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쪽지

남겨진 쪽지 - 여섯 살 소녀 엘레나가 남기고 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
키스 & 브룩 데저리크 지음, 나선숙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11월

<남겨진 쪽지>의 주인공 6살 엘레나는 표지의 사진 그대로 너무도 예쁘고 천사같은 여자아이입니다. 책소개를 통해 알게된 엘레나의 가슴아픈 사연과 어여쁜 모습이 만감을 교차시키며 가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남겨진 쪽지>에서는 뇌종양으로 진단받은 후 9개월간 투병생활을 하다 끝내 하늘나라로 떠나는  엘레나의 이야기가 날짜 순으로 부모님의 일기를 통해 공개됩니다. 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는 매스컴을 통한 간간히 접한 적이 있지만 <남겨진 쪽지>와 같이 한 아이가 뇌종양으로 진단받고 생을 마감하는 과정을 소상히 함께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9개월간의 엘레나의 투병생활을 지켜보는 저로서는 정말 가슴아프고 뇌종양이라는 병이 이렇게 무서운 병이라는 사실을 처음 깨닫게 되었습니다.

뇌종양에 의해서 얼굴이 점점 붓게 된다는 사실 조차도 저는 엘레나를 통해 처음으로 알게되었습니다. 오른손과 다리의 마비, 왼쪽시력 상실, 혀와 입근육의 마비 등의 이야기를 접할 때도 각오를 하고 접해서인지 최대한 무덤덤하게 넘길수 있었는데 막상 엘레나의 퉁퉁부은 얼굴의 사진을 실제로 보니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또한, 엘레나가 집안 구석 구석에 수 많은 쪽지를 숨겨두었다는 사실이 더욱 눈물짓게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특히, <남겨진 쪽지>를 읽으면서 행복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족 중 누구라도 아프게되면 그제서야 가족의 건강함에 뒤늦게 감사함을  느끼게 되기도 하고, 아이들의 부족함에 실망을 하다가도 매스컴을 통해 전해오는 어린이들의 희귀암 소식이나 불의의 소식을 접하게 되면 또 다시 아이의 건강함 하나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 저를 발견하게 되더군요. 지금의 모습들이 모두 행복인데도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아서인지 의식하지 못하고 더 좋은 행복을 찾아나서는 욕심을 부리게 되는 것 같아 다시한 번 반성하게 됩니다.

<남겨진 쪽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매년 가족사진을 찍자!하면서도 내년에 하지!라며 미루게 되었고 시한부인생을 선고받은 엘레나를 통해서 내년을 기약할 수 없음을, 그래서 올해는 기어코 가족사진을 찍는 이야기였습니다. 뭐라고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엘레나의 부모님과 똑같은 생각을 하며 살아온 저를 발견하면서 그 마음이 그대로 저에게 전해져 왔습니다. 다른 어떤 것들은 모두 상상해 보았지만, 엘레나를 먼저 떠나보내는 것 만큼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던 말 또한 저를 100% 공감하게 만든 이야기였습니다. 

엘레나를 보면서 엘레나와 그 가족들에게 가슴 아픔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나의 두 자녀가 건강하게 자라준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너무도 짧은 인생을 살다간 엘레나이지만, 9개월 동안 하루 하루를 어느 누구보다 의미있고,  어느 가정보다도 서로 사랑할 수 있었음에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엘레나는 비록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고 떠났지만, 천사같은 엘레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힘이 모여지고 따뜻한 마음이 함께하여 엘레나의 이름은 새롭게 태어났다고 생각합니다. The Cure Stasts Now라는 조직의 그 시작을 알려줍니다. 지금도 엘레나와 같은 많은 어린이들이 희망적인 치료법을 기다리고 있고, 또 꼭 치료가 되길 바랍니다. 그 시작에 엘레나가 조그맣게 나마 불빛이 되어주었다는 생각이 들어 마지막 만큼은 훈훈하게 마무리 할 수 있어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