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드시게? 이번에는 전복죽을 드릴까?"
식탐이 느는 건 모든 치매 환자가 공통으로 보이는 현상이었다. 올케가 알면 질겁하겠지만 여자는 용기를 들고 뚜껑을 열었다. 죽은 알맞게 식어 있었다.  
숟가락 가득 담긴 죽을 내밀었을 때 어머니가 휘휘 손을 저었다.
"왜요? 안 드실래요?
치, 그세 맘이 변했어요, 투정하듯 중얼거리며 내려놓는 여자의 팔을 어머니가 잡았다. 어머니는 천천히 여자의 팔을 구부려 숟가락을 여자의 입 쪽으로 향하게 했다. 그러고는 손짓을 하는 거였다. 어여, 너 먹어라, 배고프지, 어여 먹어라, 많이 먹어라……어머니의 입가가 씰룩이고 불분명한 단어들이 새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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