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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사는 게 즐겁냐? ㅣ 바우솔 그림책 2
김남길 지음, 김별 그림 / 바우솔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얘들아, 사는게 즐겁냐?]를 읽는 순간 흔히 이야기하는 ’집 나가면 고생이다’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저 또한 자녀를 키우면서 저 녀석이 편하게만 지내고 아직 고생을 안해봐서 세상을 모른다는 식의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밥을 굶는다던가 육체적으로 고생을 해보지 않은 아이는 자신이 현재 얼마나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하는지 가늠하지 못함을 느끼게 됩니다. 생활환경에서도 저의 어린시절과 비교해 볼 때도 정말 좋은 환경에서 자람은 분명하게 차이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인지 [얘들아, 사는게 즐겁냐?]의 투덜이박쥐는 우리집 큰 아이를 연상케 하였답니다.
집에서만 있기 갑갑하다고 외출하자고 조르던 아이들도 막상 밖의 춥거나 무더운 날씨와 맞닥뜨리면 금새 집을 그리워하듯 투덜이박쥐 역시 자신의 동굴집을 답답하고 갑갑한 곳으로 여긴답니다. 특히, 수많은 박쥐들 틈에서 텔레비젼의 원하는 채널도 마음대로 못보고 화장실에 갈 때 조차도 길게 널어선 줄에서 오래도록 기다려야 하는 일상의 일들에서 투덜이박쥐는 모든 것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답니다. 그리고는 동굴에서의 짜증스런 공동생활에서 벗어나 바깥세상으로 떠나게 되지요. 한번쯤은 왜 규칙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반문을 하거나, 혹은 투덜이박쥐처럼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팠을 아이들에게 투덜이 박쥐의 모습은 그야말로 용기있게 보일 수 도 있겠네요.
드디어 바깥세상에 홀로 나온 투덜이박쥐는 마냥 행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해집니다. 이렇게 [얘들아, 사는게 즐겁냐?]는 투덜이박쥐를 통해 세상에서 어울리며 살아간다는 것,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 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투덜이박쥐는 바깥세상 생활이 몇 달이 지나면서 사는게 재미가 없고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리운 동굴로 다시 돌아가기로 합니다.
[얘들아 사는게 즐겁냐?]의 배경은 표지부터 책 속 배경까지 모두 까맣답니다. 밤에 활동하는 박쥐의 특성을 잘 그려내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투덜이박쥐를 통해 이 세상은 혼자서만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삶, 어울려 사는 삶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투덜이박쥐의 동굴생활은 아이들에게는 가족이라는 울타리와 유치원이라는 공동생활이로 비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투덜이박쥐처럼 구성원들과 마음이 맞지 않을 때도 있기 마련이지만 즐겁게 사는 것 또한 구성원과 함께여서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