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불변하는 것은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이 변해도 과거는 그대로이다."

 

"낯선 것들,

뜻밖의 사건들,

자만과 확신의 어긋남들,

그리고 나만은 예외일 거라는 건방짐들,

 

거기에서 고통은 시작된다.

 

양파의 습관이 아닌,

인생의 습관이라고 해두자.

 

나도,

그대들도,

그 습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다만 적응해야 할 뿐.

 

삶에는 다시 삶이 들어와 한때의 슬픔마저 잊게 만들었고, 예전의 나로 되돌려놓았다. 역시 죽음보다 강한 건 삶이었다. 그래서 삶이란 어쩔 수 없이 계속 돼야 하는 삶에 의해, 혹은 옆사람에 의해 살아가게 돼 있는 튼튼한 구조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참 뻔뻔한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뻔뻔한 일이니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다.

 

 어머니의 부재가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엄마란 늘 후회를 남기는 존재잖아요" 몇살에, 어떤 상황에 엄마를 잃게 되든, 그 부재는 엄창난 것인가 보다.

뻔뻔하게 살아야 됨은 그 부재를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옆에 있었더라도 매일 아침 점심도시락을 손에 쥐어주지 않았겠지만, 나는 여김없이 벚꽃 날리는 때가 오면 당신이 그립다..

그리고 삼시세끼 똑같은 반찬을 먹는거라는 말이 마냥 부럽다.

과년한 딸에게도 쿨하게 "많은 남자들, 더 만나봐" 그렇게 호기롭게 말해줬을 당신이 없는 나는,

그 부재를 양 팔 가득 끌어안고 있다.

살아있는 삶이 더 중한 것이라고, 그래서 나는 흔들려야 한다.

평생 가슴에 잊지 못한 사람 하나 떠올리며 살게 눈에 보일지언정, 마구 흔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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