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
주경철 지음 / 사계절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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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는 제목에서 이미 책의 내용을 충분히 짐작하게 한다. 문학 작품을 통해서 알게 되는 역사 이야기도 재미있고, 역사적 배경으로 함께하는 문학적 접근은 그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문학 작품을 통해 배경이 되는 역사이야기를 듣고, 반대로 역사적 배경의 이해는 문학 작품의 깊이를 더 해주는 멋진 책을 만났다. 

아주 오래전 그리스의 이솝이야기부터 동시대를 살아가는 중국의 문학인 위화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문학인들의 작품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그중에는 이제껏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작품도 다수이고, 흔히 알고 있는 작품도 다수이다. 처음 접하는 작품들은 역사적 배경과 함께 소개된 책 내용이 잘 어우러져 작품을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고, 기존에 알고 있던 작품은 역사적 배경이 곁들여짐으로 인해 기존의 책 내용에서 보다 더 넓은 시야로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학창시절 배워왔던 교과서에 실린 수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역사적 배경을 밑거름으로 하고 있는 작품들이 많았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광복의 염원이 담겨진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이 대표적이며, '님'을 '조국'으로 대입하기 위해서는 '일제강점기'란 역사적 배경의 이해를 통해 '님의 침묵'을 새로운 시각으로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이치와도 같음이다. 학창시절 열심히도 배웠던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누구나가 되짚어보면 [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에 대한 전체적인 책의 이해가 쉬울 것이라 생각한다. 

광범위하고도 다양한 세계를 세세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는 [데카메론]이 탄생한 배경이야기는 책의 내용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1348년 피렌체에 들이닥친 흑사병을 피해 교외의 빌라에서 생활하게 된 양갓집 젊은이 일곱 명의 여성과 세 명의 남성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하루에 한 명씩 돌아가며 열흘 동안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데카메론'을 통해 100가지 이야기가 전해지게 된 것이다. 인문학적 교양이 넘쳐나는 활달한 청춘남녀 열 명의 이야기는 그 시대 여성들의 비중이 매우 높고 또 여성의 지위가 놀라울 정도로 개선되어서 때로는 기존 법률과 도덕에 대해 과감한 개혁을 요구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뿐만아니라, 이솝이 노예 신분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처참하게 살해당했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알게 되었으며, 그리스의 3대 비극에 관한 이야기,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작품 '주신구라'는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쓰여진 이야기라는 사실, [푸른수염], [하얀 새]와 같이 시대에 따라 같은 이야기가 다르게 전해지게 된 배경이야기, [보물섬]은 단순히 모험이야기가 아닌 제국주의 시대의 성장소설임을 역사적 배경과 논리적 근거로 설명하며, [타잔]은 문학적 수준은 기대 이하이지만 어떤 핵심요소들의 절묘한 조화로 폭발적 인기를 누리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와 흑인 인종을 낮추고 백인 남성의 우월성을 정당화하는 잘못된 점은 따끔하게 꼬집는 등의 내용이 함께 한다.

[목차]
[이솝 우화집], [아가멤논], [오레스테이아] 3부작, [트리스탄과 이즈], 단테의 [신곡] 중 [연옥편],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선원 신드바드와 짐꾼 신드바드], [주신구라], [푸른수염]과 [하얀 새], 푸시킨의 [대위의 딸], 스탈 부인의 [코린나],  로버트 스티븐슨의 [보물섬],  쥘 베른의 [해저 2만리],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의 불복종], [월든],  알퐁스 도데의 단편집,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타잔],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로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브레히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 위화의 [허삼관매혈기] 

[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는 모두 23개 각각의 작품들이 나누어 목차가 구성되어 있으며, 매 작품마다 문학과 역사의 교차 읽기를 시도하여 그동안 맛보지 못했던 신선한 재미와 문학적, 역사적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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