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의례 명절이면 TV에서 볼 수 있었던 '서커스 공연'이 언제부터인가 찾아보기 힘든 추억의 '서커스'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서커스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읽다보니 '서커스'라는 아련한 향수에 젖게 되었던 그림책이었답니다. 서커스에서 공연하는 이들을 우리는 '곡예사'라고 부르지요. 불과 이십여 년 전까지만해도 '서커스'는 전국 방방곡곡 장터와 극장을 돌아다니며 그야말로 전국 순회공연을 다녔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서커스'라는 단어 조차 아련한 향수로 느껴질 만큼 참 많은 변화가 일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렇게 [서커스 이야기]를 읽는 동안 저는 아련한 향수를, 아이는 그저 신기한 시선으로 함께 하였습니다. [서커스 이야기]에 등장하는 '동춘 서커스'는 대한민국 최초의 서커스단으로 1925년 박동춘에 의해 시작 되었다고 합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사진은 그림을 담당한 국수용님이 1993년부터 2007년까지 동춘서커스 곡예사의 삶을 간추린 것입니다. 예전 서커스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공터에 긴 막대기들을 하늘 높이 세우고 천막을 이용하여 손수 공연장을 만드는 노력이 있었답니다. 그렇게 천막집은 공연장이 되기도 하고 서커스단원 가족들의 쉼터이자 살아가는 공간이 되어 줄 소중한 공간이었답니다. 요즘은 연극을 비롯한 다양한 공연은 공연장을 대관하여 손쉬운 공연이 가능한 점을 생각한다면 [서커스 이야기]를 통해 바라본 서커스 이야기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답니다. 한때 전국의 장터와 극장에서 아이와 어른들 모두의 가슴을 뛰게 했던 우리의 서커스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하는 국수용님의 말씀처럼 저 또한 이제는 우리의 옛날 이야기로 치부되어 버리지는 않을까 많이 아쉽고 안타까움이 마음이 느껴집니다. [서커스 이야기]는 낯설지만 피에로 모습에선 신나하는 아이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러고보니 '피노키오' 이야기에서도 학교에 가지 않고 인형극을 보러간 피노키오를 만날 수 있답니다. 천막의 모습이며, 피에로 분장을 한 악단의 모습이 [서커스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습과 닮은 점이 많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서커스 이야기]와 함께 [피노키오] 이야기도 들려주는 것은 어떨까요? [서커스 이야기]를 읽으면서 잊혀져가는 우리 문화가 다시금 활기를 찾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소중한 함을 잊은 채 문득 뒤돌아보니 잊혀져 갈 것 만 같아 사진으로 담기시작했다는 국수용님의 말씀이 그래서 더욱 애잔하게 느껴진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