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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날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12
플뢰르 이애기 지음, 김은정 옮김 / 민음사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을 보고 무척이나 아름답고 설레이는 이야기가 아닐까 기대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예상이 제대로 빗나가 버렸습니다. [아름다운 나날]은 마치 반어법을 구사하듯 그 반대의 어둠의 분위기가 더 짙게 깔린 책이네요. 그러고 보면 어떤 추억이든 생각의 관점에 따라선 아픈 추억도 슬픈 추억도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책의 분위기 만큼이나 내용도 무미건조한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예전에 프랑스 영화를 보면 너무도 나른하게 느껴졌던 그런 기분이라고 할까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쉽고 술술 읽히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솔직히 책을 읽는데 벅찬 순간도 여러번이었네요. 아마도 작가의 매력이라고 말하는 문장의 표현들이 저에겐 어렵게 느껴졌던 것 같네요.
[아름다운 나날]은 읽으면서도 소설이 아니라 마치 플뢰르 이애기의 유년시절을 수필화 한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작가의 소개글과 책 속의 주인공의 배경이 참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기숙사에서 제한된 생활을 하면서 들려주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프롤레테르카 호]는 아버지와 주인공의 14일간 배로 떠나는 여행이 주 배경이랍니다. 사실 이 내용 또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함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녀지간에 떠나는 여행 하나만으로도 부럽습니다.
평소 유럽소설은 잘 접하지 못했기에 관심이 많이 갔던 책이었답니다. 특히, 이 책의 플뢰르 이애기 작가의 작품도 처음 접했네요. [아름다운 나날] 책에는 [아름다운 나날]과 [프롤레테르카 호]라는 두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답니다. [아름다운 나날] 이탈리아의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인 바구타 상과 유럽 보카치오 상을 수상하였으며, [프롤레테르카 호]는 바일라테 알데리고 살라 상, 비아레조 상 등을 수상했으며, 특히 수전 손택이 심사하고 <타임>이 뽑은 2003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고 하네요.
사실 이렇게 좋은 작품인데 비해 나 스스로는 많은 감동을 받지 못해서 무척 아쉽습니다. 어떤 면에서 내용을 이해가 부족했나 의구심이 지워지지가 않네요. 그래서 언젠가 다시 한 번 꼭 도전해 보고 싶은 책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