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고집쟁이들 - 고집스런 사람들의 멋진 인생 이야기
박종인 글.사진 / 나무생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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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빼고 다 있는 사람이 말한다. "나 같은 사람 많이 만나봤을 거 아니여, 짐작컨대, 다들 못살지? 그냥 자기가 좋아서 자기 일 하고 살지?"라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돈을 많이 버는 일이 항상 같을 수는 없다. 나는 물질만능주의에 너무 쉽게 타협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을 만났다. [행복한 고집쟁이들]... 제목이 무척 와닿는다. 행복한 삶을 위한 고집이라면 무조건 축하할 일이어야 할텐데 마음 한 켠에는 무조건 축하하기는  힘들었다. 자신은 좋아서 하는 일이니 자기 행복감은 높을 지 몰라도 가정경제에 대한 책임감에서는 충분조건은 커녕 기본조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들이 다수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고집스러움에 관한 이야기는 사연 하나 하나들이 나를 감동케 한다. 신체장애를 극복하며 행복한 고집쟁이로 살아가는 이들도, 두려움없이 생각한대로 거침없이 미쳐서 행복한 이들도, 역사와 전통을 잇기 위한 장인 정신으로 살아가는 이들도, 돈을 쫓기보다 나눔을 실천하고 자연을 생각할 줄 아는 이들도, 고독하리만치 꿋꿋이 명장의 외길을 지켜나가는 이들 사연 모두 어느것 하나 감동적이지 않은 내용이 없다. 

"전통이란 그런 것이다. 옛것을 흉내 낸다고 전통이 아니다. 그러면 우리는 빗살무늬토기를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전통이란 계승함과 동시에 발전시켜야 하는 가치이다." - p179(나는 조선의 옻칠장이 전용복)

21세기에 옛 방식 그대로 음양지를 만드는 세상에 몇 안되는 사람.- 100년을 잇는 한지 장인 장용훈 (p.186)
음양지는 얇은 두 종이의 아래 위를 엇갈리게 덧대어 만드는 종이로, 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바로 이 종이에 인쇄됐었으며, 무려 천 년이 넘는 세월을 견디는 종이가 바로 음양지이다. 

[행복한 고집쟁이들]에서 만난 이들에게는 순수한 영혼이 느껴진다. 책 속의 주인공들을 만나다보면 마치 속세를 벗어나 자유로움을 느끼는 듯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공수레공수거'란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물질에 대한 욕심보다 마음의 행복에 추의 무게를 더하는 아날로그와 같은 편안함을 선물받은 시간이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너에게 묻는다>(안도현) 중에서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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