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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
야마구치 마사야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은 제목만큼이나 독특한 소설이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때도 무려 670페이지에 달하는 두께의 추리소설. 왠만한 소설 2권 분량을 소화하는 책이었다. 묵직하게 쥐어진 책은 그 내용만큼도 그러하였다. 죽은 시체가 다시 살아서 돌아다니는 내용자체가 어찌 평범하다 할 수 있겠는가?
추리소설이라고 하지만, 죽음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도 많이 다루고 있다. 뿐만아니라, 사람들의 다양한 인생관, 예술에 관한 토론도 이어지기에 비록 장르는 추리소설이며 살인에 관한 이야기들도 나오지만, 그 장르는 광범위하게 아우른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장의업을 하는 집안이 배경이 되어 장의업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실려있어 새로운 경험을 안겨다 준 책이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면, 그린이라는 젊은 청년은 주인공이자 살아있는 시체로 돌아다닌다. 그냥 책을 쭉 읽어나가고 있는데 스마일리 친할아버지가 건네준 초콜릿을 먹고는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잠시 후 그린은 시체에서 살아있는 시체로 변한다. 자기 방에서 아무도 모르게 일어난 일이라 딱 한 명을 제외하고는 자신이 살아있는 시체인지는 아무도 모른체 생활하게 된다. 장면 속 허스 박사와 그린의 죽음에 관한 대화에서는 죽음의 기준에 대한 철학적이면서도 진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린이 생각지도 못하게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하듯, 다른 등장인물들 역시 비연속적으로 살인이 이루어지는가 하면 시체의 부활을 이들에게서도 확인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린은 자신의 죽음을 감추며 자신이 죽음에 이르게 된 연유를 파헤쳐간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어느새 이야기는 꼬여 있기 일쑤이다. 그래서 더욱 흥미진진한 책이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마구 벌어지는 이야기. 슬픔이나 공포를 예감하기도 전에 느닷없이 찾아와버려 뒤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이란!!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은 나에게 틀림없이 새로운 느낌을 안겨다 준 책이었다. 아래의 문구는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 책 표지에 있는 글이다. 이 문구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었기에 읽는데 주저함이 없었고, 또한 읽는 내내 지적쾌감을 안겨다 준 책이다.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빛나는 본격 추리소설의 걸작
1998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선정, 과거 10년간 최고의 추리소설 1위!
2008년 다카라지마 선정, ’과거 20년간 가장 재미있는 추리소설’ 2위!