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여전히 복마전이다. 나는 자주 길을 잃거나 발을 헛디딘다.

끝내 닿으리라 찾아 헤매던 그곳의 기억마저 때로 가물가물하다.

어떻게 살아야하나, 꿈결에도 길을 묻곤 한다 모욕을 견디며, 상실을 이기며, '온몸으로 온몸을' 밀어......도대체 어떻게 살라고?

내 안에서 왕왕 울리는 질문들, 내 어깨 너머에서 궁싯거리는 질문들, 내 곁에 나를 닮은 허기진 얼굴들이 꾸역꾸역 토하는 질문들.

제발 나를 건들지 마라, 고 세상을 향해 부르짖고 싶은 나는 웬만한 싸움은 마다하고 더러운 것은 피해가며 산다. 어지간히 타협적으로 비겁하게 변해 버린 셈이다. 하지만 역시 내 맘대로 돌아가는 세상이 아니다. 일상의 곳곳에서 나를 괴롭히고 모욕하는 것들과 맞부딪힐 수밖에 없다.

나는 아직 이 누항의 한가운데 몸을 부려 살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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