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세계사 - 5000년 인류사를 단숨에 파악하는 여섯 번의 공간혁명
미야자키 마사카쓰 지음, 오근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의 저자인 미야자키 마사카쓰의 신간 <공간의 세계사>에요. 올 해 읽은 책 중에 베스트를 꼽으라면 분명 빠지지 않을 책이랍니다. 세계사를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결코 어렵지 않으면서 세계사의 흐름을 이해하게 만드는 책 <공간의 세계사>입니다.



 


문장이 어렵지 않아 그야말로 '세계사 입문서'로 제격인 책인데, <공간의 세계사>한 권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파악한 후 디테일한 책으로 다시 세계사 읽기에 도전하면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책을 읽으면서 세계사도 설민석 강사님과 같은 명강사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는데 조만간 세계사도 명강사님이 등장하지 않을까 기대해보게 된다. 한국사든 세계사든 우리의 삶 속에 곳곳에 녹아 언제 어디서나 꺼집어 내게 되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이왕이면 제대로 알고 또 이왕이면 한국사든 세계사든 재미있고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게 최고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특히 자녀와의 대화에서도 참 많이 오고갈 수 있는 화제거리가 역사이야기이고 상식과 교양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자주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 이 시기는 빙하기였기에 대륙 간 이동도 가능했다. 빙하기에는 해수면이 지금보다 약 130미터나 낮아 아시아아 아메리카는 베링 육교로 불리는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고, 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 역시 여러 개의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다. 걸어서 대륙에서 대륙으로 이동할 수 있었던 것이다.(본문29페이지 중 / 강이 일구어낸 거대한 공간)


 



<공간의 세계사> 저자는 여섯 번의 '공간혁명'으로 세계사를 설명한다.



첫번째 공간혁명 - 강이 일구어낸 거대한 공간

두번째 공간혁명 - 말이 탄생시킨 새로운 땅

세번째 공간혁명 - 하나가 된 유라시아

네번째 공간혁명 - 대항해 시대가 이룩한 세계

다섯번째 공간혁명 - 자본이 집어삼킨 지구

여섯번째 공간혁명 - 지구를 뒤덮은 전자공간



네번째 공간혁명 ' 대항해 시대가 이룩한 세계'편에서 항해 시대를 이끈 포르투갈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데, 인구 100만명 남짓의 작은 나라 포르투갈의 '엔히크' 항해왕자의 등장이 그것이다. 엔히크의 탐험사업은 서수단의 황금과 노예를 포르투갈에 가져다 주었다. 그 배경을 보면 엔히크 항해왕자는 나침반을 활용했고 1년 내내 모로코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을 거슬러 돌아오기 위해 이슬람의 삼각돛을 채택했다. 또한, 역풍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카라벨선을 이용해 아프리카 연안의 해도를 만들어 항로를 기록하며 탐험을 추진했다. 엔히크는 이렇게 완성한 해도를 외부에 절대 누설하지 않으며 아프리카 서안 무역의 독점을 꾀했다. 




자본주의에서의 사탕수수와 노예는 설탕(하얀화물)+흑인노예(검은화물)로 이야기하며, 18세기 대서양 무역의 주요 상품으로 이야기한다는 글을 읽으면서 사실은 소름끼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세계사의 과오는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역사를 통해 배우는 것 또한 많겠으나 반성하고 고쳐나가야 하는 것 역시 우리가 역사를 알아가는 이유겠다는 생각이 든다. 커피, 홍차, 초콜릿이 설탕 소비를 위한 새로운 욕망에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는 사실 <공간의 세계사>에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커피의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이익에 약삭빠른 네덜란드 상인은 발아 가능한 커피 원두를 구매해 자와 섬, 세일론 섬에서 재배를 시작했고, 산지 직송의 값싼 커피 원두로 영국 상인을 압도했다. 경쟁에 패한 영국 동인도회사는 어쩔 수 없이 커피에서 홍차로 상품을 대체했고 청으로부터 대량의 찻잎(홍차)을 구매해 홍차 문화권을 만들어나가게 되었다. (본문 259페이지 중)


설탕과 커피, 홍차, 코코아는 새로운 기호품 문화를 성장시킨 자본주의 경제의 상징이라는 사실이며, 지금까지도 이 기호품들이 그대로 이어져온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자본주의는 설탕 보급에 의해 대서양공간에서 세계로 퍼져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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