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무서운 거야. 죽음의 순간이란 말이지, 칠흙같이 어둡고 거대한 공간에서 꼭 내 머리만한 돌이 내 면상을 향해 정면으로 날아오는 그런거야. 피할 수 없어... 내 면상이 깨어지는 토마토처럼 터져서 사방으로 튀겠지. 그게 죽음이야. 칠흙같은 암흑, 지푸라기 하나 잡을 데 없는 무한함,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충돌. 그런데도 차라리 그 돌을 맞고 터져버리고 싶을 때가 있어. 사는게 습관이 되는 것처럼 죽는 것도 습관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