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저녁, 나를 만나러 오시는 이 있다면 좋겠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아침에 눈을 뜨면 알 수 있지. 잠에서 깨어나 눈을 막 뜨기 전, 맨 처음 떠오르는 얼굴이라면 그를 사랑하는 거란다. 사랑이 내 전부를 가득 채워버린 거지.

 사랑이란 말이다. 사람의 일 중에서 가장 이기적인 거란다. 그 사랑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어서, 남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하는 거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려고 뛰어본 적이 있는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자를 향해 뛰고 있는 사람은 다 아름답다. 그러므로 사랑에는 하나의 법칙밖에 없다.
그것은 그리운 그를 향해 뛰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을 주머니에 키링처럼 넣고 다니며 아무도 모르게 만지작거리고 싶고, 별사탕을 입속에 넣고 살살 굴려가며 맛보다가 딱 깨물고 싶고, 대놓고 훈장처럼 달고도 싶은 순간이 있다. 누구도 그것이 별이라는 것을 몰라도 좋다. 그 순간 내가 알면 된다. 열정이 출렁거리고, 모험심이 생기고, 별을 갖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가도 달게 치루겠다는 마음이 커지는 시간.

 여름날 푸른 그늘 속의 수국으로든, 가을 햇빛 속의 코스모스로든, 겨울 화분의 시클라멘으로든, 바위틈을 벌리고 나오는 돌단풍이든, 아니면 이름 없는 풀꽃으로든, 꽃으로 피어나고 싶은 순간이 있다. 꽃은 존재하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피어난다'고 표현한다. 꽃으로 피어나고 싶은 사람은 자신에게 꽃이었던 시간이 지나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아직 꽃의 시간이 지나가지 않은 사람들은 그런 회귀의 열망을 알지 못한다. 
'그림에도 불구하고中-이원 포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 서른이 되면

                      나희덕

어둠과 취기에 감았던 눈을  

밝아오는 빛 속에 떠야 한다는 것이, 

그 눈으로 

삶의 새로운 얼굴을 바라본다는 것이, 

그 입술로 

눈물 젖은 희망을 말해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렵다. 

어제 너를 내리쳤던 그 손으로 

오늘 네 뺨을 어루만지러 달려가야 한다는 것이, 

결국 치욕과 사랑은 하나라는 걸 

인정해야 하는 것이 두렵기만 하다. 

가을비에 낙엽은 길을 재촉해 떠나가지만 

그 둔덕, 낙엽 사이로 

쑥풀이 한갓 희망처럼 물오르고 있는 걸 

하나의 가슴으로 

맞고 보내는 아침이 이렇게 눈물겨웁다. 

잘 길들여진 발과 

어디로 떠나갈지 모르는 발을 함께 달고서 

그렇게라도 걷고 걸어서 

나 서른이 되면 

그것들의 하나됨을 이해하게 될까 

두려움에 대하여 통증에 대하여 

그러나 사랑에 대하여 

무어라 한마디 말할 수 있게 될까. 

생존을 위해 주검을 끌고가는 개미들처럼 

그 주검으로 

어린것들의 살이 오른다는 걸 

나 감사하게 될까, 서른이 되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