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박범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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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는 박범신 작가의 작품을 두 권이나 만날 수 있었던 해였네요. <은교>는 아쉽게도 아직 읽지 못한 소설로 남았지만, 오히려 뒤늦게 나온 작품 <비즈니스>를 먼저 만나게 되었답니다. 사실 <비즈니스>는 박범신 작가님의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 어떤 내용의 소설일지에 대한 궁금증을 뒤로한 채 덜컥 읽기부터 시작한 책이었답니다. 아마 저와 비슷한 성향의 독자들도 알고보면 많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비즈니스>는 읽어봐야지!라고 점 찍어 두었던 소설이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감사하게도 선물로 덥석 받게 된 고마운 책이랍니다. 책 줄거리조차도 전혀 모르고 읽은 작품인지라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속으로 빠져드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답니다. 사실 '비즈니스'라는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는 주인공 설정을 접하면서 제목과는 의외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고, 결코 희망적인 '비즈니스'가 아님을 독자의 시선에서 충분히 감지할 수 있기에 이들을 지켜보는 마음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소설이기도 하였답니다.

[비즈니스]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랑, 비즈니스라는 단순한 설정의 배경에서 벗어나, 울타리 밖에는 '신시가지'와 '구시가지'가 등장하고 '탁월한 비즈니스맨'인 ㅁ시의 시장 등의 인물을 내세워 충분히 부익빈을 암시하는 경제개발적 요소를 함께 지니고 있는 이 시대의 사회중심적인 내용이 함께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속에서 얽혀지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사회문제와도 윤리적 문제와도 맞닥드려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말로만 듣던 자녀 사교육비를 위해 매춘을 마다않는 주인공, 돈을 쫓아 결혼한 여인이 겪게 될 마흔살의 운명도 소설다운 이야기로 찾아옵니다. 일명 '타잔'으로 등장하는 '옐로'의 인생사 또한 우여곡절 뿐입니다. 이 땅에서 평범했던 이들의 운명이 다사다난함에는 분명 잘못 끼워진 사회문제가 자연스레 업로드 되어질 수 밖에 없어 더욱 안타까운 이야기였습니다.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라는 확연한 구분은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는데 충분한 힌트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외고, 서울대로 이어지는 일반적인 단계, 그 너머의 또 다른 특수한 곳에 존재했다. 아이를 위해 외국에 저택을 마련한 부모도 있었고, 특별 과외를 시키는 부모도 있었다. 유학 간 아이들이 특별히 받는 과외는 주로 승마나 골프 같은 과목이었다. 그런 아이들은 자신이 '성골'이라고 믿었고, '귀족'으로 성장했다. 귀족으로 성장해 돌아오면, 부모들이 가진 재산이나 기업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죽어라 공부해 외고, 서울대를 나온 가난한 집 수재들이 그들의 고용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엄밀히 말해 정우처럼 가진 것 없는 집 아이들은 그들 귀족의 명을 받고 그들의 재산을 더 불리는 전사로 키워지고 있는 셈이었다....가난한 집의 아이들은 귀족의 전사가 되는 길을 쫓아갈 수밖에 없었다. (본문 129페이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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