 사랑이 끝난 다음
비로소 사랑하고 싶은 사랑이여
이 어쩔 수 없는 그리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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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임없이 떠날 수 있는 건 

주머니가 가벼서워서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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