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외로움에 시달리던 시절의 나는 혼자 길을 걸으며 휴대전화를 꺼내 통화하는 척하면서 혼잣말을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기도 했다

어느 휴일 저녁 다음 날 마실 우유를 사기 위해 동네 슈퍼에 들러 "이거 얼마예요?" 하고 물어보면서, 문득 그 문장이 하루동안 입밖으로 꺼내본 첫 말이라는 걸 깨닫고 섬뜩했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대신 캔맥주를 마시고, 텔레비전에서 외화가 방영되면 성우의 더빙을 따라하며 제 목소리의 안녕을 확인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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