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안 자를 거야!]는 그림의 표정과 글씨체와 내용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너무나도 재미있는 책이네요. 책 속의 도미니크는 머리 자르기를 무서워하는 아이랍니다. 그래서 머리카락이 어떤 데는 길고 어떤 데는 삐죽삐죽하고, 또 어떤 데는 고불고불 말려 있고, 어떤 데는 빳빳하게 서있어도 절대로 머리를 안 자른다고 하네요. 그런 상황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또 글씨로도 한 번 표현해 주네요.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핵심이 그대로 전해져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랍니다. 사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위의 상황처럼 아이가 막무가내로 싫다고 떼를 쓰는 경우가 있게 마련입니다. 다행히 딸 아이는 앞머리를 자르거나 미용실에 갈 때에도 얌전한 편이어서 이 책을 보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반대로 외출할 때 예쁘게 머리라도 묶어줄라치면 이리저리 도망치기 일쑤랍니다. 마음 같아선 예쁘게 꾸며서 외출하고 싶지만 그런 것 따윈 포기할 때도 많지요. 어떻게 보면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대로 위안을 얻는 심정도 있었답니다. 도미니크 엄마의 지친 표정이 꼭 나와 닮은 모습 같기도 해서 엄마의 표정에서 저도 감정이입이 되는 것 같네요. 어쨌든 재미있고 유쾌한 책입니다. 도미니크는 엄마의 품에서 "오늘은 머리 안자를 거야!"라고 이야기하네요. 오늘은... 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창작동화 답게 그럼 내일, 아님 다음날 이라는 희망의 메세지가 전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