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오페아 공주 - 現 SBS <두시탈출 컬투쇼> 이재익 PD가 선사하는 새콤달콤한 이야기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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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편의 단편소설이 엮여진 [카시오페아 공주]를 읽으면서 이재익이라는 작가에 대해 강한 인상을 받게 되었다. 다섯 편의 이야기가 서울이라는 도심지를 배경으로 그려진 공통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각기 다른 장르와 각기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 단편이야기들이다. 다섯 편 이야기 속에는 환타지도 있고, 멜로, 호러, 미스터리, 로맨스가 결합되어 장르를 아우르고 있다. 때로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들과 반전으로 긴장하게 만드는가 하면, 때로는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사랑이 순수성을 비추기도 한다. 

특히, ’카시오페아 공주’ 이야기는 단순한 외계인과의 로맨스를 다룬 이야기 차원을 넘어 줄거리의 탄탄함과 함께 반전이 있는 소설이라 재미있게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두번째 이야기 ’섬집 아기’ 역시 마치 비극이 있는 반전으로 마치 단편드라마가 머릿속으로 살아움직이는 듯한 리얼함이 느껴진다. ’레몬’은 앞 두 이야기를 읽다 만나면 살짝 생뚱맞게 진지한 내용으로 다가오지만, 나름대로의 젊은이들의 자신의 성찰이나 아픔을 치유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현실과 자신의 이상에서 저울질하는 청년의 고뇌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좋은 사람’은 읽으면서도 미래의 일들에 대한 예기치 못한 잔인함에 정말 충격적이었던 소설이다. ’중독자의 키스’를 읽으면서 10여년이라 시간을 사랑과 우정사이로 헤매기만 했던 이들의 관계가 비로소 사랑으로 발전할 때 그 사랑이 끝나버린 허무함에 안타까움이 더해지는 이야기였다. 한 남자의 감동어린 순애보적인 사랑을 잠시나마 나 또한 순수함으로 지켜볼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하였다. 

우린 타인을 속이는 것보다 더 자주 우리 자신을 속인다. 때론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자신을 기만하고, 때론 변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을 속인다. 오랜 세월 동안 반복되는 거짓말은 세뇌를 가능하게 만든다. 세뇌는 비열함을 현명함으로 믿도록 만들기도 하고, 필름 속의 영상을 현실 세계로 믿게도 만들고, 사랑의 감정을 우정으로 바꿔놓기도 한다. 돌이키기엔 이미 늦어버릴 때쯤, 세뇌가 풀리면 후회와 아쉬움이 남는다. (본문 304페이지 - ’중독자의 키스’ 중)

소설에 대한 어떠한 기대를 가지기보다 그냥  보여지는 그대로 읽었고, 마음이 가는 대로 느꼈다. 그 배경엔 작가에 대한 특별한 기대감없이 읽어내려갈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재익 작가의 작품은 처음 접하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었지 싶다. 나에게 [카시오페아 공주]는 소설가에서 라디오 PD, 시나리오 작가까지 종횡무진함을 누릴 수 있는 이재익 작가의 끼와 열정에 놀라움을 느끼며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을 안겨다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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