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랬구나. 볼이 토실해 보여서 한창 연애 중인 줄 알았어."
"그런데 왜 정말 몸무게가 줄지 않는 걸까요? 그 남자를 아무리 평가절하 한다고 해도 상당한 무게일 것 같은데. 참 이상해요."
"그만큼 우울이 쌓였겠지."
"몸무게는 결코 줄지도, 늘지도 않을 거야. 인연에는 무게가 없더라. 더 사랑하고 덜 사랑하고...... 그런 것 따위 없더라. 습관 같은 거더라. 사랑해야 하고, 사랑을 시작하면 무겁게 사랑해야 하고, 거기서 끙끙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까 참아야 하고."
"누가 참으라고 한 걸까요."
"그러게. 알면 내가 가서 뺨이라도 한 대 날려줄 텐데."
한 사람을 기쁘게 만들기 위해 다른 한 사람은 어김없이 욕망을 접어야 했을 테고. 그게 온통 슬픔의 근원이라는 것을, 그 중독의 고달픔을 미처 몰랐겠지. 관계의 부작용은 늘 뒤늦게야 나타나는 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