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 청년 김원영의 과감한 사랑과 합당한 분노에 관하여
김원영 지음 / 푸른숲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는 장애인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조심스럽게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장애인의 반대말은 비장애인이라고 한다. 요즘처럼 과학이 발달하고 문명이 발달한 시대에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은 참으로 크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그건 아마다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이들이 비장애인이며, 장애인들에게 그 만큼 귀를 기울이지 않은 탓일 것이다. 

골형성부전증이라는 장애를 안고 살아가가는 김원영 저자 역시 흔히 이야기하는 장애인다. 저자 역시 장애인을 위한 시설쯤은 아예 관심밖이던 한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나온다. 사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1982년생인 저자가 고등학교 입학 할 나이라면 1990년대 후반일 터인데 그 때까지도 장애인을 위한 배려나 관심이나 사회적 시설이 부족함에 부끄러움이 앞섰다. 

장애인을 위한 특별법에 무관심 하였던 것은 비단 나 뿐일까? 본문 내용에 따르면 2004년 12월 29일 ’교통 약자의 이동 편의 증진법’이 제정되는 성과를 냈다고 말한다. 이어서 이 법에 따라 지금 전국 곳곳에 휠체어나 유모차 또는 노인들의 탑승이 용이한 ’지상 버스’가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지하철에서도 쉽사리 찾을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사실은 장애인들을 위한 이 법을 계기로 우리는 더 편리한 생활을 누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어린 아이를 데리고 외출을 하다보면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만날 때마다 구세주와 같은 편의시설이라는 사실을 실감하며 이용하게 되는 시민 중의 한 사람이다.

위인이야기에서도 ’장애를 극복한 사람’이라는 주제로 다룬 위인들을 여럿 접하게 된다. 스티븐 호킹이나 헬렌켈러, 오토다케 히로타다, 전제덕이 바로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책을 통해 만난 김원영 저자 또한 스스로 모욕을 쿨하게 견디기, 과감하게 도전하기, 주눅들지 않는 용기를 가지자 다짐하며 ’슈퍼 장애인’으로 거듭난다. 장애인으로 장애인단체의 도움이 있긴 하였지만, 결코 가능할 것 같지 않았던 일반 고등학교 입학이며 서울대학교 졸업장이며, 서울대학교 로스쿨까지의 그의 스펙은 장애인으로 일구어낸 결과이기에 더욱 더 대단하다. 또한 장애인권연대사업팀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모든 장애인들을 위해 앞장서서 노력하는 그는 진정한 ’슈퍼 장애인’이다.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는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의 저자는 시골의 트럭운전수의 아버지, 평범한 가정주부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강원도 시골마을에서 자란다. 그런 그는 골형성부전증으로 태어나 열다섯살이 될 때까지, 스무번 이상 골절상을 입고 10여차례 수술을 받으며 학교 한 번 다니지 못했다. 그 후 검정고시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특수학교에서 중학교 과정을 졸업하고, 일반 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서울대 로스쿨(대학원) 재학하기까지의 과정은 그의 인생의 전체 이야기이다. 그의 인생에는 절망과 비관,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삶도 있고, 희망과 용기, 당당함, 뜨거움의 긍정적 삶도 있다. 앞으로 그의 삶은 더욱 더 긍정적이길 바란다.

p.144 한 쪽에선 <순수이성비판>이나 법전을 들고 서 있는 대학원 동료들과 판사들, 다른 쪽으로는 아무런 교육도 받지 못하고 외출조차 하지 못하는 장애인 친구들을 바라본다... 한 쪽에는 건강하고 열정적이며 좋은 직업과 매력적인 연인을 가진 내 친구들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간신히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아무 곳에도 갈 수 없어 집을 지키는 나의 또 다른 친구들이 있다.’

p.225 ’저에게는 판사 친구부터 장애인 시설에서 생활하는 친구까지 다양한 친구들이 있고, 저는 그만큼 여러 세계에 걸쳐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의 여러 모습을 공정하고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이 있습니다.’

저자는 장애인인 반면 흔히 우리나라의 최고 명문대면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이런 저자 주변에는 극과 극의 두 세계가 함께함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위의 내용에서 저자가 느낄 정체성의 고통이 얼마나 클까?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p.154 ’두 세계 사이에 강력한 ’선’을 긋는다. 이 선은 어린 시절 우리에게 매우 강렬하고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친절하게 웃음으 흘리며 봉사활동을 오던 기업과 길에서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던 이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어느 순간 진한 펜을 들고 내 앞에 선 하나를 분명하게 긋는다. 학교는 받아주지 않는다. 직장은 면접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장애인 관련 기관이 설치된다고 하면 엄청난 반대가 지역 전체에 휘몰아친다..

장애인을 대하는 사회와 사람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잘 설명하고 있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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