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들은 나에게 정도의 차이일 뿐 어차피 마찬가지인 사람들이다. 대개 미덕이라고 생각되는 것들, 더 마음이 끌린다거나 나를 더 생각해 준다거나 도덕적으로 장애가 없다거나 순수하다거나 심지어는 사랑한다거나 하는 것은 모두 다 무의미한 핑계일 뿐이다. 결국 인간은 자기 자신 말고는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섹스에 명분은 필요 없다. 사랑하지 않는 섹스에 죄의식을 느낄 필요도 없다.
#2. 사람들은 남자/여자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먹이와 자신의 정체성을 위해서 일한다. 먹이도 정체성도 부족할 때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결혼이다. 결혼은 나약한 선택이다. 왜냐하면 그것을 가지기 위해서 버려야 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3. 나는 코웃음치면서 일어섰다. 세트 메뉴의 마지막 코스인 커피는 마시지 않을 생각이었다. 식사 코스를 끝까지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나는 언제든지 마음이 내키면 떠나갈 것이다. 애피타이저는 생략할 수도 있고 버터를 두껍게 바른 빵을 맨 마지막에 먹을 수도 있다. 가장 먼저 커피를 마시고 식사 전에 초콜릿을 먹고 야채 샐러드에는 간장 소스를 뿌린다.
겁낼 것이 무엇인가. 나는 연애라는 게임에서 패배하지 않는 방법을 안다. 그것은 '脫戀愛主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