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셀러브리티
정수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1월
평점 :
<셀러브리티>를 이해하려면 우선 줄거리 소개가 필요할 것 같다. 핑크빛 로맨스와 알콩달콩한 이야기로 여심을 사로잡는 정수현식 사랑이야기가 ’압구정 다이어리’, ’블링블링’에 이어 책으로 출간되었다. ’셀러브리티’는 현대판 공주를 꿈꾸는 주인공 백이현의 좌충우돌 사랑,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공주’가 되는 것이 현실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꿈임을 깨닫는 순간, 그녀는 셀러브리티가 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그녀의 현실은, 그저 그런 가십 잡지의 에디터이며 일 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는 하루아침에 커밍아웃을 선언한다. 그녀는 진정한 사랑과 삶의 행복을 찾게 될지 수 있을지? 정수현식 말랑말랑한 사랑이야기를 들어보자. 어느 날, 일본과 할리우드까지 한류 스타로 널리 알려진 스캔들 메이커 ‘유상현’과 우연히 만나게 된다. 평범한 만남이 아닌, 갑작스러운 사고로 만나게 된 두 사람. 물론 이 사고는 순전히 이현의 계산(말도 안 되는)에 의해 만들어진 사고였다. 이렇게 이뤄진 유상현과의 만남은 그의 조카인 ‘환’과 이어지게 되고, 환은 이현을 통해 유상현에게 복수를 하겠다며 그녀에게 솔깃한 제안을 한다. 이현은 이런 환의 도움을 이용해 상현의 가십을 캐내기 위해 그에게 접근하게 되고, 환과 상현 사이에서 어설픈 줄다리기를 하다가 본의 아니게 셀러브리티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과연 그녀는 화려한 듯하면서도 어두운 셀러브리티들의 세계에서 자신의 꿈과 사랑을 모두 이룰 수 있을까?(줄거리 소개)
참으로 오랜만에 로맨틱소설을 읽었다. <셀러브리티>는 책을 읽는 내내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 책이었다. 어찌보면 뻔히 예상되는 스토리인데도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8살 연하이면서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19세 환과의 키스신에선 정말 어깨가 으쓱해짐과 동시에 짜릿함을 느끼기도 하고, 그러면서 잘난 배우 유상현과의 키스신에선 셀러브리티를 현실로 이루는 그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대단한 로맨틱 주인공 백이현을 만났다. 주인공 이현은 그다지 예쁘지도 매력이 넘치지도 그렇다고 대단한 재력을 과시하는 것도 아닌 그저 평범하기 짝이 없는 그런 그녀에게 꿈 같은 셀러브리티의 현실이 찾아온다.
어찌보면 상당히 유치한 내용인데도 계속 읽고 싶어지고, 내가 예상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쉴 틈없이 계속 책장을 넘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소설은 소설일 뿐이긴 하지만 왠지 모를 사실감이 느껴질 때가 많았다. 21세기의 공주는 셀러브리티라는 말도 공감이 가고, 나도 모르게 유상현이랑 백이현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유상현이란 존재가 처음엔 완전 싸가지로 비치다가 어느 순간 그의 진심을 함께하는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연민도 아닌 호감도 아닌 것이 연애와 사랑으로 발전하는 그런 뻔한 스토리에 희희낙락하는 나도 참 바보 같으면서도 그래도 베스트셀러라니 나만 이렇게 느끼는 것은 아닌 것 같아 다행스럽게 느끼기도 하는 둥 머릿속은 정말 엉망진창이다.
한편으론 21세기 우리가 우상처럼 생각하는 셀러브리티의 주인공들은 알고보면 꼭 행복하지만은 않은 내면을 들여다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잘난 공인의 인생 이면을 들여다보며 그들을 똑같은 인간으로서 바라보기도 한다. 그래서 더욱 공감 할 수 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인 것 같다. 게다가 여느 드라마처럼 로맨틱한 키스신도 등장하니 짜릿한 느낌도 함께 하면서 말이다.
표지조차도 로맨틱 그 자체인 <셀러브리티>는 정말 예쁜 책이었다. 책 속에도 너무도 예쁜 삽화가 자주 등장하여 눈을 즐겁게 해주기도 한다. 소설 속에 해피엔드, 새드엔드, 베드엔드라는 표현이 나온다. 자신의 인생의 어느 부분을 마지막으로 엔드로 잡느냐에 따라 해피엔드가 될 수도 있고 혹은 새드엔드, 베드엔드가 될 수 도 있다고 말하는데 정말 멋진 표현이었다. 내가 슬펐던 기억을 떠올리면 그건 새드엔드로 끝나게 될 것이고, 내가 기쁘다고 생각하며 기쁜 장면으로 마감하면 자신의 인생은 해피엔드인 것이다. 결국 자신의 인생의 엔드는 자신이 결정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셀러브리티> 드라마 같은 로맨틱 소설을 통해서도 나 스스로에게 많은 걸 발견하는 시간이 됨이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온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