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을 주머니에 키링처럼 넣고 다니며 아무도 모르게 만지작거리고 싶고, 별사탕을 입속에 넣고 살살 굴려가며 맛보다가 딱 깨물고 싶고, 대놓고 훈장처럼 달고도 싶은 순간이 있다. 누구도 그것이 별이라는 것을 몰라도 좋다. 그 순간 내가 알면 된다. 열정이 출렁거리고, 모험심이 생기고, 별을 갖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가도 달게 치루겠다는 마음이 커지는 시간.
여름날 푸른 그늘 속의 수국으로든, 가을 햇빛 속의 코스모스로든, 겨울 화분의 시클라멘으로든, 바위틈을 벌리고 나오는 돌단풍이든, 아니면 이름 없는 풀꽃으로든, 꽃으로 피어나고 싶은 순간이 있다. 꽃은 존재하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피어난다'고 표현한다. 꽃으로 피어나고 싶은 사람은 자신에게 꽃이었던 시간이 지나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아직 꽃의 시간이 지나가지 않은 사람들은 그런 회귀의 열망을 알지 못한다.
'그림에도 불구하고中-이원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