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너그럽지 않고, 삶의 반전은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게 우리를 찾아온다. 사랑이 너그럽지 않고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게 우리를 찾아오는 것처럼. 그리하여 우리의 삶은, 또는 우리의 사랑은 파멸을 꿈꿀 만큼 지리멸렬해지거나 감당할 수 없게 전복적이 되어가는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조바심이 난다던, 매일매일을 생의 첫날인 듯 살겠다던, 스무 살의 설렘과 다짐은 낡은 가구처럼 처치 곤란한 감상이 되어 젖은 아궁이 속으로 던져진 뒤인 것이다.

그리고 서른, 스물과 마흔 사이, 미혹과 불혹 사이.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하게 거추장스러운, 이 어정쩡한 서른의 갑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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