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당신에게 지키지 못한 약속이 많아."
"무슨 약속?"
"사보이 호텔 스위트룸에 재워주겠다고 했던 약속. 날마다 리젠트 공원을 산책하자던 약속, 그것도 장미가 활짝 피는 계절에."
"바보야, 그런 건 약속이 아니야."
"약속이 아니면?"
"내가 약속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니까 그건 약속이 아닌 거야."
"왜 약속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어?"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잖아. 우리가 함께한다는 게 중요한 거지."
"고마워. 그래도 내가 당신에게 미안한 게 많아. 티파니 앞을 지나칠 때마다 당신에게 선물하고 싶은 반지를 보면서도 그러지 못했고, 당신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옷도······."
"언제부터 그렇게 유치해졌어?"
"처음부터 그랬어."
"나 속았다. 그런 사람인 줄 알았으면 사랑 안했을 텐데. 난 우리가 너무너무 부자여서 그런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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