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 바람에 일찍부터 빨어 널은 수건이 말라가는 시간이 평화로웠던 적이 있다

 

허세섞인 거친 말 올리며 흥청망청 취하고 싶은 날도 있었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 생의 이편 어디에도 없는 사람들과 자주 마주치는 밤도

그 어느날도 나는 격심하게 불안하지도, 안락하게 편안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자주 눈에 초점이 없어지고 자해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스무살의 나도 서른의 나도 어린 내가 아니었다

 

5년전엔 겁쟁이인 내가 있었고

 

지금이라도 시간을 되돌리자 말한 너는 더 이상의 애틋한 마음이 없었다

 

넘치게 불온했다 이유없이 아픈 왼쪽 손목으로 자주 바닥을 짚었다

 

익숙해지지 않는 통증이지만 견딜만 하지 않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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