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사이로 은밀한 그늘을 만드는 나무들 사이를 걷는다. 나는 어떤 슬픔에게도 쉽사리 위로를 건네지 않는 이 숲의 무뚝뚝한 나무들이 좋다.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모습 그대로 이 아름다운 숲의 일원이 된 나무들은 늘 무언가에 쫓기고 지쳐 있는 나에게 "굳이 무엇이 될 필요는 없다구" 하고 넌지시 충고한다. 네 모습 그대로, 그저 여기 있기만 하면 된다고 말해준다. 신의 뜻은 종의 다양성이니 같은 곳을 바라볼 필요도, 같은 목소리를 낼 필요도 없다고도 말한다. 모두들 그렇게 서 있으니 너도 여기서 같이, 그저 서 있기만 하면 된다고.
-작가의 말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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